이건희 회장 '데자뷰'...3세 체제 공식 재편 빨라지나
"급변하는 글로벌 경영 환경..끊임없이 혁신해야"

정몽구 현대차 그룹 회장

장면 1.

이건희 회장은 지난 10일 오후 10시 55분쯤 서울 한남동 자택 인근 순천향대학병원 응급실에 이동했다. 응급실 도착 직후 심장마비 증상이 나타난 이건희 회장은 심폐소생술(CPR)을 받은 뒤 오늘(11일) 0시 15분 삼성서울병원으로 옮겨져 심장시술(스텐트 삽입술)을 받고 입원 중이다.

병원 측에 따르면 입원 중인 이건희 회장은 현재 안정을 되찾았으며, 특별한 이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삼성서울병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초기 조치를 적절하고 신속하게 잘 했기 때문에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현재 이건희 회장은 회복 중이며 심장기능이 크게 호전돼 이의 유지를 위한 보존적 치료 (약물 및 수액치료)를 하는 중이다.

삼성 측은 "이건희 회장의 증상은 그리 심각하지 않다. 현재는 상태가 매우 안정적"이라고 전했다. (동아일보 2014년 5월 11일)

장면 2.

현대차그룹은 17일 정몽구 회장이 병원에 입원해 치료받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정몽구 회장이 대장 쪽에 염증이 있어서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며 "치료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고 염증이 조절되는 대로 퇴원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입원 시기나 병원은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한때 재계에서는 정 회장이 위독하다는 소문이 돌았다.

정 회장은 2018년 9월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 이후로는 대외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  2020년 7월 17일)  

‘기시감(旣視感), 데자뷰(dejavu)’. 이미 어디서 본 듯하다는 뜻이다. 최근 정몽구 회장이 병원에 입원하면서 이런 낱말을 떠올리는 이들이 많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현재 서울 강남 삼성서울병원 VIP 병실에 입원 중인 이건희 회장은 6년이 넘도록 와병중이다.

이 회장은 현재 의식이 없긴 하지만, 인공호흡기 등 의료장비 없이 자가 호흡이 가능한 건강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휠체어 운동을 포함해 재활치료 과정도 거쳤지만 그의 건강은 크게 호전되거나 악화되지 않은 건강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식물인간설’ ‘사망설’ 등의  끊임없는 루머가 돌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사실 6년여년 전 이건희 회장이 쓰러져 병원에 입원했을 때만 해도 금방 병석에서 일어날 것이라는 게 삼성 안팎의 대체적인 관측이었다.

그 기대감은 현재도 물론 유효하다. 단 삼성 내부에서는.

의식불명 상태에서 의식을 되찾은 세계적 카레이서 미하엘 슈마허의 사례 등을 들며 이 회장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날 수 있다는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회사의 중심을 잡기 위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직책이 삼성을 대표하는 ‘회장’으로 격상하지 않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다시 정몽구 회장쪽으로 돌아와 보자.

한때 위독설까지  나돌았던  정몽구 회장은 서울아산병원에 입원, 대장게실염 수술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장게실염은 대장 벽이 바깥쪽으로 돌출해 생긴 비정상적인 작은 주머니에 이물질이 들어가 생긴 염증이다.

원래 정몽구 회장 주치의는 서울성모병원의 흉부외과 S교수.

그는 평소 심장이 좋지 않은데다 고령에 따른 건망증 등  치매 초기 증상이 문제가 됐던 정 회장을 쭉 관리해 왔었다.

통상적으로 재벌 회장들은 주치의가 있는 병원에 입원하는데 이번에는 가족들이 서울아산병원으로 입원을 결정했다고 한다.

서울아산병원은 정몽구 회장의 동생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이 실질적 결정권자다. 과거 정주영 명예회장도 ‘형제의 난’을 겪던 말년에 아산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별세했다.

정몽구 회장의 건강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암시하는 대목일 수도 있다.  현대차그룹은 당초 입원 병원을 공식적으로 공개하지 않은 것도 이 같은 의혹을 키웠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은 정몽구 회장이 전면에 나서지 않아도 그룹 경영에 별다른 영향이 없는 모습이다.       

정 회장의 장남인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현재 그룹을 사실상 이끌고 있어서다. 정 수석부회장은 2018년 9월부터 경영 전면에 나서 지휘봉을 잡았고,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현대차 이사회 의장직을 넘겨받았다.

삼성은 이건희 회장의 부재가 길어진 상황에서 이재용 체제로 점진적인 전환이 이뤄졌다. 이런 것에서 현대차는 나름 학습 효과를 터득한 것으로 보인다.  정몽구 회장 유고시를 적극  대비해 왔다는 게다.

이 같은 배경에서 최근 눈여겨 볼만한 일이 벌어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지난 21일 현대자동차 남양기술연구소에서 회동을 갖고 미래차·모빌리티 분야 협력방안을 논의한 것.

이번 회동은 지난 5월 정 부회장이 삼성SDI 천안사업장을 찾아 배터리 협력을 논의한 데 따른 답방 차원으로 이뤄졌다. 

재계 2세인 이건희 회장과 정몽구 회장의 건강상의 이유로 나란히 공식적 석상에서 사라진 상황에서 3세들의 의기투합이 돋보인다는 게 재계의 지적이다.

재계 1, 2위 총수가 글로벌 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해 배터리에 이어 전장 부품까지 미래차 협력 확대에 의기투합할 거란 기대가 지펴지고 있다는 것.

재계 관계자는 “정몽구 회장의 입원 소식에  재계 전체가 어수선한 분위기다”라며 “한 시대가 본격적으로 저물고 가고 있다는 것으로 의미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코로나 19 등으로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증폭된다고 상황에서 3세 경영인에 더욱 필요한 것은 끊임없는 혁신이다”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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