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능력평가 하락, 재무구조 악화일로... 하지만, 내년 6월 재선임설 '모락모락'

대우건설 을지로 신사옥            ⓒ대우건설 

[서울=뉴스프리존]한운식 기자= 김형 대우건설 대표는 복이 참 많다.

지난 2018년 6월 예상을 깨고 대우건설 수장을 맡아 회사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시작부터 괜찮았다는 것. 

고스톱에서 나온 ‘첫끗발이 개끗발’이란 말이 있자만, 김형 대표에게는 먹히질 않는다. 끝까지 운이 트였다는 얘기다. 

김형 대표는 이른바  비(非)대우 출신이다. 현대건설에서 시작해 삼성물산, 포스코건설 등을 거쳤다.

혹 대우그룹이 건재했더라면  '대표'는  꿈꾸기도 어려운 자리였지만,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외부수혈을 원했기 때문에  그 자리를 꿰찼게 됐다.    

나름  ‘때’도 묻었지만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김형 대표는 2004년 현대건설 재직 당시 공직자 뇌물공여 혐의로 형사처벌을 받은 전과가 있다.  

이 때문에 대우건설 노조는 김형 대표가 선임될 때 강하게 반발했지만 그 때 뿐이었다.

기본적인 도덕성이 결여됐지만 회사 살리는 데는 그만한 인물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게 당시 시장의 지적이었다.

그렇다. 김형 대표는 ‘구원투수’ 역할로 대우건설에 왔던 것이다.

김형(왼쪽) 대우건설 대표. 사진은 지난해 12월 10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빈소를 찾아 조문을 마치고 나오는 모습. 

그러면 김 대표가 회사를 맡은 후 회사  살림살이가 좀 나아졌을까. 유감스럽게도 ‘아니올시다’라는 냉정한 평가가 내려진다.

하나씩 짚어 보자.

우선 당장, 이달 초 국토교통부가 전국 건설업체를 대상으로 공사실적, 경영상태, 기술능력, 신인도 등을 종합평가한 '2020 시공능력평가'에서 지난해 5위였던 대우건설은  8조4132억원을 기록하면서 6위로 밀렸다.         

회사의 재무구조도 악화일로다.
 
올해 1분기 기준 대우건설의 부채비율은 284.6%로 지난 2018년 말(276.8%) 대비 7.7%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단기차입금 또한  지난해 말과 비교해 무려 25.2% 증가한 1조56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활동 부진으로 현금창출능력도 하락하고 있다.

올 2분기 대우건설은 매출 1조9632억원, 영업이익 812억원, 당기순이익 52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 동기 대비 각각 12.0%, 20.2%, 36.6% 감소한 수치다.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것이라고 치부하기에는 하락폭이 너무 크다.  

김형 대표에게 주어진 가장 큰 숙제는 ‘기업가치 제고를 통한 대우건설 재매각’이다. 

돌아가는 회사 안팎 상황이 이쯤 되면 김 대표가 부담을 크게 느낄 것 같은데.

실상은 어떨까.

이쯤에서 단신 하나를 훑어보자.

~ 대우건설 경영진이 책임경영 의지를 보이기 위해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대우건설은 김형 사장을 비롯한 임원 전원(34명)이 회사 주식을 장내 매수했다고 27일 공시했다.

이번 주식 매입은 우리사주조합 방식이 아니라 임원의 자율 의사에 따라 이뤄졌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대우건설은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23일까지 '대우 사랑 캠페인'을 통해 전체 임원을 포함한 임직원 1562명이 자사주 170여만주를 매입했다고 설명했다. 매입액은 약 60억원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책임경영 의지를 천명하기 위한 지난해 벌인 1차 캠페인에 이어 올해 2차 캠페인에 많은 임직원이 자발적으로 참여했다"며 "회사의 지속적인 성장과 기업가치 제고에 대한 기대감이 시장에도 전달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  (연합뉴스 2020.7.27.) 

김형 대표가 복이 많다는 게 새삼 느껴지지 않은가.

회사 임직원들이 어려움에 처한 회사를 위해 ‘자발적’으로 170만여주(약 60억원)의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는 것이다. 참고로 김형 대표는 4100주(약 1400만원)를 매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상황이 나아지면 가장 큰 혜택을 받을 이는 누굴까. 당연 김형 대표가 제일 먼저 꼽힌다.   

김 대표의 임기는 내년 6월까지다. 여세를 몰아 재선임까지 밀어부칠 수 있다는 얘기가 솔솔 나온다.

이 회사 홍보팀 관계자도 “ 건설업의 특성상 단기 지표만 보지 말고 보다 거시적으로 봐 달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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