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롭게도 하늘이 삼성을 도운 건데, 너무 자주 돕고 있다!", 1년간 세 번의 변곡점은?

삼바 '4조5천억 회계사기', 겨우 '불구속 기소'된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 임원들
국민 노후자금 '6천억 손실'로 얻은 천문학적 이득. 언론은 왜 이리도 조용할까?
'삼성 위기'만 되면… 갑자기 사건이 열배 백배 천배로 커질까? 정말 '천운' 따르는 걸까?

[ 서울 = 뉴스프리존 ] = 고승은 기자 =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 : 압축해서 핵심을 얘기하자면, 삼성의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될 정도의 수사가 작년 상반기에 끝났는데, (지난해 5월)바닥 뜯어서 서버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사기 증거인멸 자료)나오면서 일반 여론 넘어갔고 대법원에서는 (경영)승계를 위해 (박근혜-최순실 측에)뇌물 준거 맞아. 그 다음에 금감원 해당 전문가들의 위원회에서도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분식회계, 회계사기) 맞아.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와 주진우 기자는 최근 이재용 부회장의 불구속 기소에 대해 언급하면서 최근 1년여간 삼성에 따르는 '천운'에 대해서 언급했다. / ⓒ 딴지방송국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와 주진우 기자는 최근 이재용 부회장의 불구속 기소에 대해 언급하면서 최근 1년여간 삼성에 따르는 '천운'에 대해서 언급했다. / ⓒ 딴지방송국

주진우 기자 : 금감원, 증선위 다 삼성 말 잘듣는, 친한 사람들도 이거는 부정이야. 결론이 났어요.

김어준 총수 : 검찰에서도 끝났고 대법원에서도 끝났고, 금감원에서도 끝나서 이제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되겠구나. 그런데 그로부터 무려 1년6개월이상 지연되서 불구속(기소), 그것도 겨우겨우.(딴지방송국 김어준의 다스뵈이다 129회 중)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일 '불법 경영권 승계' 문제로 불구속 기소됐다. 이런 편법 승계작업의 대표적 사례는 지난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이다. 삼성 측은 그동안 최소 비용으로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그룹 최대 지배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많은 작업을 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영권을 확고히 하려면, 삼성그룹의 정점인 삼성전자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 그러나 이 부회장이 당초 갖고 있던 삼성전자 주식은 약 0.5%로 적었다.

물론 정식으로 경영승계를 하겠다면, 병상에 누워 있는 부친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약 3.5%)를 상속받으면 된다. 그러나 상속받으려면 5조원 이상을 상속세(절반 이상의 지분)로 내야 한다. 그래서 나온 꼼수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을 합병하는 것이었다. 당시 삼성물산은 삼성전자의 지분을 약 4% 보유하고 있었다. 삼성물산을 이 부회장이 최대주주(23.24%)인 제일모직과 합칠 시, 이 부회장이 보유할 삼성전자 지분도 자연스럽게 대폭 늘어난다.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승계를 위해 동원된 작업이 바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을 합병하는 것이었다. 당시 삼성물산은 삼성전자의 지분을 약 4% 보유하고 있었다. 삼성물산을 이 부회장이 최대주주(23.24%)인 제일모직과 합칠 시, 이 부회장이 보유할 삼성전자 지분도 자연스럽게 대폭 늘어난다. 이러면 천문학적인 상속세를 내지 않고도 경영승계를 진행할 수 있다. / ⓒ MBC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승계를 위해 동원된 작업이 바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을 합병하는 것이었다. 당시 삼성물산은 삼성전자의 지분을 약 4% 보유하고 있었다. 삼성물산을 이 부회장이 최대주주(23.24%)인 제일모직과 합칠 시, 이 부회장이 보유할 삼성전자 지분도 자연스럽게 대폭 늘어난다. 이러면 천문학적인 상속세를 내지 않고도 경영승계를 진행할 수 있다. / ⓒ MBC

그러면 천문학적인 상속세를 내지 않고도 경영승계를 진행할 수 있다. 그래서 건설회사인 삼성물산과 패션과 레저를 중점으로 하는 제일모직이 합쳐지는 촌극이 벌어진 것이다. 두 회사를 합치려면 삼성물산 주주들의 '찬성표'가 필요했다. 특히 삼성물산 지분 약 11%를 가지고 있는 국민연금의 '합병 찬성'이 절실히 필요했다. 이를 위해 박근혜·최순실(최서원) 측에 막대한 뇌물을 건넨 것이었다. 이런 뇌물공여 혐의로 국정농단 사건 당시 이 부회장 등이 박영수 특검에 의해 구속기소되기도 했었다. 

합병을 앞두고 제일모직의 가치는 최대한 높이고, 삼성물산의 주가는 최대한 낮출 필요도 있었다. 그래야 이 부회장이 합병 이후 얻을 지분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합병 전 제일모직의 가치는 급등했으며, 삼성물산 가치는 떨어졌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한 이후, 통합삼성물산이 출범했으며 이 부회장의 지분은 16.4%에 달했다. (역시 제일모직 주식을 보유하고 있던 이 부회장의 동생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의 통합삼성물산 지분도 각각 5%대가 됐다.)

2015년 합병 직전 이재용 부회장이 대주주인 제일모직의 주가는 대폭 올라간 반면, 삼성물산의 주가는 하락했다.  / ⓒ KBS
2015년 합병 직전 이재용 부회장이 대주주인 제일모직의 주가는 대폭 올라간 반면, 삼성물산의 주가는 하락했다. / ⓒ KBS

지난 번이 뇌물공여 혐의였다면, 이번엔 주가·회계 조작 혐의다. 이번 이 부회장 등이 기소된 혐의 중심에는 (이 부회장이 최대 주주였던)제일모직의 자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치를 부풀리기 위한 4조5천억원 회계사기(분식회계) 사건이 있다. 회계처리 기준 변경을 통해 회계사기가 이뤄진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1년 설립 이래로 4년 연속 적자를 내왔는데, 2015년 갑자기 1조9천억원의 흑자를 냈다.

이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자회사였던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관계회사로 바꾸면서 비롯된 것이다. 자회사일 경우 보유지분은 장부가로 평가받지만 관계회사가 될 경우 시장가로 평가받게 된다. 양측의 회계처리 방식은 다르다. 이를 통해 2900억원이던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장부가격이 시장가가 적용돼 4조8천억원대로 엄청나게 뛰었다.

그러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얻은 회계상 이익은 4조5천억원대에 달했다. 그러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순식간에 우량기업에 됐으며, 해당 지분 45.7%를 보유하고 있는 제일모직의 가치도 단숨에 올라갔다. 이도 이재용 부회장의 통합 삼성물산 지분을 높이기 위해 벌어진 것으로 해석되며, 굉장히 중대한 혐의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자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변경됨에 따라, 2900억원이던 장부가격이 시장가가 적용돼 4조8천억원대로 뛰었다. 그러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얻은 회계상 이익은 4조5천억원대에 달했다. / ⓒ KBS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자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변경됨에 따라, 2900억원이던 장부가격이 시장가가 적용돼 4조8천억원대로 뛰었다. 그러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얻은 회계상 이익은 4조5천억원대에 달했다. / ⓒ KBS

사실 회계사기는 굉장히 큰 범죄로 다뤄진다. 지금도 회자되는 엔론(미국 에너지 회사)이 저지른 분식회계 규모는 15억달러(1조7천억원) 정도인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사기 규모는 이를 가볍게 능가하는 금액이다. 실제 엔론의 회장과 CEO는 해당 범죄 혐의로 24년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그러나 회계사기 얘기가 나온지 한참이 지난 후에야 이재용 부회장이 기소됐다. 또 언론은 참 조용하다. 사실 최근 1년 동안만 해도 세 가지 사건이 결정적으로 '크게' 퍼지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사기 사건은 중심에서 많이 멀어졌다. 특히 검찰과 언론, 국민의힘(자유한국당, 미래통합당) 등 야당이 이 세 가지 사건에 대해 스피커를 매우 키우기도 했으니.

회계사기 논란이 처음 제기됐던 건 4년 가까이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2016년 12월 박근혜 국정농단 사태로 온 나라가 떠들썩할 때였다. 당시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주식상장이 불가능한 '적자기업'이었음에도, 한국거래소가 상장 기준을 변경하면서 유일하게 상장된 점을 지적한 바 있는데 동시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회계처리 문제도 지적했었다.

이듬해 3월, 금융감독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대상으로 특별감리에 착수한 바 있다. 1년여 뒤인 2018년 5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사기 혐의가 인정된다’는 잠정 결론을 내렸다. 같은해 11월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회에서 삼성 내부 문건을 공개하며,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정에서 기업가치를 '뻥튀기'하기 위해 고의로 회계사기를 저지른 정황을 폭로하기도 했었다. 그러자 얼마 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4조5천억원 분식회계를 인정하며 주식거래 정지, 검찰고발, 과징금 부과 등이 이뤄졌다.   

지난 2018년 11월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4조5천억원 분식회계를 인정하며 주식거래 정지, 검찰고발, 과징금 부과 등이 이뤄졌다. / ⓒ KBS
지난 2018년 11월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4조5천억원 분식회계를 인정하며 주식거래 정지, 검찰고발, 과징금 부과 등이 이뤄졌다. / ⓒ KBS

2019년 5월, 서울중앙지검은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간다. 당시 인천 송도에 있는 공장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한 바 있는데, 공장 바닥 마루에 다수의 서버와 노트북, 서버에 있는 저장장치 등이 숨겨져 있었다. 삼성 측에서 회계사기 증거를 인멸하려고 했으나 이렇게 적발된 것이다. 그렇게 증거를 인멸하려고 했던 삼성전자 임직원 8명이 구속됐다. 다만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은 두 차례(지난해 5월, 7월) 연달아 기각됐다. 

그래도 증거인멸 혐의가 적발된 만큼, 회계사기의 최대 수혜자로 지목받고 있는 이재용 부회장 등에 대한 수사도 진행될 듯했다. 그러나 삼성은 이슈의 중심에서 바로 멀어진다.

김어준 총수 : 공교롭게도 이재용 부회장을 구속수사할 타이밍이 왔을 때 이 사건들이 빵빵빵 터졌는데, 이게 하늘이 그냥 삼성을 도와주는 거냐.

주진우 기자 : 이재용은 언제 구속될 것이다. 그 때마다 이 일이 터진 거에요. 잘 생각해보세요. 작년 상반기에 압수수색을 하면서 결정적인 내용들이 다 잡혔어요. 이재용 부회장이 승계를 위해서 분식회계하라. 이런 지시를 하고 받은 내용이 담겼어요. 결정적인 제보자가 나와서 그걸 다 얘기했네? 그래서 구속영장 딱 치면 돼. 

2019년 5월, 서울중앙지검은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간다. 당시 인천 송도에 있는 공장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한 바 있는데, 공장 바닥 마루에 다수의 서버와 노트북, 서버에 있는 저장장치 등이 숨겨져 있었다. 삼성 측에서 회계사기 증거를 인멸하려고 했으나 이렇게 적발된 것이다. / ⓒ KBS
2019년 5월, 서울중앙지검은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간다. 당시 인천 송도에 있는 공장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한 바 있는데, 공장 바닥 마루에 다수의 서버와 노트북, 서버에 있는 저장장치 등이 숨겨져 있었다. 삼성 측에서 회계사기 증거를 인멸하려고 했으나 이렇게 적발된 것이다. / ⓒ KBS

김어준 총수 : 예를 들어 작년 6월달에, (이재용 부회장)영장 쳤으면 발부된다니까. 

주진우 기자 : 끝났죠? 그런데 갑자기 조국 사태가 빵 터져, 

김어준 총수 : 터지는 정도가 어마어마하게 터졌어. 

주진우 기자 : 그 때 사실은 삼성이 가장 긴장했을 때에요. 발을 동동 굴리다가 돌리는데 갑자기 조국 얘기가 나오면서, 삼성 사람들이 '조국이 그렇게 나쁜 사람이었어?' 하면서 표정관리를 하더라고요. 

지난해 8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장관에 임명되자마자 검찰과 언론 그리고 야당은 엄청나게 사건을 키운다. 소위 동양대 '표창장' 관련해서만 기사가 몇 건이 나왔는지 셀 수 있을까?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능가할 정도라 하겠다.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사기 건을 수사하던 곳은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였는데, 이 팀 상당수가 조국 전 장관 일가 수사로 옮겨졌다. 그러면서 회계사기 건은 여론의 관심에서 급격하게 멀어진다. 

2019년 8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장관에 임명되자마자 검찰과 언론 그리고 야당은 엄청나게 사건을 키운다. 소위 동양대 '표창장' 관련해서만 기사가 몇 건이 나왔는지 셀 수 있을까?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능가할 정도라 하겠다. / ⓒ JTBC
2019년 8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장관에 임명되자마자 검찰과 언론 그리고 야당은 엄청나게 사건을 키운다. 소위 동양대 '표창장' 관련해서만 기사가 몇 건이 나왔는지 셀 수 있을까?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능가할 정도라 하겠다. / ⓒ JTBC

김어준  총수  : 그 떄도 중간중간 주진우하고 얘기했지만, 지금 가장 행복한 건 삼성이다. 최대 수혜자는 삼성이다. 이재용 부회장의 기소 타이밍이 올 때마다 또다른 사건이 터지고 그 사건이 어마어마하게 부풀려진단 말이죠.

주진우 기자 : 뉴스 밸류라는 게 있어요. 그런데 삼성의 위기였을 때는 두 배 세 배가 아니라 열 배 백 배로 커져요. 

김어준 총수 : 시선을 딴 데로 돌리면 참 좋잖아. 원래 정권이 불리한 사건이 있을 때 연예인 사건이 그랬던 것처럼, 삼성이 불리한 위치에 있을 때 모두의 신경이 다른 곳으로 쏟아지는 사건이 참 공교롭게도 터지는 것이 신기하다. 삼성이 그 사건을 일으킨 건 아니라고 치자고. 절대 그럴 일은 없지. 그런데 그걸 계속 유지하는데 어떤 영향을 주진 않았을까?

주진우 기자 : 구속위기가 작년 7~8월이었어요. 갑자기 조국 사태가 탕 터졌어요. 그러면서 이상하게 검찰의 핵심 주력부대가 조국한테 다 가버리네? 그래서 참 이상했어요.

김어준 총수 : 삼성 수사를 하던 주력부대 전체가 다 조국으로 달려갔단 말이에요. 

주진우 기자 : 그럴 필요가 없잖아요.

조국 전 장관은 그동안의 허위 보도를 상대로 모두 손배소송 청구를 하겠다는 방침이다. 최근에도 허위보도를 한 조선일보 기자들을 상대로 손배소송 청구를 냈다. / ⓒ JTBC
조국 전 장관은 그동안의 허위 보도와 허위사실을 퍼뜨린 유튜브 채널 상대로 모두 손배소송 청구를 하겠다는 방침이다. 최근에도 허위보도를 한 조선일보 기자들을 상대로 손배소송 청구를 냈다. / ⓒ JTBC

검찰은 지난해 말 조국 전 장관의 아내인 정경심 교수를 구속기소됐다. 검찰 언론 야당은 그 수개월 동안 오로지 '조국' '조국'에만 그토록 집착했다. (물론 여전히 현재 진행 중인 일이기도 하다. 현재 조국 전 장관은 그동안의 허위 보도와 허위사실을 퍼뜨린 유튜브 채널 상대로 모두 손배소송 청구를 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렇게 수사가 마무리되어갈 무렵, 청와대와 관련한 사건이 대대적으로 퍼진다.

김어준 총수 : 이게 그런데 어떻게 여기까지 왔느냐? 크게 세 번의 변곡점이 있단 말이야. 하나는 조국 사태에요. 

주진우 기자 : 조국 사태가 터졌을 때 삼성 사람들이 만세 불렀어요.

김어준 총수 : 연말 쯤에 조국 사태가 검찰 사이드에서 마무리되어갈 즈음에 하명사건이 나왔어. 청와대를 엮어가지고, 

주진우 기자 : 울산 고래고기였습니다.

지난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현 국민의힘 의원) 관련 비리 혐의 의혹을 수사하다 직권남용 등 혐의로 고소·고발된 황운하 당시 울산지방경찰청장(현 더불어민주당 의원) 관련 사건을 갑자기 지난해 11월 서울중앙지검이 처리토록 했다. 그러면서 '청와대 하명수사' 사건이 확대된다. / ⓒ 민중의소리
지난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현 국민의힘 의원) 관련 비리 혐의 의혹을 수사하다 직권남용 등 혐의로 고소·고발된 황운하 당시 울산지방경찰청장(현 더불어민주당 의원) 관련 사건을 갑자기 지난해 11월 서울중앙지검이 처리토록 했다. 그러면서 '청와대 하명수사' 사건이 확대된다. / ⓒ 민중의소리

지난해 11월 말 소위 '청와대 하명수사' 사건이 확산된다.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현 국민의힘 의원) 관련 비리 혐의 의혹을 수사하다 직권남용 등 혐의로 고소·고발된 황운하 당시 울산지방경찰청장(현 더불어민주당 의원) 관련 사건을 갑자기 서울중앙지검이 처리토록 하면서 불거진다. 울산지검 담당 사건을 중앙으로 가져온 것인데, 지역 토착비리 관련 사건을 느닷없이 전국화시킨 것이다. 

'검경 수사권 조정'을 강하게 외치고 있는 황운하 당시 청장은 재임시절 울산고래고기 환부사건(경찰이 고래 불법 포획·유통사건을 수사하면서 증거물로 압수한 고래고기를 검찰이 일방적으로 피의자에게 돌려준 사건)을 비롯, 김기현 당시 시장의 비서실장과 동생이 연루된 ‘레미콘업체 선정 강요 사건' '30억원 아파트 용역계약서 사건' 등을 수사지휘한 바 있다. 

울산경찰청은 김 시장의 동생과 비서실장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으나, 기소권을 쥐고 있는 울산지검은 모두 이를 무혐의로 뒤집었다. 오히려 당시 검찰은 '30억 계약' 문제를 고발한 건설업자를 수사해 구속기소한 것으로 <뉴스타파> 취재결과 드러나기도 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을 강하게 외치고 있는 황운하 당시 청장은 재임시절 울산고래고기 환부사건과 김기현 당시 시장의 측근들이 관련된 비리 의혹 사건들을 수사하고 있었다. 그러나 울산지검이 해당 사건들을 무혐의 처분한 바 있다. / ⓒ 민중의소리
'검경 수사권 조정'을 강하게 외치고 있는 황운하 당시 울산지방경찰청장은 재임시절 울산고래고기 환부사건과 김기현 당시 시장의 측근들이 관련된 비리 의혹 사건들을 수사하고 있었다. 그러나 울산지검이 해당 사건들을 무혐의 처분한 바 있다. / ⓒ 민중의소리

서울중앙지검은 당시 황운하 청장이 청와대의 하명을 받아 김기현 시장 관련 수사를 해 선거에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청와대와 울산시청 관계자들을 대거 소환조사했으며 이듬해 1월말 황운하 청장을 비롯, 송철호 울산시장,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한병도 전 청와대 정무수석(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13명을 불구속 기소한 바 있다. 이 일로 약 두 달 동안 검찰과 언론, 야당의 시선 역시 청와대 쪽으로 가 있었다.

주진우 기자 : 그래서 연초에 최지성(전 미래전략실 실장, 부회장), 장충기(전 미래전략실 차장, 사장), 김종중(전 미래전략실 전략팀장, 사장)은 동양대학교 이사장입니다. (검찰이)다 불렀어요. 그러고는 영장만 치면 되는데, 그게 2~3월이에요. 4월 총선 직전에 대형수사를 하는 건 아니에요. 선거에 영향을 미칠수 있잖아요. 그래서 총선만 끝나고 나서 이제 이재용만 부르면 돼. 이재용이 갑자기 코로나 와중에 중국 갔잖아요? 그러고 검찰에서 소환요청을 했는데, 계속 미뤘어요. 

김어준 총수 : 뭘 기다리고 있었던 거야. 뭘 기다리고 있지?

주진우 기자 : 계속 미루더라고, 그런데 갑자기 정의연 사태가 빵 터집니다. 그리고 검찰이 이재용을 소환하기 전날, 이용수 할머니가 공교롭게 기자회견(5월 25일)을 합니다. 그리고 그 며칠 전에는 정의연 대대적인 압수수색(5월 20일),

김어준 총수 : 그러니까 (삼성이 직접적으로)일으키진 않았어도, 일어난 사건을 계속 유지되도록 하는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손놓고 구경만 했을까? 그리고 왜 하필 동양대 이사장이 김종중 전 삼성비서실(미래전략실) 사장이야. 

김종중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팀장(사장)은 소위 '조국 사태' 당시 동양대학교 이사장이었다. 공교롭게도 최성해 전 총장 위에는 김종중 전 팀장이 있었던 것이다. '표창장' 관련해서 그렇게 시끄러웠는데, 그 뒷배경에 '삼성'이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뒷말도 나올 수밖에 없었다. / ⓒ YTN
김종중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팀장(사장)은 소위 '조국 사태' 당시 동양대학교 이사장이었다. 공교롭게도 최성해 전 총장 위에는 김종중 전 팀장이 있었던 것이다. '표창장' 관련해서 그렇게 시끄러웠는데, 그 뒷배경에 '삼성'이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뒷말도 나올 수밖에 없었다. / ⓒ YTN

주진우 기자 : 김종중은 불법 승계를 계획한 (혐의를 받고 있는)사람인데, 왜 동양대 이사장이고, 왜 동양대 총장이 조국 문제를 말도 안 되게 얘기했을까 신기하죠. 

김어준 총수 : 공교롭게도 하늘이 도운 건데, 하늘이 너무 자주 돕고 있다.

주진우 기자 : 이재용 부회장이 검찰에 소환되면, '금융거래 질서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기사가 나와야하는데, 그 때 그 기자들이 다 정의연에 가 있었어요.

김어준 총수 : 그렇게 모두의 시선이 그쪽에 쏠려있을 때 삼성은 자신들이 원하는 결과들을 다 법원으로부터나 다 얻어내고 있었다고. 

검찰은 올 초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사기 사건에 관련된 전현직 임원들을 대거 소환조사했다. 그 중에는 삼성그룹의 전 컨트롤타워이자 '이재용 편법승계' 사건의 핵심 역할을 했던 미래전략실 출신들이 많았다. 이 중에는 동양대 이사장인 김종중 전 미래전략실 전략팀장도 포함돼 있었다. 공교롭게도 최성해 전 총장 위에는 김종중 전 팀장이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소위 '표창장'으로 그토록 시끄러웠는데, 그 뒷배경에 혹시 '삼성'이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뒷말도 나올 수밖에 없었다.

검찰은 5월 초 이재용 부회장에 소환통보를 한다. 그러나 이 부회장은 출석을 미루고 5월 17일부터 19일까지 중국으로 출장을 다녀온다. 그 무렵 터지는 사건이 있는데 바로 '위안부' 피해자들을 돕는 단체인 정의기억연대(정의연, 구 정대협) 관련 사건이다.

5월 25일 이용수 할머니가 2차 기자회견을 하며 "정대협(정의연)이 '정신대'와 '위안부' 혼용해 '위안부' 할머니 이용했다"고 주장했다. 올해 5월은 언론과 미래통합당(국민의힘)이 매일같이 합심해서 '정의연' '윤미향'을 외쳤으며, 검찰은 대대적인 압수수색과 수사를 이어갔다. / ⓒ 채널A
5월 25일 이용수 할머니가 2차 기자회견을 하며 "정대협(정의연)이 '정신대'와 '위안부' 혼용해 '위안부' 할머니 이용했다"고 주장했다. 올해 5월은 언론과 미래통합당(국민의힘)이 매일같이 합심해서 '정의연' '윤미향'을 외쳤으며, 검찰은 대대적인 압수수색과 수사를 이어갔다. / ⓒ 채널A

이용수 할머니는 5월 7일 첫 기자회견을 하며 "수요집회에서 받은 성금이 할머니들한테 쓰이지 않는다"며 수요집회 불참을 선언한 바 있다. 그러면서 언론의 시선은 정의연, 그리고 정의연의 이사장이었던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 향한다. 

이재용 부회장은 5월 26일 그리고 29일 검찰의 소환조사를 받는다. 이 부회장 소환 전날인 5월 25일 이용수 할머니가 2차 기자회견을 하며 "정대협(정의연)이 '정신대'와 '위안부' 혼용해 '위안부' 할머니 이용했다"고 주장했다. 올해 5월은 언론과 미래통합당(국민의힘)이 매일같이 합심해서 '정의연' '윤미향'을 외쳤으며, 검찰은 대대적인 압수수색과 수사를 이어갔다. 그러나 최근 들어선 검찰의 정의연 관련 별다른 소식은 전해지지 않는다. 

(정의연은 최근 <조선일보> <TV조선> <채널A> 등의 보도에 대해 '허위사실'이라며 손배소송을 청구한 상태다. 그리고 정의연과 관련된 많은 보도 역시 삭제되거나 정정보도가 이뤄지고 있다.) 

정의기억연대는 허위사실을 보도한 언론사들 상대로 소송에 들어간 상태다. 정의연과 관련된 많은 보도 역시 삭제되거나 정정보도가 이뤄지고 있다. / ⓒ YTN
정의기억연대는 허위사실을 보도한 언론사들 상대로 소송에 들어간 상태다. 정의연과 관련된 많은 보도 역시 삭제되거나 정정보도가 이뤄지고 있다. / ⓒ YTN

검찰은 6월 초 이재용 부회장 등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에 의해 기각됐다. 코로나19로 전세계가 고통을 받고 있는 와중에, 최근에 벌어지고 있는 삼성그룹 관련 재판 소식들은 어떠할까?

김어준 총수 : 삼성전자 의장이 구속됐다가 무죄로 풀려날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다는 말이야.

주진우 기자 : 이상훈 의장이 무죄로 풀려났고요. 그 다음에 수사심의위원회라는게 재벌회장을 위해 만들어진 게 아니에요. 물론 저는 삼성을 위해 만들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인데, 판사들 계속 삼성에 우호적인 판결 내리고 정준영 부장판사, 삼성의 불법승계 의혹에 대한 파기환송심 1년 넘게 안하고 있지 않습니까. 

김어준 총수 : 삼성의 힘이 이 정도다. 당장 이재용 부회장 구속시킬 수 있을 거 같았지? 삼성의 힘을 보라고 사법부에 던지면, 사법부는 역시 '삼성은 힘이 세구나'

미래전략실 지침을 받아 삼성전자의 자회사인 삼성전자서비스 노조를 와해한 혐의로 법정구속(징역 1년 6월)됐던 이상훈 전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사장)이 지난달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풀려났다. / ⓒ TV조선
미래전략실 지침을 받아 삼성전자의 자회사인 삼성전자서비스 노조를 와해한 혐의로 법정구속(징역 1년 6월)됐던 이상훈 전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사장)이 지난달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풀려났다. / ⓒ TV조선

주진우 기자 : 그 생각을 안할 수가 없어요. 왜냐면 판사 주변 사람들이 삼성 변호사로 다 수임됐거든, 그리고 검사 이복현(담당 검사)의 선배들. 그 주변 사람들이 다 삼성변호사로 가 있단 말이에요. 판사 주변 사람들 다, 영향력 있는 사람들은 거의 다 (삼성에)가 있어요. 백 명, 수백 명이 넘어요. 

김어준 총수 : 그러니까 검사는 한두 명 쓰는건데, 그 주변을 싹 다 데려가버리는 거야. 

주진우 기자 : 그러니까 (재판에)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사법부가 계속 결론을 못 내리고 여기까지 왔어요. (이재용 부회장 등을)기소하는 것조차 어렵잖아요. 

미래전략실 지침을 받아 삼성전자의 자회사인 삼성전자서비스 노조를 와해한 혐의로 법정구속(징역 1년 6월)됐던 이상훈 전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사장)이 지난달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풀려났다. 함께 기소됐던 다른 삼성 임원들도 형량이 줄어들었다. 

최근 1년간 벌어진 상황만 봐도, 정말 삼성에게는 신기하게도(?) 매번 '천운'이 따르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재판들은 과연 어떻게 진행될까? / ⓒ JTBC
최근 1년간 벌어진 상황만 봐도, 정말 삼성에게는 신기하게도(?) 매번 '천운'이 따르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재판들은 과연 어떻게 진행될까? / ⓒ JTBC

이재용 부회장의 '국정농단' 재판은 어떻게 진행 중일까? 앞서 1심 징역 5년, 항소심 집행유예, 대법원 파기환송이다. 현재 파기환송심이 진행 중인데, 현재 멈춰 있는 상태다. 박영수 특검팀은 지난 2월 재판부 기피신청을 낸 바 있는데, 담당 판사인 정준영 부장판사(서울고법 형사1부)가 편향적으로 재판을 진행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기피신청 사건을 심리한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판사 배준현)는 지난 4월 기각결정을 내렸으며, 현재 사건은 대법원2부(주심 노정희 대법관)으로 넘어간 상태다. 파기환송심이 언제 진행될지도 미지수다. 

이재용 부회장 측은 지난 7일 김앤장 법률사무소 소속 변호사 3명을 추가 선임했다. 이들 모두 판사 출신이며 대법원 요직을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법무법인 태평양 출신 변호사도 일부 추가 선임됐다. 현재까지 이 부회장 변호인단은 총 11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향후 더 추가될 가능성도 있다.

주진우 기자는 삼성 측에서 담당 검사나 판사 주변 사람들을 줄줄이 변호사로 내세워, 재판에 영향을 미치겠다는 의도로 해석한 것이다. 사실상 죄의 유무를 따지는게 아닌, 판사들 인맥으로 재판을 흔들려는 삼성의 전략으로 보인다.

최근 1년간 벌어진 상황만 봐도, 정말 삼성에게는 신기하게도(?) 매번 '천운'이 따르고 있다. 이번에 이 부회장 등이 기소됐지만, 언론을 보면 추미애 법무부 장관 소식(아들의 병가 연장)에 그토록 집착하고 있는 중이다. 이번에도 삼성은 언론, 법원, 검찰, 정당 한참 위에서 노는 존재라는 것이 다시 한 번 증명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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