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사이 '불공정'에 대한 분노가 사그라들었나? 아니면 특정 사안에는 '침묵'하는 선택적 분노하나?

'단군 이래 최악의 이해충돌' 박덕흠 잠적한 이유는? 이젠 '삼촌 찬스' '아저씨 찬스' 논란까지!
서울대·연세대·고려대 학생들 아빠찬스 분노했다더니, 학내 비리가 낱낱이 드러나도 왜 침묵모드?
유흥업소·골프장 드나들며 '법인카드' 맘대로 긁어, 각종 입시비리까지. 대학 내부는 얼마나 썩었길래?

[ 서울 = 뉴스프리존 ] 고승은 기자 = "이해충돌 논란으로 국민의힘을 탈당한 박덕흠 의원이 이번엔 채용 비리 의혹에 휩싸였습니다. 과거 대한전문건설협회장 재임 당시 조카와 지인 자녀 등을 대거 특혜 채용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겁니다. MBC가 부정채용 의혹 대상자 25명의 명단을 입수해서 취재했는데요. 박 의원과 골프 모임에 동행했던 여성도 정규직으로 채용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5일 MBC 뉴스데스크 보도 내용 중)

피감기관으로부터 최소 3천억원대의 공사를 수주, ‘단군 이래 최악의 이해충돌’이라 불리는 사태의 장본인인 박덕흠 의원. 그는 대규모 채용비리 논란에까지 연루됐다. 자신의 조카와 출신학과 교수의 딸 등 이해관계로 얽혀있는 인물 25명 가량을 대한전문건설협회에 취업시켰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심지어 자신의 골프여행에 동행한 여성까지 협회 정규직으로 채용되는데 관여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까지 있다. /ⓒ MBC
피감기관으로부터 최소 3천억원대의 공사를 수주, ‘단군 이래 최악의 이해충돌’이라 불리는 사태의 장본인인 박덕흠 의원. 그는 대규모 채용비리 논란에까지 연루됐다. 자신의 조카와 출신학과 교수의 딸 등 이해관계로 얽혀있는 인물 25명 가량을 대한전문건설협회에 취업시켰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심지어 자신의 골프여행에 동행한 여성까지 협회 정규직으로 채용되는데 관여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까지 있다. /ⓒ MBC

피감기관으로부터 최소 3천억원대의 공사를 수주, ‘단군 이래 최악의 이해충돌’이라 불리는 사태의 장본인인 박덕흠 의원. 최근 그는 국회의원과 보좌진 모두가 정신없이 바쁜 국정감사 기간임에도 전혀 국회에 출석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그의 상임위는 환경노동위원회인데 지난달 23일 국민의힘을 탈당한 이후로는 단 한 번도 회의에 참석 안했다고 한다. 자신이 해야할 일도 안하면서 세비는 꼬박꼬박 받아가도 되는 것일까? 이것이야말로 대놓고 '먹튀' 행위이자, 공정성을 해치는 일 아니겠나?

<MBC>에 따르면, 심지어 박덕흠 의원의 휴대전화도 꺼져 있을 정도로 그의 행방이 묘연한 상태라고 한다. 그러나 박 의원은 지난 3일 경기도 양주의 한 골프장 근처 식당을 방문, 정계 입문 전 자신이 수장 자리를 맡았던 대한전문건설협회의 전임 회장 등과 저녁식사를 했다고 한다. 그는 협회장 재직 당시 한 골프장을 고가에 매입, 협회에 손해를 끼쳤다는 배임 논란에 휩싸여 있다. 

박덕흠 의원은 국회의원과 보좌진 모두가 정신없이 바쁜 국정감사 기간임에도, 전혀 국회에 출석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 MBC
박덕흠 의원은 국회의원과 보좌진 모두가 정신없이 바쁜 국정감사 기간임에도, 전혀 국회에 출석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 MBC

아울러 그는 대규모 채용비리 논란에까지 연루됐다. 자신의 조카와 출신학과 교수의 딸, 입찰 담합을 대행한 일가 소유의 건설사 간부 아들, 전 서울시 공무원 등 이해관계로 얽혀있는 인물 25명 가량을 대한전문건설협회에 취업시켰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심지어 자신의 골프여행에 동행한 여성까지 협회 정규직으로 채용되는데 관여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까지 있다. 제대로 '삼촌 찬스' '아저씨 찬스' 논란에 휩싸여 있는 것이다. 

이런 채용비리 의혹이 언론에선 거의 보도가 되지 않았다. 특히 국민의힘을 비롯한 야당이나 수구언론에서 문재인 정부를 공격할 때 툭하면 쓰는 프레임 중 하나가 '공정성'이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병가연장 문제처럼 실제 아무런 문제될 것이 없는 일을 가지고, 마치 대단한 특혜라도 받은 것처럼 '공정성' 시비를 걸곤 한다. 그러면서 '실망한' 젊은 층이 여당으로부터 등 돌렸다고 매일같이 보도하곤 한다. 그런데 무려 20여명이나 대규모로 특혜채용이 됐다는 의혹이 있음에도, 왜 언론은 거의 함구하는 것일까?

지난해 서울대·연세대·고려대 학생들은 소위 '아빠찬스'에 분노했다며 조국 당시 법무부장관의 사퇴를 요구하는 촛불집회를 연달아 개최했다. 그렇게 언론의 의혹제기만으로도 '공정성' 문제를 피터지게 제기하던 그들이 학내에서 벌어진 교수들의 각종 비리행위들과 박덕흠 의원의 대규모 부정채용 논란에 대해선 왜 침묵모드일까? /ⓒ YTN
지난해 서울대·연세대·고려대 학생들은 소위 '아빠찬스'에 분노했다며 조국 당시 법무부장관의 사퇴를 요구하는 촛불집회를 연달아 개최했다. 그렇게 언론의 의혹제기만으로도 '공정성' 문제를 피터지게 제기하던 그들이 학내에서 벌어진 교수들의 각종 비리행위들과 박덕흠 의원의 대규모 부정채용 논란에 대해선 왜 침묵모드일까? /ⓒ YTN
지난해 서울대·연세대·고려대 학생들은 소위 '아빠찬스'에 분노했다며 조국 당시 법무부장관의 사퇴를 요구하는 촛불집회를 연달아 개최했다. 그렇게 언론의 의혹제기만으로도 '공정성' 문제를 피터지게 제기하던 그들이 학내에서 벌어진 교수들의 각종 비리행위들과 박덕흠 의원의 대규모 부정채용 논란에 대해선 왜 침묵모드일까? /ⓒ 연합뉴스
지난해 서울대·연세대·고려대 학생들은 소위 '아빠찬스'에 분노했다며 조국 당시 법무부장관의 사퇴를 요구하는 촛불집회를 연달아 개최했다. 그렇게 언론의 의혹제기만으로도 '공정성' 문제를 피터지게 제기하던 그들이 학내에서 벌어진 교수들의 각종 비리행위들과 박덕흠 의원의 대규모 부정채용 논란에 대해선 왜 침묵모드일까? /ⓒ 연합뉴스

지난해 서울대·연세대·고려대 학생들은 소위 '아빠찬스'에 분노했다며 조국 당시 법무부장관의 사퇴를 요구하는 촛불집회를 연달아 개최했다. 그렇게 언론의 의혹제기만으로도 '공정성' 문제를 피터지게 제기하던 그들이, 대규모 채용비리 논란에 연루된 박덕흠 의원에 대해선 왜 분노의 목소리 한 마디 내지 않는 것일까? 최근 학교 내에서 터진 각종 추악한 비리 사건들에 대해서도, 역시 침묵모드로 일관하고 있지 않은가?

서울대에선 이병천 수의과대학 교수가 아들과 조카 입시비리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교수는 아들의 강원대학교 수의대 편입 과정에서 수학계획서에 미성년 아들을 공저자로 허위 등록한 논문을 기재한 후 평가위원들에 청탁해 합격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조카가 자신이 속한 서울대 수의대 대학원에 응시한 사실을 알면서도 제척하지 않고 입학시험 문제를 제출하고 채점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밖에도 연구비를 부정사용, 약 2억원을 챙겼다는 혐의 등도 받고 있다.

연세대 종합감사 결과에 따르면, 연세대 주요 보직을 맡은 교수들은 별도의 증빙 없이 총 10억5천여만원을 법인카드로 사용했으며, 연세대 부속병원 소속 교수 등은 유흥주점과 골프장 등에서 법인카드로 2억2천여만원을 부당하게 사용한 사실도 밝혀졌다. 그밖에도 동료 교수의 딸을 합격시키기 위한 입시비리까지 있었다. /ⓒ JTBC
연세대 종합감사 결과에 따르면, 연세대 주요 보직을 맡은 교수들은 별도의 증빙 없이 총 10억5천여만원을 법인카드로 사용했으며, 연세대 부속병원 소속 교수 등은 유흥주점과 골프장 등에서 법인카드로 2억2천여만원을 부당하게 사용한 사실도 밝혀졌다. 그밖에도 동료 교수의 딸을 합격시키기 위한 입시비리까지 있었다. /ⓒ JTBC

연세대와 고려대의 경우 최근 교육부 종합감사를 통해 얼마나 내부가 썩어있는지를 여실하게 보여줬다. 학생에게 모범을 보여야할 교수들이 얼마나 부패한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런 비리들을 서로 눈감아주고 있었던 셈이다. 이렇게 비리내용들이 세상에 알려졌지만, 해당 학교의 학생들이 무언가 행동에 돌입했다는 소식은 찾아볼 수 없다. 

지난 7월 14일 발표된 연세대 종합감사 결과에 따르면, 연세대 교수 1명은 딸에게 자신의 강의를 들을 것을 권유하고 A+ 학점을 줬으며, 연세대 대학원 입학전형 서류심사 평가위원 교수 6명은 동료교수의 딸을 경영학과 일반대학원에 합격시키기 위해 구술시험 점수를 조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연세대 주요 보직을 맡은 교수들은 별도의 증빙 없이 총 10억5천여만원을 법인카드로 사용했으며, 연세대 부속병원 소속 교수 등은 유흥주점과 골프장 등에서 법인카드로 2억2천여만원을 부당하게 사용한 사실도 밝혀졌다.

지난달 24일 발표된 고려대 종합감사 결과에 따르면, 고려대 교수 13명은 서양음식점으로 위장한 유흥업소에서 1인당 1인당 최소 35만원, 최대 2478만원을 최대 86차례에 걸쳐 총 6693만원을 법인카드로 결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비용은 혈세와 학생들이 낸 등록금으로 마련된 비용이었다. 또 고려대는 체육특기자 전형에서 예정에 없던 5명을 부당선발한 사실이 드러났다. 또 연세대와 마찬가지로 자녀들에게 자신의 수업을 듣게하고 높은 학점을 준 교수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는데, 자녀 14명이 교수 부모에게 23개 과목을 수강했는데 대부분 A+와 A 학점을 받았다. 일반대학원 26개 학과에서 입시서류 자료를 보관하지 않고 있었다. 

고려대 종합감사 결과에 따르면, 고려대 교수 13명은 서양음식점으로 위장한 유흥업소에서 6693만원을 법인카드로 결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자녀들에게 자신의 수업을 듣게하고 높은 학점을 준 교수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는데, 자녀 14명이 교수 부모에게 23개 과목을 수강했는데 대부분 A+와 A 학점을 받았다. /ⓒ MBC
고려대 종합감사 결과에 따르면, 고려대 교수 13명은 서양음식점으로 위장한 유흥업소에서 6693만원을 법인카드로 결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자녀들에게 자신의 수업을 듣게하고 높은 학점을 준 교수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는데, 자녀 14명이 교수 부모에게 23개 과목을 수강했는데 대부분 A+와 A 학점을 받았다. /ⓒ MBC

학교 내 입시비리, 유흥업소·골프장 등에서의 법인카드 무단사용 등의 비리가 낱낱이 드러난 것을 보면 이들의 전횡을 견제할 사학법 개정이 절실히 필요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도 학내 구성원들이 분노해서 일어났다는 소식은 듣기 어렵다. 총학에서 학교 측에 공개사과 및 관련자 처벌 등을 요구하는 성명서 한 장만을 발표했을 뿐 다른 움직임은 없다. 조국 전 장관 때처럼 의혹도 아닌, 명백하게 사실로 드러난 내용임에도 매우 소극적으로 대응한다. 이들이 1년 사이에 갑자기 '불공정'에 대한 분노가 사그라들었나, 아니면 특정 사안에는 침묵하는 '선택적 분노'를 하고 있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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