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초로 현직 검찰총장에 대해 2차례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라임 사건과 검사비위, 검찰총장 가족 비리의혹 등의 수사를 맡은 서울중앙지검과 서울남부지검에 대해 “법무부 및 대검찰청 등 상부기관으로부터 독립하여 특별검사에 준하는 자세로 수사하라”고 지시했다.

추미애 법무부장관 페이스북 갈무리
추미애 법무부장관 페이스북 갈무리

앞서 추 장관은 19일 ‘라임 로비 의혹’ 및 윤석열 검찰총장 가족비리 의혹에 대해 수사지휘권을 행사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라임 사건과 가족 관련 사건 수사에 관여하지 말라고 지시한 것이다.

이날 추 장관은 검찰에 해당 사건 수사팀이 독립 수사한 뒤 결과만 총장에게 보고하라고 지시했으며 이는 지난 7월 채널 A 이동재 기자와 한동훈 검사장의 유착의혹 관련 수사지휘에 이어 두 번째다.

이에 대해 당시 법무부는 “라임 사건 관련 야권 정치인과 검찰 관계자 로비 의혹에 대한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며 “윤 총장이 제대로 지휘를 안 했다”거나 “수사팀이 ‘짜맞추기 수사’를 했다”는 의혹이 있다는 표현까지 사용했다.

또 “접대를 받은 검사가 수사를 주도했다는 의혹이 일부 사실로 확인했다”고 한 뒤 “로비의혹이 제기된 검사 등을 수사·공판팀에서 배제하라”는 지시도 내렸다.

나아가 윤 총장 가족 사건에 대해선 ‘국민 우려’를 이유로 윤 총장이 사건수사 지휘를 할 수 없도록 했다. 즉 “윤 총장 가족에 대해 고소·고발이 여럿 있었지만 장기간 규명이 안 돼 공정성 우려가 나온다”고 지적하며, 이번 지휘는 즉시 효력이 발생한다고 못박았다.

이에 대검찰청도 이 같은 법무부장관의 수사지휘에 수긍, “검찰총장은 더 이상 라임사건의 수사를 지휘할 수 없게 됐다”고 밝하는 것으로 별다른 이견 없이 수용했음을 전했다.

따라서 20일 추 장관은 “검찰총장이 태세를 전환하여 법무부장관의 지휘를 따른 것은 당연한 조치이고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이 같이 지시하고 “오로지 법과 양심, 원칙에 따라 신속하고 철저히 수사하여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분발하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는 “법이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성역없이 동일한 기준과 잣대에 따라 공명정대하게 적용되어야 하고, 이는 전•현직 법무부 장관이나 정관계인사 관련사건 뿐만 아니라 검찰총장과 그 가족 ,검사비위 관련 사건에도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할 것”이라며 “아울러 검찰 구성원 여러분들은 흔들림없이 민생과 인권에 더욱 집중하여 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추 장관의 이 언급은 검찰이 조국 전 장관의 가족수사 당시 수십 차례 압수수색 등을 진행하는 등 수사한 것을 빗대 이 같은 철저한 자세로 윤 총장의 장모와 부인관련 의혹 수사에 나설 것을 주문한 셈이다. 그래선지 추 장관은 이 내용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개, 이번조치의 중대함을 강조했다.

한편 이 같은 법무부 장관의 지시에도 검사로비 수사가 제대로 이뤄질 것인지는 미지수다.

서울남부지검은 20일 “라임 로비사건 수사에 관여하지 않은 금융조사부 등 소속 검사 5명으로 ‘라임사태 관련 검사 향응수수 등 사건’ 수사전담팀을 별도 구성하여 제반의혹을 신속하게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라임펀드 판매비리 등 사건은 종전 수사팀에서 차질없이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는 동일지검에서 수사를 하는 동료검사를 다른 검사가 피의자로 불러 수사하도록 한 것이므로 과연 제대로 된 수사결과를 내놓을 수 있을 것인지 의문이다. 따라서 최소한 룸살롱 향응을 받은 것으로 특정된 검사는 수사일선에서 손을 떼게 하고 오로지 의혹수사만 받도록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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