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재계의 거목이자 '글로벌 거인'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향년 78세로 타계했다. 각 언론사 보도에 따르면 이 회장은 2014년 5월 자택에서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진 이후 6년여 동안 입원 치료를 받아온 서울삼성병원에서 유명을 달리했다.

이 회장은 1987년 작고한 고(故) 호암 이병철 회장의 유언에 따라 같은해 삼성그룹의 회장을 물려 받았다. 여덟 남매 중 일곱째(아들 중 막내)인 이 회장이 실질적인 후계자로 지목된 데에는 그의 타고난 경영능력이 작용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45세의 젊은 나이에 대한민국 선두기업인 삼성그룹의 경영권을 쥐게 된 이 회장은 1987년 12월1일 취임 당시 '삼성 제2의 창업'을 선언했다.

이 회장은 선친인 호암의 기업 이념인 '제일주의'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초일류 삼성'을 모토로 끊임 없는 경영 혁신에 주력해 왔다.

'삼성가족', '신경영의 동반자', '세계 표준'을 표방하며 삼성의 '신경영'을 이끈 이 회장은 반도체와 휴대전화를 앞세운 '세계 속의 삼성'을 구축하는데 뛰어난 경영 수완을 발휘했다.

고비 때마다 부단한 혁신과 기업문화 쇄신을 강조하고 위기를 돌파해 나가면서 삼성을 세계 5위권의 브랜드로 성장시켰다.

기업 경영 외에도 이 회장은 대한레슬링협회 회장을 맡아 한국 레슬링의 황금기를 이끌었다. 또 기업 차원의 각 종목별 팀을 운영해 국내 스포츠 발전에 일익을 담당했다. 특히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유치 성공을 진두지휘 하면서 스포츠 불모지 대한민국을 지구촌에 각인하는데 기여했다.

"불확실성 속에서 변화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시장과 기술의 한계를 돌파해야 한다. 남보다 높은 곳에서 더 멀리 보고 새로운 기술,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내자. 미래를 대비하는 주역은 바로 여러분이다. 자유롭게 상상하고 마음껏 도전하기 바란다."

이 회장은 2014년 신년사를 통해 삼성 가족들에게 '신사업 개척'을 주창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병석에 누웠다. 그렇게 그는 스러졌다.

나열할 수 없는 수 많은 '공(功)'을 남긴 이 회장이지만, '과(過)'도 그의 그림자가 돼 붙어다니며 세간의 입에 오르내렸다. 

'무노조 경영' '삼성 공화국' '정경 유착' 등이 이 회장의 업적을 퇴색시켰다는 데 이견을 다는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지난 20년간 양에서 질로 대전환을 이루었듯 이제부터는 질을 넘어 제품과 서비스, 사업의 품격과 가치를 높이자. 우리의 더 높은 목표와 이상을 향해 힘차게 나아가자."

이 회장의 마지막 유지(遺志)였을지도 모를 이 외침을 '3세 경영'체제의 삼성이 귀담아 들어야 한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유례 없는 위기가 닥친 요즘입니다. "택(턱)도 없다" "다 바꿔라" 고인의 어눌하지만 날카로운 직언이 지금 우리사회에 큰 울림으로 퍼지길 기대하면서,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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