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1주기인 16일, 서울시내 곳곳에서 추모 행진과 집회 등이 이어졌다. 준비한 노란리본을 행인들에게 나눠주는 이들도 있었다.

[연합통신넷= 심종완기자] 세월호 참사 1주년을 맞아 16일 사고 현장인 진도 팽목항과 안산 단원구는 물론이고 서울·인천·광주·부산 등 전국 각지에서 추모 행사가 이어졌다. 특히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주요 지역에는 아침부터 슬픈 비가 내렸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추모객이 분향소를 찾았다.

세월호 인양 및 특별법 제정과 관련한 갈등도 빚어져 합동 추모식이 취소되는 등 여전히 깊은 상처를 드러내 보는 이들을 안쓰럽게 했다.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소리가 아직도 생생하기만 한 경기도 안산시에서는 오전10시부터 1분간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는 사이렌이 도시 전체에 울려퍼졌다. 일반인 희생자의 유가족들은 헌화하면서 눈물을 흘리거나 영정을 만지며 오열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택시운전기사 임영호(47) 씨의 택시는 아직도 ‘노란색’이다. 노란뱃지와 리본으로 택시 앞좌석을 도배한 채 세월호 피해가족을 위한 운전봉사를 진행한 지 벌써 1년째. 동료들은 모두 생업으로 복귀했지만 그는 여전히 아픈 가족들을 두고 쉽게 현장을 떠날 수 없었다.

최근 임씨는 안산에서 광화문을 오가는 가족들을 위해 5만 원 가량하는 택시비를 포기하고 무료로 봉사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틈틈이 단원고 학생들의 생일까지 챙겨주며 가족들을 위로하는 등 안산의 ‘마지막 택시 천사’ 임무를 수행하는 중이다.

세월호 침몰 직후, 안산의 수많은 택시기사들이 임씨처럼 ‘천사택시’를 자처하며 진도로 달려갔다. 이들은 경기 남부지역에서 진도까지 800여㎞의 거리를 무료로 운행하며 가족들을 도와 전국민의 마음을 훈훈하게 했다.

택시기사들 뿐 아니다. 지난 해 우리 국민들은 임영호 씨처럼 아무런 조건없이 가족들을 위로한 5만 여 명의 천사를 보았다.


사고 발생 직후, 봉사단체들 뿐 아니라 택시운전기사, 친구들로 이뤄진 친목단체, 진도ㆍ안산 지역의 어머니들 등 수많은 ‘개인’들이 마치 약속이나 한듯 경기도 안산과 진도 팽목항으로 모여들었다.

지난 해 11월20일 범정부대책본부가 해체된 219일 간 진도와 안산지역에서 이렇게 봉사에 참여한 단체는 6902개, 인원은 개인과 단체를 포함해 총 5만145 명에 이른다.

이들은 일부 공무원들과 정부부처관계자들이 세금으로 설립된 남도국악원에서 안락하게 자는 동안 자원봉사 천막 아래에 상자를 펴고 새우잠을 청했다. 가족들의 식사시간을 맞추느라 정작 본인들은 라면으로 끼니를 떼우기 일쑤였다. 봉사자들의 베푸는 마음은 곧 모두에게 전달됐다. 당시 기업들은 앞다퉈 진도로 자원봉사자들과 실종자 가족을 위한 생필품을 보냈고, 진도 일대의 숙박업체들은 “봉사자들이 방을 얻으러 올 수 있다”며 일부 객실에 관광객을 받지 않기도 했다.

국가가 해야 할 일을 대신하면서 봉사자들은 이제 가족들만큼이나 아파하고 분노한다.

지난 1년간 116명의 단원고 학생들의 생일을 챙겨준 임영호 씨는 “사람들이 점점 잊어가고 유가족들에게 상처가 되는 말을 하는 게 가슴아프다”며 “아이들 생일도 챙기고 분향소도 들르면서 아이들을 잊지 않기 위해서 이 일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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