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안데레사기자] 포항 진앙 근처에서는 지하수가 샘솟는 현상이 포착됐다. 지진 전후에 지하수가 요동치며 이미 신호를 보낸 셈인데, 전문가들은 지하수의 변화만 감지해도 지진을 예측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동북지진과 거대 해일, 그리고 이로 인해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사고로부터 3년이 되었다. 2011년 동북지진을 비롯하여 1995년 한신아와지지진 등 대형지진이 최근에도 발생하고 있다.

지진 안전 대비를 철저히,.

최근 들어 포항, 경주 일대에 연달아 일어난 지진이 많은 이들을 불안케 하고 있다. 지진은 경주일대에서 일어났지만 지진의 진동은 수도권 일대에서도 느껴졌다. 한반도는 일본과는 달리 지진의 안전지대로 간주되어 왔고 우리나라 사람들은 일본이나 중국에서 대지진이 일어나도 남의 동네일인양 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한반도가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게 되었다. 포항, 경주 뿐만 아니라 한반도 전역에서 지진발생을 배제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갑자기 일어난 지진에 대한 정부의 우왕좌왕한 대응은 국민들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었다. 지진에 대비한 행동수칙들은 문서상으로 준비되어 있었지만 이를 실제로 집행한 경험이 없기 때문에 국민안전처의 누리집이 멈추고 재난안내문자 등이 발송되지 않는 등 많은 문제들이 발생했다. 원자력 발전소의 비상연락망도 오류투성이로 밝혀지는 등 곳곳에서 헛점을 드러냈다. 민간들도 지진에 대한 대비가 거의 전무했기 때문에 지진이 일어났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몰라 큰 혼란이 일어났다. 내진설계가 되지 않은 한옥 등은 큰 피해를 입기도 했으며, 야간자율학습을 하고 있던 학생들은 어찌할찌를 몰라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 카카오톡까지도 일시적으로 불통되는 현상을 보였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크지 않고 재산피해를 입는데 그쳤지만 앞으로의 지진도 이와 같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오산이다.  이제 정부는 지진 발생에 대비한 재난 및 안전관리에 만전을 기할 필요가 있다. 특히 형식적인 모습에 그쳤던 지진 관련 대비 및 훈련을 실제 발생을 대비한 수준으로 격상시켜야 한다. 위험시설의 분류, 보강 대책, 피난처, 구호물자 비축, 행동 수칙 등 전 범위에 걸친 철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지진의 대비에는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하지만 재난이 일어날 경우 겪게 될 피해는 상상을 초월할 가능성이 높다. 당장에 큰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면 차근차근 이를 준비해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네팔 지진, 피할 수 없다면 대비를,.

“마을들이 완전히 파괴돼 네팔지도에서 사라져버렸다.” 네팔지진 현장을 방문한 기자의 표현이다. 지난달 25일 네팔에서 7.8 규모의 대지진이 발생했다. 제2차세계대전 중 히로시마 원자폭탄의 에너지가 지진 6.0에 준하는 강도였음을 감안하면 어마어마한 규모인 것이다. 공식적으로 집계된 사망자 수만 7천명을 넘어섰다. 그러나 참사 직후 프랑스의 연구팀이 지진을 미리 예고한 바 있다는 기사가 쏟아져 나왔다. 그렇다면 네팔은 왜 지진에 대비하지 못했을까?

▲ 판의 위치와 운동 방향

판 구조론, 현재까지 가장 유효한 이론

지진이 일어나는 표면적인 이유는 지하에 응축됐던 에너지가 방출돼 지표를 진동시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명제에는 해결되지 않는 의문이 남는다. ‘지하에 응축된 에너지가 어떤 원리로 방출되는 것인가’라는 물음이 그것이다. 현재 이 물음에 대답하기 위해 가장 많은 과학자들이 도움을 빌리는 이론은 판 구조론이다.

판 구조론은 지구 표면이 약 10개의 판으로 쪼개져 있고 판들이 서로 영향을 끼치며 운동하고 있다는 이론이다. 판은 약 100km 정도의 두께이며 지각과 맨틀 상부로 이뤄져있다. 암석권이라고도 불리는 이 판 아래의 맨틀 중 일부분에는 고체 상태지만 유동성이 있는 연약권이 자리 잡고 있다. 연약권이 가지고 있는 이 유동성 때문에 판은 움직이게 된다.

판은 특성에 따라 두 종류로 나뉘는데 대륙지각을 가지는 판을 대륙판, 해양지각을 가지는 판을 해양판이라고 한다. 각각의 판들은 독자적인 운동방향을 가지고 있다. 이 운동방향에 따른 이동 에너지가 지진을 유발시키는 것이다.

네팔은 유라시아판과 인도판의 경계에 위치한 국가다. 두 판은 서로 충돌하는 방향으로 움직인다. 두 판이 충돌하면 지하에서 엄청난 에너지가 방출되고 그 여파로 지진이 일어난다. 또한 두 판은 모두 대륙판으로 밀도가 같다. 이로 인해 두 대륙판의 충돌 부분의 지각이 위로 솟구치게 된다.

이와는 달리 일본의 지진 발생과 화산 폭발은 밀도가 다른 두 판이 만날 때 나타난다. 일본은 해양판인 태평양판과 대륙판인 유라시아판이 만나는 경계에 위치해 있다. 두 판이 만나면 비교적 밀도가 높은 해양판이 밀도가 낮은 대륙판 아래로 파고드는데 이 과정을 섭입이라 한다. 해양판이 대륙판 아래로 미끄러져 들어가며 섭입하는 경사면에서는 엄청난 마찰열과 함께 에너지가 발생한다. 이 결과 일본에서는 빈번하게 화산 폭발과 지진이 발생한다.

판 구조론으로는 정확한 지진 예측 어려워

참사가 발생한지 얼마 되지 않아 ‘많은 전문가들이 네팔 지진을 예측했다’는 기사가 쏟아졌다. 그렇다면 ‘왜 네팔은 지진에 대비하지 못했나’라는 의문이 자연스레 뒤따른다. 그 이유는 위와 같은 예측들이 전부 정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진 예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장소와 시간이다. 하지만 이번 지진 예측과 관련해 지진 발생의 장소와 시간을 명확하게 제시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그 이유는 거시적으로는 지진의 비밀에 관해 밝혀진 부분이 아주 적기 때문이고 미시적으로는 주장의 근거로서 활용된 판 구조론이 가진 이론적 한계 때문이다.

예측들을 들여다보면 지진이 일어나는 장소는 ‘네팔 일대 중 어딘가’에 그친다. 전문가들이 네팔 일대에 지진이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한 이유는 단순히 네팔이 판의 경계에 있기 때문이다. 이는 ‘일본은 지진에 대비해야 한다’는 예측과 별 차이가 없다고 볼 수 있다. 판 구조론으로는 판의 경계에 있는 장소 중 어딘가에서 지진이 일어난다는 것을 설명할 뿐 진앙지를 정확히 밝혀낼 수 없다.

또한 지진 발생의 정확한 시간을 예측할 수도 없다. 이는 판 구조론이 지진의 발생 시점을 밝혀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진 발생 시간을 정확하게 예측하려면 판이 언제 이동하는지 알아야 한다. 하지만 판 구조론은 판이 이동한다는 현상은 밝혀냈지만 그 원인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못한다. 판의 이동 원리를 정확히 밝혀내기 전까지 지진 발생 시간을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현재 지진 예측의 시간과 관련해서 대부분의 과학자들이 동의하는 것은 ‘지진이 일어난 지 오래된 지역일수록 응축된 에너지가 많이 쌓였기 때문에 지진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정도다.

판 구조론이 가진 한계를 차치하더라도 지진을 정확하게 예측하기 위해 가야할 길은 멀다. 판 구조론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지진들도 많기 때문이다. 그 중 하나가 판내지진이다. 판내지진은 판의 내부에서 일어나는 지진이다. 대표적인 지역으로는 하와이가 있다. 하와이는 판의 경계부가 아니라 태평양판의 내부에 위치해있다. 하지만 하와이는 대표적인 지진 발생지 중 하나다. 저명한 지진학자 중 한 명인 래리 브라운이 “지진 예측은 아직 걸음마 수준을 뗀 것에 불과하다”고 말한 것처럼 지진 예측에 관한 수수께끼들이 아직 많이 남아있다.

▲ 지진에 취약한 설계로 대부분 무너져 내린 네팔의 벽돌 집들

지진 발생 이후를 위한 노력들

위와 같은 이유들로 일본처럼 지진이 많이 발생하는 국가에서는 지진 피해의 최소화에 집중한다. 일본은 단층들을 감시하기 위해 수많은 지진계를 설치했다. 이 지진계들은 중앙 통제센터와 연결돼 있다. 지진계를 통해 예기치 못한 지반의 움직임이 감지되면 대응센터는 그 즉시 전략을 수립한다. 그 실례 중 하나가 열차의 브레이크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지진계를 통해 큰 규모의 지진파가 감지되면 열차를 세우는 제동 장치를 작동시킨다. 실제로 2011년에 있었던 대지진 당시 27대의 초특급열차들이 이 시스템으로 탈선을 피할 수 있었다.

내진 설계에 초점을 맞춰 지진의 위험에 대비하기도 한다. 가장 일반적인 내진 설계는 건물에 철제 골조나 보강 콘크리트를 사용하는 것이다.

때로는 더 나아가 건물에 면진 시스템을 도입하기도 한다. 면진 시스템은 진동이 건물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가하는 것을 막기 위해 건물과 토대 사이에 여러 장치들을 설치하는 것을 말한다. 이 장치들에 고무, 납, 베어링 그리고 진동을 줄여주는 특별한 액체가 활용된다.

문제는 네팔과 같은 경제 빈국들은 위와 같은 내진 설계에 필요한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대학 토목공학과 이수곤 교수는 “내진 설계는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각 나라의 지질과 지진 특성에 맞게 내진 설계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내진 설계를 하는 과정에서는 안정성과 경제성이 상충되므로 이를 적정한 수준에서 함께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런 의미에서 건축 전문가들은 네팔과 아이티를 비롯한 빈국들이 지진에 대비해 목조건물들을 지어야 한다고 말한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유영찬 박사는 “경제빈국들은 경제적인 이유로 인해 벽돌로 된 건물을 많이 짓는다. 하지만 유연성이 없는 벽돌은 지진에 가장 취약한 건물 재료다. 오히려 목조건물들이 에너지를 분산시키는데 유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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