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서울중앙지검장일 때, 그렇게 많은 방씨일가 '고발장' 접수됐는데 단 한 번의 수사도 압수수색도 안 받았을까?
마땅히 윤석열 '징계사유'로 추가되어야 할 방상훈과의 '비밀회동' 논란, 그들의 인연은 거의 20년 가까이 됐었나?
尹이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로 잠시 활동할 무렵, 태평양은 대표변호사까지 '방상훈 변호'에 나서고 있었다.
故 장자연 사건 수사지휘하던 조현오에게도 수시로 '협박' 논란, "조선일보는 정권을 창출시킬 수도 퇴출시킬 수도"
[ 서울 = 뉴스프리존 ] 고승은 기자 = "법원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직무배제 효력 정지를 결정했지만 윤 총장의 불법행위 여부는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습니다. 일각에서는 윤 총장에 대한 징계청구 사유에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과의 만남이 빠졌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윤 총장은 서울중앙지검장을 지낸 2017년 5월부터 2019년 7월 사이 서울중앙지검이 수사하던 중요 사건의 피의자 측이었던 방상훈 사장을 만난 사실을 부인하지 않고 있습니다. 방상훈 사장의 동생 방용훈 코리아나호텔 사장은 조선일보의 대주주로서, 부인 故 이미란 씨에 대해 자녀들이 저지른 학대의 배후라는 의혹을 받아 왔습니다."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2일 최고위원회의)
판사 불법사찰과 검언유착, 감찰 방해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윤석열 검찰총장, 그의 직무정지 징계 사유 중에는 족벌언론사 사주인 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 회장과의 회동도 있었다. 그런데 그보다 더 큰 문제는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과의 비밀 회동 의혹이다. 윤석열 총장은 서울중앙지검장 재직 시절(2017년 5월~2019년 7월) 방상훈 사장을 비밀리에 회동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가 중앙지검장으로 재직하고 있을 당시엔 <조선일보> 방씨 일가의 비리내용들이 가득 담긴 고발장들이 무더기로 접수되곤 했었다. 당시 문제가 됐던 사건 목록은 ▲ TV조선 간부와 박근혜 정권 청와대 안종범 정책수석의 '박근혜 국정농단' 취재 방해 ▲ 방정오 대표 일가의 운전기사 갑질 및 업무상 배임‧횡령 의혹 ▲ 조선일보와 로비스트 박수환 간 기사거래 의혹 ▲ TV조선 출범 당시 방상훈 사장 사돈인 이인수 총장 소속 수원대 법인과의 부당한 주식거래 및 업무상 배임‧횡령 의혹 ▲ 조선일보그룹과 방씨일가의 의정부 가족묘 불법 확대 및 불법 산림훼손 사건 등이다.
특히 이중에서 가장 사회적 공분을 불렀던 것은 방상훈 사장의 손녀(방정오 전 TV조선 대표의 딸)의 운전기사 '갑질' 사건이다. 방정오 전 대표의 가족을 수행했던 50대 운전기사는 방상훈 사장의 손녀(당시 초등학교 3학년)에게 다음과 같은 엽기적인 폭언을 수시로 들어야 했다. 이 녹취록만 봐도, '땅콩 회항' '물컵 던지기' '직원 상습폭행 및 폭언' 등으로 악명을 떨친 한진그룹 조씨 일가(조현아, 조 에밀리 리, 이명희)가 정말 점잖게 느껴질 정도니.
"이 아저씨가 보니까 괴물인가 바본가" "아저씨 짤리든 말든 내가 안 말했으면 아저씨는 해고야. 진짜 미쳤나봐" "그 아저씨가 그나마 너보다 더 나은 거 같아" "일단은 잘못된 게 네 엄마 아빠가 널 교육을 잘못시키고 이상했던 거야. 돈도 없어서 병원하고 치과도 못갔던 거야 가난해서" "돈 벌거면 똑바로 벌어. 아저씨처럼 바보같이 사는 사람 없거든" “나 아저씨 보기 싫어 진짜로. 아저씨 죽으면 좋겠어. 그게 내 소원이야. 아저씨 죽어라. 아저씨 진짜 죽으면 좋겠다” “아저씨는 장애인이야. 팔, 다리, 얼굴, 귀, 입, 특히 입하고 귀가 없는 장애인이라고. 미친 사람이야.”
아울러 서울중앙지검은 2018년 초부터 검찰과거사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故 장자연 씨 사건과 관련해 방상훈 사장의 아들인 방정오 전 TV조선 대표와 동생인 방용훈 코리아나호텔 사장에 대한 수사도 진행하고 있었다. 또 서울중앙지검에 접수된 사건 중에는 방상훈 사장의 동생인 방용훈 사장(조선일보 지분을 10% 가량 보유한 대주주)의 배우자였던 故 이미란씨 사건도 있었다.
자신의 배로 낳은 자녀들에게 집단으로 온갖 엽기적인 '가혹행위'를 당한 것으로 전해지는, 말로 형언하기도 끔찍한 사건이다. 특히 자녀들의 학대 배후에는 방용훈 사장이 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故 이미란씨는 지난 2016년 9월 유서를 남기고 한강에 투신해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故 이미란씨의 모친과 언니는 2017년 2월 방 사장의 딸과 아들에 대해 "어머니를 학대했다"며 자살 교사 및 존속학대, 공동감금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서울중앙지검은 해당 사건을 수서경찰서로 내려보내서 수사토록 했다. 그 사건을 수사중이던 2017년 5월 윤석열 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부임했다.
수서경찰서는 2017년 6월 15일 방용훈 사장의 아들, 딸에 대해 "어머니를 다치게 했다"며 공동존속상해 혐의를 적용,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그런데 검찰은 이들에게 '공동존속상해' 대신 '강요죄’, 즉 모친을 강제로 사설 구급차에 태우려 한 혐의만을 적용시켜 기소했다. 이들이 받을 형량을 크게 낮춰준 것이다.
결국 이들은 결국 법원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해당 시점은 윤 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을 맡고 있을 시기였다. 한국의 잘나가는 재벌일가, 정계, 교육계 등과 끈끈히 혼맥으로 연결돼 있는 <조선일보> 방씨 일가라서 매우 너그럽게 봐준 것이 아니냐는 의심만 나온다.
이같은 문제와 관련,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조선일보 방 씨 일가 사건들이 이어지던 때 윤석열은 서울중앙지검장이었고 피의자 측 인사 방상훈 사장을 만났으며 이는 명백한 검사윤리강령 위반"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검찰과 거대 언론의 유착은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다. 추미애 장관은 지금이라도 윤석열-방상훈 간의 비밀회동을 징계사유로 추가해 진상을 밝혀주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실제로 지난 10월에 열린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윤석열 총장은 방상훈 사장을 만났는지에 대해 물었을 때, "상대 동의(방상훈) 없으면 말씀드릴 수 없다"며 답을 노골적으로 회피했다. 그러면서도 "만나지 않았다"는 답은 하지 않았다. 또 <조선일보> 관련 고발장들이 무더기로 접수됐었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전혀 모른다는 태도로 나왔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 총장님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 만나셨어요? 안 만나셨어요?
윤석열 검찰총장 : 그거 아까도 말씀드린대로, 제가 누구 만난 거는 그 분 상대의 동의 없으면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윤 총장은 또 "과거엔 서울중앙지검장이 언론사 사주들을 많이 만난 걸로 안다"며 오히려 자신은 그런 족벌언론사 사주들과 접촉이 뜸한 편이라고도 했다. 설사 만났어도 별 문제될 게 없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 : 서울중앙지검장이 이렇게 언론 사주들, 조선일보 사주도 만났다는 보도도 있는데 이렇게 언론 사주들 만나는 것이 관행입니까?
윤석열 총장 : 과거에는 많이 만난 걸로 저는 알고 있고요. 저는 오히려 그렇게 높은 사람들 잘 안 만났고 제가 만나도...
박범계 의원 : 이분들 만났냐고 여쭙는 겁니다.
윤석열 총장 : 부적절하게 처신한 적 없습니다.
박범계 의원 : 예의를 갖추고 여쭙는 겁니다. 만났습니까, 안 만났습니까?
윤석열 총장 : 제가 누구 만난 건지 상대방에 대해서는 그거는, 그거를 어떻게 얘기하겠습니까?
이런 윤 총장의 답변 행태와 관련,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은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윤석열 총장)부인과 장모에 대해서 야당에서 (윤석열 총장 인사청문회에서)아주 집요하게 질문이 나올 때도 이게 상대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물어보고 얘기를 해야 된다는 얘기를 했다."며 "그러니까 홍석현 회장이나 방상훈 사장은 가족 레벨까지 올라갔구나는 생각도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역시 양측이 '가족'과 같은 끈끈한 사이여서 그랬던 것일까? 서울중앙지검에 그렇게 <조선일보> 방씨일가 관련 고발장이 무더기로 접수됐음에도, 단 한 번도 방씨일가는 압수수색도 조사도 받지 않았다. 방씨일가는 윤석열 총장의 대표적 '화이트리스트'나 다름없었던 것일까? 역시 온갖 비리 의혹에 휩싸여 있는 자신의 처가나 나경원 전 의원처럼 말이다.
실제 윤석열 총장과 방상훈 사장 간의 인연은 굉장히 오래된 일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하승수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변호사)는 지난달 30일 페이스북에서 양측의 부적절한 비밀회동 논란에 대해 "윤석열 총장은 검사가 지켜야 할 기본적인 윤리기준도 지키지 않은 것이니, 윤석열-방상훈 비밀회동은 징계사유로 반드시 추가해야 한다"고 법무부에 촉구하면서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검사를 하다가 2002년 검찰을 그만두고 1년동안 변호사를 합니다. 법무법인 태평양 소속으로. 그리고 다시 검찰로 복귀합니다. 윤석열 총장이 법무법인 태평양에서 일할 당시에, 법무법인 태평양이 맡고 있던 형사사건 중에 하나가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의 탈세 형사재판이었습니다. 그러니 그 때부터 서로 알았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실제로 그 무렵, 방상훈 사장은 횡령 및 조세포탈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었다. 당시 <조선일보>에 나온 관련 기사를 찾아보니, 방 사장의 변호인단에는 법무법인 태평양이 참여하고 있었다.
"24일 열린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에 대한 첫 공판에서 변호인들은 「의견서」를 통해 방 사장의 횡령 및 조세포탈 혐의의 고의성이 없어 범죄로 볼 수 없다는 주장을 폈다. 변호인단으로는 이종욱 법무법인 태평양 대표변호사를 비롯, 나천수, 곽태철, 문강배 변호사가 참여했다." (2001년 9월 24일 조선일보 인용)
당시 대표변호사까지 변호인단에 참여한 것을 보면, 당시 <조선일보>와 법무법인 태평양 간의 관계가 꽤 끈끈했던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실제로 윤 총장은 2002년 검사를 그만두고 약 1년간 법무법인 태평양에서 변호사로 근무한 바 있다. 당시 윤 총장은 법무법인 태평양의 '특수통 영입 1호'였다고 한다.
하승수 대표는 "윤 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이 되었을 때, 조선일보 방씨일가가 피고소·고발인인 사건(특히 자신과 경제공동체인 동생 방용훈의 아들·딸이 피의자인 중요사건 등)이 있었던 것"이라며 "이런 상황이라면 당연히 윤석열 총장이 방상훈 사장을 만나서는 안 된다. 더구나 바깥에서 비밀리에 만나는 것은 더더욱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 만남이 수사.기소에 영향을 미쳤는가와는 별개로, 공정성을 의심받을 수밖에 없는 '사적 접촉'을 한 것"이라고 꾸짖었다.
그는 방상훈 사장의 존재에 대해 "그는 족벌언론을 상속받았고 그것을 자식에게 물려주려고 하는 대한민국 거대족벌 세습언론의 핵심"이라며 "고 장자연님 사건 수사 당시 방상훈 사장의 밑에서 일하는 자가 '우리가 마음먹으면 정권도 바꿀 수 있다'고 조현오 당시 경기지방경찰청장을 협박했다는 의혹이 있는 사람이다. 한 마디로 자신이 법 위에 군림하고 있다고 착각하는 것처럼 행세하는 사람"이라고 명명했다.
이명박 정부 경찰청장을 맡았던 조현오 전 청장은 지난 2009년 3월 경기지방경찰청장으로 재직 중이었고, 故 장자연씨 수사를 총지휘한 바 있다. 그는 수사를 할 당시 <조선일보>의 외압이 있었다고 폭로했다가 <조선일보>로부터 고소를 당한 바 있다. 그는 재판과정에서 장자연씨 수사 초기부터 조선일보 측에 수사 상황을 자세히 알려줬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수사기밀을 제외하고는 당시 이종원 <조선일보> 부국장한테 얘기했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2009년 당시 수사 실무진이 방상훈 사장에 대한 출석요구를 하자, 이동한 당시 <조선일보> 사회부장이 찾아와 협박을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당시 이동한 부장은 "우리 조선일보는 정권을 창출시킬 수도 있고 퇴출시킬 수도 있다, 이명박 정부가 조선일보와 한판 붙자는 거냐"라고 했다고 조현오 전 청장은 전했다.
나아가 방상훈 사장의 이름이 거론되지 않게 해달라며 여러 차례 협박을 <조선일보> 측에 받았다고도 증언했다. 그 때문이었는지, 방상훈 사장은 소환조사를 받지도 않았고 수사관들이 직접 <조선일보> 측을 방문해 조사했다고 한다.
하승수 대표는 이같은 사건을 언급하며 "법질서를 수호해야 할 서울중앙지검장이 그를 비밀리에 따로 만난다?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거듭 윤 총장을 거세게 꾸짖었다. 사실 대다수 언론들이 '윤석열 지킴이'로 나서며 윤 총장 측에서 하는 언론플레이에 적극 가담하지만, 국내 최대 족벌언론인 <조선일보>는 그 중에서도 단연 으뜸이며 이를 주도적으로 행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물론, 노무현 정부를 마구잡이로 흔들었던 것도 바로 <조선일보>다. "조선일보는 항상 조선일보로 반박한다"는 사례를 수없이 남기면서 말이다. 위에서 <조선일보> 간부가 했다는 "조선일보는 정권을 창출시킬 수도 있고 퇴출시킬 수도 있다, 이명박 정부가 조선일보와 한판 붙자는 거냐"라는 말이 사실인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그들이 지금 하고 있는 행위를 보면 정확히 맞는 듯하다. 임기가 정해져 있는 정권보다도, 이들은 훨씬 더 강한 권력을 쥐고 있으면서 군림하던 것이다.
전두환 정권 시절 언론통폐합, 언론인 강제해직, 보도지침(보도검열) 등을 주도했던, 특히 <조선일보>에서 오랫동안 근무하기도 했던 故 허문도씨는 과거 전두환을 독대하며 "여론은 힘을 가진 쪽에서 만들어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해진다. '전두환의 괴벨스'로 악명을 떨쳤던 허씨가 갖고 있던 사고와, 현재 <조선일보>가 가진 사고는 판박이처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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