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가 400배 차이임에도, 비슷하게 다뤄지는 언론보도. '검찰-윤석열' 관련 언론지형은 얼마나 기울어져 있는가?
양측 인원 비교하는 게 무의미할 정도임에도, 마치 '동등한' 비중으로 나가는 이유는 대체 무엇일까?
'검찰개혁' 천주교사제단 "입만 열면 나라가 곧 망할 것처럼 쏟아내는 거짓뉴스들 때문에, 시민들 영혼 병들어간다"
추미애 "현실을 객관적으로 알 수 있는 공간이 이렇게 없다는 것이 정말 아쉽지만, 울림은 진실과 비례할 것"
[ 서울 = 뉴스프리존 ] 고승은 기자 =
<천주교 사제·수도자 4000인 선언, 서울대 교수 10명 시국선언 보도 현황(업데이트)>
* 17시 현재 네이버 검색 기준, 검색 등록순
▲ 천주교 사제·수도자 4000인 선언(33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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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 교수 10명 시국선언(33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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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OT 천주교, ONLY 서울대 교수 보도 매체(19개)
조선일보, 중앙일보, 국민일보, 노컷뉴스, 뉴스윅스, 뉴스핌, 매일경제, 문화일보, 시사저널, 아시아경제, 이데일리, 이투데이, 천지일보, 한국경제, 일요신문, 스카이데일리, 매일일보, 데일리안, MBC (고일석 더브리핑 대표기자, 7일 페이스북)
7일 월요일 오전에는 이주 내내 뜨거울 수밖에 없는 '검찰개혁'을 두고 양측에서 시국선언이 흘러나왔다. 하나는 이날 오전 11시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천주교 사제·수도자 3천951인 선언 기자회견'이었으며, 다른 하나는 서울대 교수 10명이 온라인으로 화상 기자회견으로 밝힌 '민주주의 퇴행을 염려하는 서울대 교수들의 선언문'으로, 사실상 '맞불'로 보이는 선언이었다.
"검찰개혁을 외치는" 사제단에 따르면, 이번 대검찰청 앞에서의 시국선언에는 김희중 대주교 등 대주교와 주교 6명과 사제 926명 등 모두 3951명이 참여했다. 양측의 인원을 비교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4천명 대 10명의 선언이니 거의 400배 차이다.
반면 윤석열 검찰총장을 두둔하는 서울대 교수 측에선 조영달 사회교육과 교수가 대표로 나왔을 뿐, 나머지 9명은 실명도 얼굴도 알려지지 않았다. 조영달 교수는 그럼에도 "사실상 시국선언"이라고 강변했다. 그는 "명단을 공개해달라"는 취재진의 요청에 "시절이 수상해 명단 공개로 고통받는 분들이 있어 당장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며 "이후 서울대 전체 교수사회 동참을 호소하는 과정에서 명단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검찰당 대표' 격인 윤석열 총장을 두둔하고 늘 문제를 물타기하기 바쁜 언론들에서 자신들을 그토록 비중있게 다뤄줄 게 분명함에도 왜 노출을 꺼리는지 희안할 따름이다. 선언문에 대한 아무런 문제제기 없이 "따옴표" 표시로 받아 적을 언론들이 넘쳐날 게 분명함에도, 왜 그리도 떳떳하지 못한지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랄까.
이날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지난 1일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종교계 100인 선언을 지지한다"며 "검찰은 오늘 이 순간까지 자신이 걸어온 시간을 돌아보면서 참회하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사건을 조작해서 무고한 이를 간첩으로 만들고, 없는 죄를 뒤집어씌워 멀쩡한 인생을 망치게 만드는가 하면, 그것도 모자라 가진 사람들의 죄는 남몰래 가려주고 치워주었던 한국검찰의 악행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라고 상기시켰다.
이들은 "'(검찰이)소송 때 남을 지게 만들고, 재판하는 사람에게 올가미를 씌우며, 무죄한 이의 권리를 까닭 없이 왜곡하는' 악행이 가능했던 것은 수사든 기소든 하고 싶으면 하고, 하기 싫으면 하지 않아도 되는, 그러고도 결과에 대해서는 일체 책임을 지지 않는 무제한의 권능 때문"이었다며 "앞에서는 부패와 거악을 척결한다면서, 뒤에서는 현직과 전관들이 밀어주고 당겨주는 뒷거래를 일삼았을 수 있었던 것도 마찬가지 이유"라며 검찰 개혁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이들은 윤석열 총장에 대해선 "남의 허물에 대해서는 티끌 같은 일도 사납게 따지면서 자신에게는 한없이 관대해지는 이중적 태도는 검찰의 고질적 악습을 고스란히 보여준다"라며 "특권층의 비리와 범죄에 대해서는 얼마든지 눈감아 주지만, 자신의 이해와 맞지 않으면 그 어떤 상대라도, 그것이 국민이 선출한 최고 권력이라도 거침없이 올가미를 들고 달려드는 통제 불능의 폭력성을 언제까지나 참아줄 수 없다"고 꾸짖었다.
이들은 '검언유착'의 절정을 보여준 언론에 대해서도 "입만 열면 나라가 곧 망할 것처럼 쏟아내는 거짓뉴스들 때문에 시민들의 영혼은 하루하루 병들어 가고 있다"라고 꾸짖으며 "언론은 진실을 격려하고 거짓을 꾸짖는 본래의 사명을 어서 회복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조영달 교수가 공개한 서울대 교수 선언문에선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의 대립은 그 본질이 검찰을 권력에 복종하도록 예속화하겠다는 것"이라며 "임기가 보장된 검찰총장에 대해 다수의 이견이 있음에도 징계를 하겠다는 것은 법치주의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고 주장했다. 윤석열 총장은 추미애 장관으로부터 판사 불법사찰이나 검언유착, 감찰방해, 언론사주와의 비밀회동 등의 혐의를 지적받으며 직무가 정지됐었다.
이들은 "선출된 권력이 모든 통제를 하겠다는 발상은 어떠한 경우든 권력의 전횡을 견제와 균형의 원리로 제어하는 것이 우리 헌법의 핵심임을 이해하지 못한 데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최근 수십년간을 권력의 전횡과 독재를 막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했던 우리 국민에게 최근에 벌어지고 있는 법치주의의 훼손과 민주주의의 퇴행은 그야말로 충격이 아닐 수 없다"고 목소릴 높였다. 수사권-기소권 등을 70여년간 독점하고 있는 무소불위 검찰 권력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분명 양측의 규모 차이는 약 400배에 달한다. 그런데 언론보도 행태는 어떠할까? 보도 숫자가 거의 비등비등할 정도다. 고일석 <더브리핑> 대표기자는 페이스북을 통해 7일 오후 17시까지 네이버에서 검색되는 언론사 기준으로 어떻게 다루었는지 통계를 제시했다. 천주교 사제·수도자 4천인 시국선언에 대해 보도한 언론사는 33개, 서울대 교수 10인(9인 비공개)의 선언문을 보도한 언론사도 역시 33개였다.
천주교 사제·수도자 4천인 시국선언에 대해선 보도하지 않고, 서울대 일부 교수의 선언문만 보도한 매체는 <조선일보> <중앙일보> <문화일보> 등 무려 19개에 달했다. 이렇게 규모가 400배라는 차이가 나는데도 마치 동등한 규모인 것처럼 보도가 되니, 얼마나 언론지형이 심할 정도로 기울어져 있는지 짐작케하는 대목이다. 정말 검찰개혁 문제에 있어 언론보도의 행태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넘어 '깎아내린 절벽'이라고 표현하는 게 맞을 듯하다.
이는 마치 더불어민주당 의원들 중 한 명이 '튀는' 목소리를 낸다고 해서, 찬반 목소리가 반반으로 갈리는 것처럼 몰아가는 행태랑 무엇이 다를까? 과거 촛불집회 인원이 수만명 참여했을 때, 옆에서 맞불집회 인원 수십~수백명 참여한 것을 끼워넣어 동등하게 보도한 거랑 무엇이 다를까?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고일석 기자의 게시물을 공유하면서 "오늘 서울대 교수 협의회 시국선언(참여자 10명)과 천주교 사제·수도자 시국선언(참여자 3,951명)이 있었다"며 "오늘 하루 일어난 현실을 객관적으로 알 수 있는 공간이 이렇게 없다는 것이 정말 아쉽다. 허나, 울림은 진실과 비례하다는 것을 믿는다"고 굳건한 의지를 보였다.
- 서울대 민주동문회 "검찰 개혁의 촛불을 다시 듭시다!"
- "국민이 선출한 최고 권력에도 올가미 들고 달려드는 통제 불능의 폭력성 언제까지나 참아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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