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프리존] 이동근 기자=한림대학교의료원이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를 이용한 의료 시스템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과 스타랩스 관계자들이 4일, 클라우드·AI 기반의 빅데이터 분석 및 의료영상 분석 서비스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식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 한림대의료원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과 스타랩스 관계자들이 4일, 클라우드·AI 기반의 빅데이터 분석 및 의료영상 분석 서비스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식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 한림대의료원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은 4일, 클라우드·AI·빅데이터 전문 기업인 스타랩스와 클라우드·AI 기반의 빅데이터 분석 및 의료영상 분석 서비스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동탄성심병원은 2028년까지 국내 최고의 디지털스마트병원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AI를 이용한 음성인식 의료녹취 시스템과 안면인식 병동출입 시스템 등 다양한 디지털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이성호 동탄성심병원장은 "국내 최고의 스마트병원이라는 비전 달성을 위해서 무엇보다 국내 스타트업 기업들과의 협업이 최우선"이라며 "국내 클라우드 및 AI 빅데이터 분석 기술 부문에서 앞서가는 스타랩스와 협약을 맺게 돼 첨단 스마트병원 구축에 한 발 더 앞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림대학교춘천성심병원과 한림대학교산학협력단은 수면 질 AI 데이터 구축에 나섰다. 지난 11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한국정보화진흥원이 주관하는 'AI 학습용 데이터 구축 사업' 중 'AI 기술의 수면 산업 적용 활성화를 위한 수면다원검사 데이터 공개 사업' 수행기관으로 최근 선정된 것이다.

양측이 서울대병원, 아워랩, 마인즈앤컴퍼니, 스트라티오코리아, 오엠인터랙티브, 알투소프트 등 외부 기관과 컨소시엄을 구성, 진행하는 이번 사업은 2020년 12월 31일까지 수면 산업에 적용 가능한 데이터 구축과 AI 알고리즘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림대춘천성심병원과 한림대 소프트웨어융합대학은 뇌파·산소포화도·심전도·이상호흡·움직임 등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파악할 수 있는 10여 종의 생체신호 데이터를 분석하고 각각의 항목을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정보로 자동으로 해석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있다.

한림대춘천성심병원 김동규 이비인후과 교수(세부과제 연구책임자)는 "이번 사업을 통해 1만 건 이상의 수면다원검사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수면다원검사 자동 판독 AI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며 "수면 데이터가 AI 기술과 만나면 개인 건강관리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수면 산업 활성화 등 다양한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림대 이정근 소프트웨어융합대학 교수는 "이번 과제를 수행하면서 축적된 연구역량을 바탕으로 수면 중 생체신호로 심근경색·뇌졸중 등 심뇌혈관질환 위험인자를 감별할 수 있는 AI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있다"며 "모델이 완성된다면 개인별 수면 데이터로 발생 가능한 질환을 사전에 파악해 대처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림대춘천성심병원 간호사가 2시간 간격 자세 바꿔주기, 기침 유도 등 흡인성 폐렴 고위험 환자를 돌보고 있다. 사진 = 한림대의료원
한림대춘천성심병원 간호사가 2시간 간격 자세 바꿔주기, 기침 유도 등 흡인성 폐렴 고위험 환자를 돌보고 있다. 사진 = 한림대의료원

춘천성심병원은 지난 11월, 연하장애(삼킴장애)로 인한 흡인성 폐렴 발병 위험을 예측하는 AI 모델도 개발한 바 있다. 연하장애로 인한 흡인성 폐렴은 식도로 넘어가야 할 음식물이 기도를 통해 폐에 들어가 염증을 일으키는 것으로 발생하는 질환이며, 흡인성 폐렴은 병원 입원환자의 주요 사망원인으로 꼽힐 뿐 아니라, 심각한 원내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춘천성심병원은 최근 10년간 흡인성 폐렴 데이터 60만 건 가운데 흡인성 폐렴 단독으로 입원한 환자 6543명의 데이터를 추출하고, 머신러닝 알고리즘에 적용해 AI 모델을 개발했다. AI 모델이 학습한 데이터의 종류는 의식수준·구토 여부·산소투여 여부·탈수 여부·복용약물 등 20여 가지가 넘는다는 것이 병원 측의 설명이다.

이 모델은 의료진이 처방전달시스템(OCS)에서 환자정보를 조회할 때마다 실시간으로 흡인성 폐렴 발생 가능성을 계산, 예측값에 따라 환자를 고·중·저위험군으로 분류한다.

춘천성심병원 손종희 신경과 교수(기획실장)는 "기존에는 반복되는 뇌경색, 치매, 의식저하 등 입원환자의 흡인성 폐렴 발생 위험을 높이는 임상적 상황만을 보고 대처할 수밖에 없었다"며 "이제는 AI 모델을 통해 실시간으로 입원환자의 흡인성 폐렴 발병 위험도를 확인하고, 질병 발생 전에 이를 대처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춘천성심병원은 지난 8월 3일, 병원 처방전달시스템(OCS)과 연동한 환자맞춤형 AI 챗봇 '한림스마트봇'도 도입한 바 있다. 한림스마트봇은 기존 환자용 고객가이드앱 뿐만 아니라 카카오톡, 네이버 톡톡 플랫폼으로 이용할 수 있어 접근성이 뛰어나고, 실시간 환자의료정보가 반영됐기 때문에 개인 맞춤형 상담이 가능하다는 것이 병원 측의 설명이다.

자연어처리 기술로 학습한 알고리즘을 활용해 병원 이용 전반에 관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예약된 외래진료나 검사를 24시간 언제나 쉽게 변경하거나 취소할 수 있다. 또 진료 접수비 납부까지 가능하다.

한림 커맨드센터 상황실 앞에서 센터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석만근 대리, 안명희 팀장, 이미연 센터장, 황상근 대리, 태호열 계장. 사진 = 한림대의료원
한림 커맨드센터 상황실 앞에서 센터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석만근 대리, 안명희 팀장, 이미연 센터장, 황상근 대리, 태호열 계장. 사진 = 한림대의료원

한림대학교성심병원 소속 한림 커맨드센터는 2020년 1월부터 자체 개발한 '커맨드센터 진료 상황 실시간 예측 AI 프로그램'을 지난 10월 본격 가동했다.

이 프로그램은 내원한 환자의 질환·나이·성별·중증도 등 환자 우선순위에 따라 진료 단계를 실시간으로 분석·예측해 환자가 검사를 받거나 입·퇴원을 하기 위해 오랜 시간 기다려야 하는 불편함을 크게 줄인다는 것이 센터 측의 설명이다.

AI 프로그램에는 ▲중환자 의료지원 최적화 ▲병상 배정 최적화 ▲병동 케이스 매니저(Case Manager) 시스템이 탑재돼 있다. 또 병원 운영 흐름을 실시간으로 확인, 업무 로딩이 걸리는 진료과나 검사실이 선순환으로 개선되도록 해당 지표를 분석해 의사 결정권자에게 가이드를 제공한다. 향후 응급실 환자 현황(throughput) 및 외래 환자 동선, 검사 현황까지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구축할 예정이다.

이미연 한림 커맨드센터장은 "입원환자의 일반병상 및 중환자실 배정부터 응급실·검사실 현황 등 확인 가능한 모든 병원 운영 현황을 AI 예측 모델이 실시간으로 보고하고 복잡한 의사 결정의 기준을 마련하여 최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디지털 혁신병원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경호 성심병원장은 "기존에 쓰이던 시판 프로그램은 국내 의료환경에 적용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아 병원 내에서 국내 병원 특성 및 의료비용 부담 체계에 적합하도록 직접 설계했다"며 "이는 한국형 병원 의료데이터 플랫폼 실무적용의 첫 사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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