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잘 먹고 예쁜 똥을 눠야 건강하다'는 말이 있다. 먹는 것만큼 원활한 배변도 중요하다는 의미. 하지만 항문은 여간 신경 써 살피지 않으면 아이가 가려움이나 통증을 느껴도 그냥 지나치기 쉽다. 흔히 겪는 소아 항문질환을 증상별로 정리했다.

똥꼬가 가려워요~ 항문소양증

소아 항문질환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항문소양증은 항문의 기능이나 구조적인 문제없이 항문 주위가 가려운 병증을 말한다. 가려움이 지속적이지 않고 가끔 가렵다면 기생충 감염보다는 항문의 위생 상태가 좋지 않거나 피부염인 경우가 더 많다. 아토피 피부염 또는 특정 음식에 의해 유발되기도 한다. 항문 가려움은 누구나 일시적으로 느낄 수 있는 증상으로 원인이 다양한데 배변 후 닦으면서 휴지·물티슈 성분에 자극을 받거나 통기성이 좋지 않은 꽉 끼는 옷을 입어 항문이 습해지면서 유발될 수 있다. 우선 아이가 항문에 손을 대지 못하게 하고, 따뜻한 물로 5~10분 정도 좌욕을 하면 증상이 많이 호전된다. 좌욕 후 항문의 물기를 완전히 말리고 순면 속옷을 입힐 것.

 

살이 찢어져 피가 나요! 항문열상

항문에서 피가 묻어나는 것은 대부분 딱딱한 대변을 보다 항문이 찢어진 경우. 찢어진 부위가 잘 아물지 않은 상태로 대변을 보면 같은 부위가 또 찢어지면서 피가 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피가 나면서 통증이 느껴지면 아이가 배변을 하지 않으려 하므로 변비를 불러 증상이 더욱 악화되기도 한다. 좌욕을 하면 효과적이므로 하루 3~4번 따뜻한 물에 10분쯤 앉혀놓으면 좋다. 증상이 심하면 병원을 찾아 소염진통제를 처방받아 먹이는 것도 방법. 변비가 주요 원인이므로 근본적으로 이를 개선하는 식습관이 중요하다. 변비가 심한 경우 이를 먼저 해결해야 항문열상이 호전된다.

항문에 덧살이 나왔어요! 항문치열

항문치열은 변이 굵거나 단단한 경우 배변 시 항문관 내 피부가 조금 찢어졌다, 아물기를 반복하는 것을 말한다. 항문열상과 피가 나는 증상은 비슷하지만 출혈 부위가 항문 안쪽이어서 더욱 신경 써야 한다. 배변 후 휴지에 피가 묻어나거나 대변볼 때 아이가 힘들어하고 아파하며, 급기야 배변을 거부하며 참기까지 한다. 특히 여자아이의 경우에는 조그맣게 덧살이 생기기도 한다. 그러나 이것은 성인처럼 항문의 혈관과 점막이 늘어나 빠져나오는 치핵이 아니라 항문열상으로 인해 출혈과 아무는 것이 반복되면서 내부의 살이 항문 밖으로 돌출된 경우. 또한 직장벽이나 점막이 느슨하여 배변 시 밀려나오는 경우가 있지만 성장하면서 대부분 없어진다. 항문열상과 마찬가지로 증상을 완화시키려면 대부분 원인이 변비이기 때문에 변비 치료가 중요하다.

Tip. 항문질환을 예방하는 식습관

영아는 분유나 모유 등 먹는 것이 한정적이라 상대적으로 섬유질·수분·지방 섭취가 부족해 어른보다 변비에 더 쉽게 걸린다. 따라서 수유량을 적절히 조절하고, 이유식을 시작하면 섬유소가 풍부한 식품을 조리해 먹여야 한다. 장 활동을 위해서는 수분 섭취도 필수다. 아이의 하루 수분 요구량은 1kg당 60㎖. 아이의 체중이 10kg이라면 600㎖를 섭취해야 하는데 특히 오전 장운동에 도움이 된다. 자연스러운 배변을 유도하는 아침식사를 거르지 않는 것도 중요하며 평소 식이섬유가 풍부한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먹고 유산균제를 섭취하는 게 좋다.

기획: 이원지 기자 / 사진: 이혜원 / 도움말: 손용규(방배 GF소아청소년과 원장), 정수민(분당 차여성병원 소아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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