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의 삶을 시설에서 지역사회로 전환하는 중요한 시작점 될 것"
여야의원 68명 공동발의…장혜영·장경태 의원 발의기자회견 참석
[서울=뉴스프리존] 김정현 기자= "장애인의 탈시설은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그 자체로 '권리'다. '인간 존엄성'이라는 명제만으로도 이미 당위성은 충분하다"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0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말하며 장애인의 삶을 시설에서 지역사회로 전환하는 내용의 '장애인 탈시설 지원 등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민주당 장경태·정의당 장혜영 의원이 함께 했다.
최혜영 의원은 "장애인에 대한 시설보호는 장애인을 지역사회로부터 분리시키고, 획일화되고 집단적인 생활을 강요해 장애인의 선택권, 자기결정권 등 기본적인 권리가 보장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면서 "장애인 인권 보장 차원에서 탈시설화에 집중하지 못한다면 10년 후에도, 20년 후에도 장애인은 여전히 시설의 틀에서 벗어날 수 없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의원이 대표발의한 이 법안은 전체 4장 총 53개 조항으로 구성돼 있으며 장애인 탈시설을 10년 안에 완료하기 위한 한시법이다.
이 법안은 모든 장애인이 독립된 주체로서 지역사회에서 자립생활을 영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기본원칙을 세우고, 선택권, 자기결정권 등 장애인의 권리를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다.
또한 장애인의 탈시설 전·후 필요한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해당 조치들을 보장해야 한다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무를 규정했다.
장애인 탈시설지원위원회와 중앙 및 지역탈시설지원센터의 설치·운영 근거 규정을 마련했다.
아울러 탈시설 장애인을 위한 초기정착 지원, 공공임대주택의 우선 제공, 주거유지 서비스와 함께, 시설의 단계적인 축소 및 폐쇄에 대한 지원, 인권침해 시설에 대한 조치 등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최 의원은 "우리나라에는 아직도 3만여 명의 장애인이 사회로부터 분리된 채 시설에서 살아가고 있다"며 "상당수의 수의 장애인 거주시설 등에서 장애인에 대한 인권침해가 지속적으로 발생해 작년 한 해 폭력, 경제적 착취, 방임 등 장애인 거주시설에서 발생한 학대 건수가 전체의 23.5%를 차지했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가족이 돌보기 어려워서, 장애인의 의사를 확인하기 어려워서, 어쩔 수 없으면 시설에서 보호하는 게 더 낫다고 쉽게 이야기하지만 가족에게 돌봄 부담을 지워주지 않을 수 있는 사회 인프라를 작동시키고, 장애 유형에 맞는 의사소통 방식을 통해 의사를 확인하면, 해소 할 수 있는 문제"라며 "무엇보다 고작 이러한 이유가 장애인이 시설에 갇쳐, 어디서, 누구와, 어떻게 살아갈지 결정할 권리를 박탈당할 사유가 되지는 못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법안은 영화 알라딘에서 주인공이 램프에 갇혀 지내야 하는 지니에게 자유를 소원으로 빌어줬듯 거주의 자기결정권이 침해당한 장애인들에게 지역사회로 돌아갈 수 있는 자유를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 의원은 “이번 법률안이 장애인의 삶을 시설에서 지역사회로 전환하는 중요한 시작점이 되길 바란다”며 “장애인도 자유가 있는 삶,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어울려 지역사회에서 주체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법안 통과를 위해 소임을 다하겠다”고 피력했다.
장혜영 의원은 "발달장애인 동생이 어릴 때부터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18년간 장애인 집단시설에서 살아야만 했다"면서 "장애인의 가족으로서 법안 통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장경태 의원도 "기존의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관성을 깨야 하기 때문에 분명히 장해인 탈시설 과정은 녹록지 않을 것"이라며 "이 자리에 선 저희 모두 법률안이 21대 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소임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최혜영 의원이 대표 발의한 장애인 탈시설 지원 등에 관한 법률안에는 강민정·강병원·강선우·강은미·고영인·권인숙·권칠승·김민석·김상희·김성주·김수흥·김승남·김승원·남인순·노웅래·도종환·류호정·민병덕·박완주·박영순·박정·박홍근·배진교·서동용·서삼석·서영교·서영석·송영길·심상정·양경숙·양이원영·양정숙·양향자·오영환·용혜인·위성곤·유동수·윤영덕·윤재갑·윤준병·윤호중·이광재·이규민·이상헌·이수진(지)·이용빈·이용선·이은주·이재정·이탄희·인재근·임오경·임종성·장경태·장혜영·전혜숙·정일영·정춘숙·정태호·정필모·조승래·진선미·허종식·홍기원·홍성국·홍영표·홍익표 의원이 공동발의로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