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곱게 늙는 것은 축복입니다. 모든 사람은 행복하게 살고, 곱게 늙고 싶은 소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마음대로 안 되는 것이 행복이고 곱게 늙는 것입니다. 사람은 늙어 모든 기력이 소진돼 죽게 마련인데, 사람이 늙는데 늙어도 어떻게 늙느냐가 요즘 화두로 떠오르고 있지요.

다시 말해 사람이 늙되 추하게 늙느냐 아름답게 늙느냐 이것이 문제인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얼굴에 주름살도 하나 없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같은 나이에도 쪼글쪼글 주름진 얼굴을 가진 늙은이도 있습니다. 어떻게 늙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풍모(風貌)가 달라집니다. 그 풍모는 얼굴에 고스란히 나타나게 됩니다.

아름답게 늙는다는 것은 그에 상응하는 대단한 노력이 있어야 합니다. 주변을 살펴봐도 그냥 늙어가는 사람은 많아도 아름답게 늙는 사람은 드물지요. 아름답게 늙으면 그 삶의 질은 윤택해지고,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도 좋을 뿐 아니라 남들에게 본받을만한 노인이 되는 것이 아닐까요?

아름답게 늙는다는 것은 결국 품위(品位) 있는 노인이 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품위는 사람이 갖추어야 할 위엄이나 기품이며, 사물의 가치라는 뜻도 됩니다. 품위는 존경받는 인격적 자세라고 할 수 있지요. 가장 아름답게 보이는 사람은 그 안에 가득 차 있는 것이 자연스럽게 밖으로 드러나게 마련입니다.

그리고 아름다운 노년은 ‘공부하는 노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공부란 수행(修行)을 말하는 것입니다. 도(道)가 무엇인지, 우주의 진리는 어떻게 운행 되는지, 불생불멸(不生不滅)과 인과보응(因果報應)의 진리는 무엇인지, 인도(人道)란 어떤 것인지, 이런 것을 배우고 닮고 따라 행동하는 것이 공부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수행이란 어떤 것을 가리키는 것일까요?

첫째, 성현들의 경전을 연마하는 것입니다.

경전연마는 성현들의 지혜를 내 것으로 만드는 방법입니다.

둘째, 참선(參禪)을 하는 것입니다.

참선은 우리의 정신을 수양하는 방법입니다. 선(禪)이란 때와 곳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닙니다. 앉아서 하면 좌선(坐禪), 서서하면 입선(立禪), 걸으면서 하면 행선(行禪), 일하면서 일심으로 하면 사상선(事上禪)이지요.

셋째, 정신통일을 하는 것입니다.

수행인이 하는 기도와 독경(讀經), 주송(呪誦), 염불(念佛) 등은 정신통일을 하는 방법입니다. 그리고 우리의 몸에 수승화강(水昇火降)이 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이렇게 수행을 하면 얼굴이 윤활해지며, 선풍도골(仙風道骨)의 도인이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수행을 통하여 안이 꽉 차 있으면, 입을 열지 않아도 그 무게는 주위를 압도합니다. 아름다운 노년을 위해서는 이와 같이 ‘새로운 도전’이 필요합니다. 늙었다고 쉽게 모든 것을 포기하지 말아야 합니다. 늙었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것을 시작하고, 도전하며, 열중하다 보면, 그 노년은 저절로 아름답게 되는 것입니다.

멕시코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는 조각상이 있습니다. 그 이름을 붙인 연유는 이 작가가 조각상을 만드는 도중에 사고를 당하여 오른손을 잃게 되었습니다. 어느 누구도 이 작품이 완성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이 조각가는 모든 사람의 생각을 뒤엎고 왼손으로 조각을 다시 시작하여 더 훌륭한 작품을 완성하였습니다.

이를 보고 사람들은 감탄을 금하지 못했습니다. 사람들은 이 작가의 불굴의 정신을 높이 평가해 이 <조각상>의 이름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고 지어 부르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없다고, 늙었다고, 안된다고, 못하겠다고 쉽게 포기해서는 안 됩니다.

어떻습니까? 행복과 곱게 늙는 길에 걸림돌은 욕심이고, 원망이며, 분노입니다. 이렇게 나이 들어서 욕심과 분노에 매이지 않고, 곱게 늙어갈 정답을 찾는 것은 개성이 다른 각 사람의 몫일 수밖에 없습니다. 삶의 기본문제를 우선 스스로 해결해야 합니다. 병마에 시달리지 않을 수 있는 건강과 먹고 사는 문제의 고민에서 벗어나서 자신을 슬기롭게 다스릴 정신적 능력이 있어야 곱게 늙을 수 있는 것입니다.

늙음을 긍정하고 나이 듦이 저주가 아닌 축복으로 받아드리고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곱게 늙어갈 수 있습니다. 과한 욕심은 늙은이를 비참하게 만들고, 감사가 주는 만족과 평화를 모르게 하며, 행복의 길을 막아 늙음의 신비가 주는 오묘한 즐거움에서 점점 멀어지게 합니다.

사랑과 감사와 만족은 곱게 늙어 갈 기초 심성(心性)을 만듭니다. 그리고 세상을 아름답게 보게 하며, 늙은이를 행복하게 만드는 슬기로운 방법입니다. 아름다운 삶의 완성을 위해서는 곱게 늙고 행복하게 살아야 합니다. 늙음은 축복(祝福)이고 축제(祝祭)입니다. 

우리 모든 것을 사랑하고, 감사하며, 행복하게 살아서 곱고 멋지게 늙어 가면 얼마나 좋을 까요!

단기 4353년, 불기 2564년, 서기 2020년, 원기 105년 12월 18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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