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 사건으로 퇴사한지 4년만에...한화그룹 3세 경영 본격화

김동선 한화에너지 상무보

[서울=뉴스프리존]한운식 기자= 폭행 사건으로 회사를 떠나야만 했던 한화그룹 3남 김동선씨가 근 4년만에 경영일선으로 복귀했다.  그것도 당당히 ‘임원’ 으로 승진해서다.

한화그룹은 김승연 회장의 셋째 아들인 김동선씨가 한화에너지의 글로벌전략 담당으로 23일 입사했다고 밝혔다. 입사와 동시에 상무보로 승진했다.

김 상무보는 한화건설에서 신성장전략팀장으로 재직하다 2017년 1월 폭행 사건 직후 퇴사한 바 있다.

지난 4월부터는 사모펀드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에서 근무해왔다.

한화그룹측은 “한화에너지는 김 상무보의 글로벌 네트워크에 한화건설 해외토건사업본부 근무 및 신성장전략팀장 경험과 최근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 재직 경험이 더해져 한화에너지의 글로벌 사업 확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실 김 상무보의 경영 복귀는 정해진 수준이었다. 다만 시기를 조절했다는 게 재계의 관측이다.

재계 관계자는 “김 상무보를 바라보는 외부의 시선이 워낙 좋지 않아서다”라고 귀띔했다.

외부 시선이 좋지 않다는 것은 김 상무보가 이런저런 일탈 행동을 일삼았기 때문이다.

하나씩 짚어 보자.

2017년 1월 김동선씨는 강남구 청담동의 한 주점에서 종업원을 때린 혐의로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이후 3개월간의 구치소 생활을 한 뒤 법원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형을 선고받고 풀려났다.

그런데, 집행유예 기간이 채 끝나기도 전에 김동선씨는 또 사람을 때렸다. 이번에는 한화그룹의 사내 변호사였다. 맞은 사람이 변호사였지만 상대가 오너가(家) 아들이라 스스로 고소를 취하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여론이 극도로 나빠졌다.

결국 김승연 회장이 직접 나서 “자식 키우는 것이 마음대로 안 되는 것 같다. 아버지로서 책임을 통감하며 무엇보다도 피해자분들께 사과드린다”며 머리를 숙여야만 했다.

이후 김 상무보는 독일로 건너가 말 농장을 인수해 운영했고, 요리를 배우는 행보를 보였다. 국내 몇몇 매체들은 그의 독일 생활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그룹 경영에 전혀 관심이 없는 것처럼 비춰졌다. 아무 욕심 없이 평소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다는 투였다.

그런데 김 상무보의 일탈은 사실 이것만이 아니었다.

시계 바늘을 잠시 10년 전으로 되돌려 보자.

'한겨레'가 지난 2010년 10월 7일에 타전한 기사다.

[ 서울 용산경찰서는 호텔 술집에서 종업원과 몸싸움을 하고 집기를 부순 혐의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셋째아들 김동선(21·승마 국가대표)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7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달 26일 새벽 1시30분께 서울 용산구 ㅎ호텔 지하 술집에서 일행과 술을 마시다 여종업원 이아무개(22)씨와 시비가 붙은 뒤 이를 말리던 다른 종업원 2명과 다투면서 마이크를 던져 벽면 유리창 등을 파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또 김씨가 만취 상태에서 음식을 나르는 일을 하는 이씨의 가슴을 만지는 등 추행을 하고, 자신을 제지하던 호텔 보안직원 최아무개(29)씨와 배아무개(34)씨에게 주먹을 휘둘러 경상을 입혔다고 밝혔다. ]

여기서 눈여겨 볼 대목은 ‘강제 추행’ 혐의다. 경찰은 강제추행 혐의에 대해서 피해자 이씨가 합의 뒤 고소를 취하해 불기소 의견을 검찰에 냈다.

그 당시 강제 추행은 친고죄라 피해자와 합의하면 죄를 물을 수 없었다. 요즘 같으면 무조건 기소돼 법원에서 재판을 받아야 한다. 혹 반성하는 기미가 없으면 재판부는 실형을 때릴 수도 있다.

재계는 이처럼 우여곡절이 많았던 김 상무보가 어쨌던 그룹 경영에 복귀하면서 이제 한화그룹의 3세 승계에 대해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내다놨다.

김 상무보는 다른 형제들은 일치감치 3세 경영 수업을 다지고 있다.  

김 회장의 장남 김동관 사장은 올해 1월 한화솔루션 출범 이후 부사장급인 전략부문장을 맡은 데 이어 지난 9월에는 사장으로 승진했다.

김 회장의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전무는 지난해 8월 최고디지털전략책임자(CDSO)에 올랐으며 지난 11월 전무로 승진했다.

한화그룹 고위 관계자는 “먼저 김 사장이 그룹의 주력인 화학·태양광·방산 사업을 맡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어 김 전무가 생명 등 금융 전반을 김 상무보가 호텔·리조트·백화점·면세점·건설 등 서비스 사업을 차지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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