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의 새 해를 맞아

신축 년의 해가 밝았습니다. 저는 정월 초하루 제야의 종소리를 TV에서 들으며, 진리 전에 새 해 첫 기도를 올렸습니다. 무슨 기도를 드렸냐고요? 우선 지구촌의 평화를 빌었습니다. 그리고 국태민안(國泰民安)과 남북통일과 새 해에는 제발 싸우지 말고 ‘아시타시(我是他是)’의 세상이 되기를 빌었습니다.

또한 일원대도의 융창(隆昌)과 우리 덕화만발의 모든 도반 동지들의 평안과 행복을 빌었습니다. 또 마지막으로 저의 가족들의 건강과 평화를 빌었습니다. 아마 우리가 이렇게 기원하면 마침내 희망의 신축 년이 되지 않을 런지요?

그렇습니다. 지난 경자 년에는 우리 모두가 미증유(未曾有) 환란을 겪었습니다. 그러나 지난겨울이 너무 춥고 힘들었지만 얼음장 밑에서는 물고기들이 헤엄을 치고, 눈보라 속에서도 매화는 꽃망울을 틔우며, 절망 속에서도 삶의 끈기와 희망을 찾아 우리 국민은 희망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눈 덮인 겨울의 밭고랑 속에서도 보리는 뿌리를 뻗고, 마늘은 빙점(氷點)에서도 그 매운맛의 향기를 지닌다고 합니다. 언제나 절망이 있으면 희망도 있습니다. 시련 없이 성취는 오지 않습니다. 단련 없이 명검(名劍)은 날이 서지 않는 것이지요. 본래 인생 항로는 파도가 높은 법입니다. 그래서 인생이 고해(苦海)라 하지 않던가요? 그러나 한고비 지나고 나면, 구름 뒤 태양은 다시 빛나며, 인생항로에도 평화는 찾아오기 마련이지요.

화가 이중섭의 흰 소 그림은 터널에서 벗어나 희망을 만들어갈 2021 신축 년의 상징이라고 합니다. 오랜 과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한반도에서 농경생활을 한 우리에게 소는 민족의 동반자였습니다. ‘목우도(牧牛圖)’라는 그림에서 소는 친구처럼 묘사돼 있습니다.

농경사회에서 소는 민중의 동반자이자 가족의 일원으로 여겨졌습니다. 소가 힘든 농사일과 각종 짐 부리는 일에 있어 없어서는 안 될 존재였습니다. 그리고 소의 각종 부산물은 주요 식량자원이자 원자재로 쓰여 생활문화와 밀접한 관련을 맺었습니다. 또한 소는 우직하고, 순박하며, 여유로운 천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렇듯 소는 가족처럼 귀중한 존재였습니다. 그래서 정월 들어 첫 번 째 맞은 축일(丑日)을 ‘소날’이라 하여 소에게 일을 시키지 않고 쇠죽에 콩을 많이 넣어 잘 먹이거나 정월 대보름에는 오곡밥과 나물 등을 먹이고 한 해 농사의 풍년을 기원하기도 했습니다.

소가 없는 집에서 남의 소를 빌려 쓰고 품삯으로 갚았던 소 품앗이나 소를 한 마리씩만 가지고 있는 겨리사촌끼리 돕던 관습은 소의 노동력을 바탕으로 형성된 민속 문화이기도 합니다.

우리 덕화만발 가족 중에 김종상 시인이 계십니다. 그분의 신년축하시가 지금 덕화만발 <우리들의 운문 방>에 올려 져 있습니다. 우리 모두 한 번씩 감상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新年詩>

<신축의 새 해를 맞아> -김종상-

「신축년 – 신령스러운 소의 해/ 찬연한 여명(黎明)이 터오고 있다/ 근면성실하고 진실의 표상인 소가/ 푸른 대지를 향해 머리를 쳐든다.

오늘이 춥고 어두울지라도/ 밝아오는 새날은 다를 것이라는/ 부푼 기대와 큰 소망이 있기에/ 삶의 광채는 더해질 것이다

그 동안 쌓여온 난제(難題)들로/ 너와 나를 나누고 등을 돌리며/ 불신과 갈등으로 마음 아파했던/ 낡은 해는 서산으로 기울고/ 길상(吉祥)의 새 아침이 밝았다.

흰 소는 백의민족의 표상/ 순결하고 선량하며 욕심이 없고/ 조심성이 많으며 인내심이 깊어/ 목표를 향해서는 멈춤이 없는 소/ 무리지어 살아도 다툼이 없고/ 뿔이 있어도 무기로 쓰지 않는/ 화합과 평화를 지향하는 천성

이제 우리는 달라져야 한다./ 갈등으로 얼룩진 남루를 벗고/ 신령스런 순백(純白)의 흰 소로서/ 푸른 지평선을 향하여 달려가자/ 서로 손을 맞잡고 어깨를 겯고/ 몸과 마음이 하나가 되어/ 새 아침 새 마음 새 길을 향해/ 새 역사의 이정표를 세우자.」

소태산(少太山) 부처님께서 어느 신년에 난세 비법으로 선현의 시 한편을 써주셨습니다. 「처세에는 유한 것이 제일 귀하고, 강강함은 재앙의 근본이니라. 말하기는 어눌한 듯 조심히 하고, 일 당하면 바보인 듯 삼가 행하라. 급할수록 그 마음을 더욱 늦추고, 편안할 때 위태할 것 잊지 마라라. 일생을 이 글대로 살아간다면 그 사람이 참으로 대장부니라,」

우리 이 선현의 시처럼 또 한 해를 열심히 살아간다면, 희망의 신축 년을 힘차게 열고, 가히 대장부의 삶으로는 부족함이 없지 않을 까요!

단기 4354년, 불기 2565년, 서기 2021년, 원기 106년 1월 4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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