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근혜 '사면 반대' 청원 반나절 만에 6만명 돌파.."전두환을 보라"

이재오 '억울한 옥살이론'.."잡아간 사람이 반성해야지 MB·朴이 뭘 반성하나"

안민석 "교도소 나오자마자 첫 마디가 '정의와 진실'이 승리했다고 할 텐데"

[정현숙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이명박, 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 발언에 국민의힘 이재오 상임고문과 송파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한 술 더 떠 '억울한 옥살이" 등 황당한 궤변을 쏟아내 비난 여론이 빗발치고 있다.

MB 최측근으로 알려진 이재오 고문은 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민주당이 이명박·박근혜두 전직 대통령 사면에 ‘당사자의 진심어린 반성’을 조건으로 달자 "시중의 잡범들에게나 하는 얘기”라고 비난하면서 "잡아간 사람이 반성해야지 전직 대통령이 뭘 반성하나”라고 몰아붙였다.

그는 “살인·강도나 잡범도 아니고, 한 나라의 정권을 담당했던 전직 대통령들 아니냐”라며 “당사자들 입장에선 2년, 3년 감옥에서 산 것만 해도 억울한데, 내보내 주려면 곱게 내보내 주는 거지 무슨 소리냐. 대법원 판결은 판결이고, 정치적 보복에 대한 억울함은 (별개)”라고 강변했다.

이 고문의 발언과 관련해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우리 국민들이 전두환 씨를 통해서 아주 트라우마를 겪었다"라며 "묻지마식의 사면은 동의할 수가 없고 사과와 반성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사과와 반성 전혀 없는 전두환 씨를 사면시켜놨더니 국민과 역사 앞에서 얼마나 당당했나?"라며 "그런데 지금 이 두 전직 대통령이 정치 재판이라고 주장을 하지 않나? 만약에 사면하면 교도소 나오자마자 첫 마디가 '정의와 진실'이 승리했다고 할 텐데 그럼 국민들이 잘못한 건가? 그래서 국민들이 사과와 반성하지 않는 사면에 동의하지 않을 거라고 본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특히 세월호 7시간의 진실이 묻혔지 않나?"라며 "부정 은닉 재산도 아직 한 푼도 찾지를 못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면 복권이 국민 동의가 가능할 것인가. 특히 이제 공수처가 곧 출범된다. 그렇게 되면 세월호 진실이나 부정 은닉 재산, 이런 문제들이 해결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하는데. 사면 복권 주장은 이런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전날 언론에 “무죄를 주장하고 정치적으로 재판을 받는 사람에게 반성하라는 말이 무슨 말인가. 말이 안 되는 것”이라며 “사면을 두고 장난을 치면 안 된다. 이것 하나 제대로 정리하지 못하면 당 대표 자격이 없는 것”이라고 이낙연 대표를 겨냥했다.

김근식 교수는 SNS로 "두 전직 대통령이 사과해야만 용서한다는 건 용서하기 싫다는 핑계일 뿐이다"라며 "사과하지 않아도 용서하는 게 진정한 용기다"라고 괴이한 발언을 첨언했다.

신년 벽두에 이낙연 대표가 제안한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 사면론'에 정치권은 물론 시민사회가 발칵 뒤집혔다. 김용민, 정청래, 안민석 의원 등 여당 의원들 대부분이 거듭 사면불가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는 여론의 거센 반발에 한발 물러서는 듯 하더니 3일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국난을 극복하려면 둘로 갈린 국민의 힘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라며 적절한 시점에 문 대통령에게 사면을 건의하겠다는 뜻을 재차 밝혔다.

민주당 최고위원회가 사면과 관련해 이날 ‘국민 공감대와 당사자들(두 전직 대통령)의 반성이 중요하다’고 입장을 발표한 이후에도 이 대표는 "청와대와의 교감은 없었다“라면서도 "사면과 관련한 입장에 변함이 없다”라고 매체에 밝혔다.

하지만 시민사회는 또다시 뒤집어졌다.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 반대 청원이 4일부터 시작되어 채 하루도 안 된 오후 1시 현재 64,590명이 동의했다. 1,000만 '촛불시민'의 힘으로 어렵게 국정농단의 주범들을 처리했더니 정치권의 이해로 뒤집으려는 데 대한 민심의 강한 반발이다.

파워 페부커 박성민 씨는 이 대표의 사면 관련 기사를 링크하고 "고집이 여간 아니시네~"라며 "본 인터뷰 내용이 대통령과는 사전 교감이 없었다는 수로 던진 말이라면 긍정적 측면도 있겠지만 사면카드가 정치적 묘수라는 주장에는 1도 동의 할 수 없다. 그 겨울 촛불을 들었던 일부 보수와 중도 진보층에게 사면카드 안 먹힌다. 그만 하세요 제발~"이라고 호소했다.

정청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이재오 어르신의 말씀이다"라며 "잡아간 사람, 윤석열이 반성하라! 박근혜는 사면권 남용하지 말라는 과거 발언 취소하고 후회한단 말하고"라고 비꼬았다.

정 의원은 앞서 주호영 원내대표의 발언을 두고서는 "촛불국민들로 정치적 사망선고를 받고 국회에서 탄핵을 했고, 더군다나 귀당 소속 국회의원들도 탄핵에 동참했고, 헌재판결도 났고 대법원 확정판결을 앞두고 있는 박근혜가 죄가 없다는 것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당연히 지은 용서를 구해야하지 않겠는가?"라며 "박근혜가 죄가 없다면 당시 탄핵에 동참했던 귀당 소속 의원들을 출당조치해야 마땅하지 않은가? 헌재에서 박근혜의 탄핵을 주장하는 원고석에 누가 앉아 있었는지 모르는가?"라고 거듭 반문했다.

정 의원은 "이명박은 또 어떤가? 대법원 확정 판결을 받고 수감돼 있는데 죄 지은 것이 없단 말인가?"라며 "대법원 판결을 인정하지 않고 무죄를 주장하고 있는가?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았다면 죄를 지은 것이고 죄를 지었다면 반성하고 용서를 구함이 마땅하지 않은가?"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민주당의 '사면은 반성하고 국민적 합의가 있어야 한다'는 지극히 원론적인 말을 부정하고 반성하지 않아도, 용서를 구하지 않아도 사면해 달라는 말인가? 몰염치하고 후안무치하다"라고 비판했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SNS로 "전두환, 노태우 사면하고 11년 뒤 우리는 노무현 대통령을 잃었다"라며 "친일과 독재의 세력들이 잠시 힘을 잃었다고 쉽게 용서하면 힘을 길러 다시 민주주의를 파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신동근 의원도 트윗을 통해 "이재오 '반성'은 감옥 간 사람이 아니라 잡아간 사람이 해야' 사면?"이라며 "' 오히려 매를 든다'고, 반성해도 시원찮을 판에 어이가 없어서, 참."이라고 허탈한 심정을 드러냈다.

"정치적 계산으로 국민이 위임한 권한 사용시 여야 불문 국민의 강렬한 저항을 맞을 것"

한편 [이명박, 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 반대합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서 청원인은 제일 먼저 "사면 받은 전두환 씨의 행보를 보라"면서 사면 반대 이유를 조목조목 밝혔다.

그는 "군대를 자국민 학살에 동원했다"라며 "사면 받은 전두환은 두려울 것이 없다. 사자 명예훼손죄로 다시 언론에 비친 전두환 행태에 국민들은 다시 분노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통령님, 눈물 흘리는 5.18둥이를 안고 위로해 주셨지요."라며 "태어날 딸을 위해 성장 시기마다 필요한 적금을 여러개 들어 놓은 책임감 있는 가장. 그 가장이 집안에서 총알을 막기 위해 창에 솜이불을 덧대다 총에 맞아 죽었다. 그 딸은 '눈물 흘리는 것도 사치' 라며 서럽게 울었다"라고 했다.

청원인은 "40년이 지난 지금도 전두환은 안했다, 기억나지 않는다고 책임 회피하고 법원마저 집행유예를 선고했다"라며 "군대로 자국민을 죽인 광주항쟁에 대한 책임을 묻지도 못하고, 국민들은 여전히 서글픈 눈물 흘리고 있다"라고 자조했다.

이어 "12월 25일 하루에 민주당 귄리당원 신규 가입인원이 21,000명이었다"라며 "이는 민주당에서 차기 대통령이 나와서 집권당 유지해야 한다는 의사표현이 아니다. 국민들 삶에 절실한 검찰개혁 시도로 처참하게 무너지는 민주당에게 힘을 보태 주기 위함이다"라고 짚었다.

아울러 "이낙연 당대표가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건의에 대해 언급했다"라며 "대통령 후보만이 아닌 민주당 대표의 지위에 있기에 민주당의 입장으로 받아들여 질 수 있다. 국민은 특정 후보의 대선승리를 위해서 특정당의 집권을 위해서 사면하는 것을 반대한다"라고 입장을 분명히 했다.

청원인은 "국민의 민의를 대표해 직위에 오른 것"이라며 "국민이 위임한 역할 수행을 하지 않고 정치적 계산으로 국민이 위임한 권한을 사용한다면 여당, 야당 불문하고 국민의 강렬한 저항을 맞을 것이다. 부디 시대의 소명을 인지하시고 국민대표로서의 역할을 해 주시길 간곡히 청원드린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