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생 망’이라는 말을 들어 보셨는지요? 며칠 전 뉴스 시간에 요즘 젊은이들 중, 아파트 값이 너무 올라 집장만을 못해 아예 ‘이생은 망했다’는 뜻을 줄여서 표현한 말이랍니다. 왜 이생이 망했을까요? 안타깝기 짝이 없습니다. 그러나 생각을 바꿔 보면 ‘이생 흥’의 대박을 터뜨릴 수도 있는 것입니다.

인과응보(因果應報)라는 말을 모르시는 분은 아마 없으실 것입니다. 인과응보는 선(善)을 행하면 선의 결과가, 악을 행하면 악의 결과가 반드시 뒤따른다는 말입니다. 이 말이야 말로 ‘이생 망’을 이생 흥‘으로 바꿀 수 있는 절호의 법칙입니다. 인과응보는 불교철학의 핵심 사상 중 하나인 윤회의 작동원리입니다.

그 작동원리의 원동력이 되는 ‘덕(德)’이 ‘업보(業報)’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지요. 윤회(輪廻)의 고리에서 악한 행위는 업보가 되어 인간을 벗어나게도 합니다. 그것이 육도(六道) 중에 수라(修羅)⸳축생(畜生)⸳아귀(餓鬼)⸳지옥(地獄)의 네 가지입니다. 그리고 다시 인간으로 태어나더라도 인간은 전생에서 지은 죄에 따라 내생의 외모나 고난 등이 결정됩니다. 이것이 곧 인과응보의 논리이지요.

반면에 현생에서 참회하고 덕을 쌓아 업을 없앤다면, 그 또한 인과응보에 따라 해탈에 이를 수도 있고, 천상에서 노닐 수도 있으며, ‘이생 흥’을 가져 올 수도 있는 것이지요. 따라서 인간은 자신을 절제함과 동시에 늘 선한 일을 하여야 하며 또 자기 수행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합니다. 중국 당나라의 율종승(律宗僧) ‘도세(道世)’의 《법원주림(法苑珠林)》의 〈유무삼매경(惟無三昧經)〉편에는 인과응보대한 다음과 같은 구절이 나옵니다.

「선을 생각하는 자는 선한 과보를 얻고, 악을 생각하는 자는 악한 과보를 얻는다.

一善念者, 亦得善果報, 一惡念者, 亦得惡果報.」

이렇게 불가에서는 생사가 윤회하는 현상 이면에 인과(因果) 관계가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현재에 경험하는 일상의 모든 것은 과거 행위의 결과이며, 지금 행하는 모든 것은 다가올 미래에 그 결과로서 일어난다는 것이지요.

원인과 결과가 과거·현재·미래 삼세(三世)에 호응하여 나타나므로, 과거에 선한 일을 했으면 현재에 좋은 보답을 받게 되고, 현재에 나쁜 짓을 하면 미래에 그 죄에 대한 대가를 받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럼 인과응보의 원리는 무엇일까요? 천지에 사시(四時) 순환하는 이치를 따라 만물에 생·로·병·사의 변화가 있고, 우주에 음양 상승(陰陽相勝)하는 도를 따라 인간에 선악 인과의 보응이 있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겨울은 음(陰)이 성할 때이나 음 가운데 양(陽)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양이 차차 힘을 얻어 마침내 봄이 되고 여름이 됩니다. 그리고 여름은 양이 성할 때이나 양 가운데 음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음이 차차 힘을 얻어 마침내 가을이 되고 겨울이 되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인간의 일도 또한 강과 약이 서로 관계하고 선과 악의 짓는 바에 따라 ‘이생 망’과 ‘이생 흥’의 과보가 있게 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우주의 진리는 원래 생멸(生滅)이 없이 길이길이 돌고 도는 것입니다. 곧 가는 것이 곧 오는 것이 되고, 오는 것이 곧 가는 것이 됩니다.

그런데 이생에 죄받고 복 받는 것을 보면, 그 마음 작용하는 바는 죄를 받아야 마땅할 사람이 도리어 부귀향락생활을 하는 수가 있는 것을 봅니다. 그리고 그 마음이 착하여 당연히 복을 받아야 할 사람이 도리어 빈천한 가정에서 비참한 고통을 받는 것을 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인과의 진리가 정확하다 할 수 있는 것이냐고 반문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모든 부처와 조사(祖師)들이 최후일념을 청정하게 가지라고 경계하신 것입니다. 이생에서 그 마음은 악하나 부귀를 누리는 사람은 전생에 초년에는 선행을 하여 복을 지었으나, 말년에는 선 지을 것이 없다고 타락하여 악한 일념으로 명을 마친 사람입니다.

하지만 이생에서 마음은 선하나 일생에 비참한 생활을 하는 사람은 전생에 초년에는 부지중 악을 지었으나 말년에는 참회 개과(懺悔改過)하여 회향(廻向)을 잘한 사람이니 이와 같이 이생의 최후일념은 내생의 최초 일념이 된다고 하신 것입니다.

인생은 짓는 대로 받는 것입니다.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이 납니다. 그것이 자연의 법칙입니다. 자기에게서 나가는 것이 자기에게로 돌아옵니다. 자기가 던진 것이 자기에게로 다시 돌아옵니다. 그래서 인생을 자업자득이라고 하는 것이지요.

그렇습니다. 이생에서 선업의 공덕을 쌓지 않으면 내생도 ‘이생 망’입니다. 따라서 지금부터라도 선업을 쌓고 공덕을 지으면 분명히 현세에서도 ‘이생 흥’을 맞이할 수도 있고, 만약 못 받으면 내생에서라도 반드시 ‘이생 흥’을 이룰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 어서어서 인과응보의 이치를 깨쳐 부지런히 선업과 선덕을 쌓아 가면 얼마나 좋을 까요!

단기 4354년, 불기 2565년, 서기 2021년, 원기 106년 1월 13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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