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위적 '선거인 후보자' 선정, 차때기 동원 선거 의혹...선관위에 ‘선거 무효’ 요구

[서울=뉴스프리존] 도형래 기자 = 지난 8일 투표가 끝난 대한수영연맹 회장 선거가 불법적으로 선거인단을 뽑고, 차떼기 동원 선거로 치러졌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당선인을 제외한 나머지 후보자들은 선거무효를 주장하고 있다. 

대한수영연맹은 지난 7일 투표를 통해 정창훈 전 경기도수영연맹 회장을 당선인으로 공고했다. 

대한수영연맹 정창훈 회장 당선인 공고
대한수영연맹 정창훈 회장 당선인 공고

의혹은 정창훈 당선인과 함께 회장 자리를 놓고 다퉜던 강 모 후보 측에서 제기됐다. 강 후보 측은 선거인단을 뽑는 과정에서 '무작위 추첨'이 아니라 이를 조작해 특정 후보를 밀어주기한 정황을 제기했다. 강 후보자 측은 선관위에 관련 사항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조치를 요구하고 선거 무효를 주장하고 있다. 

수영연맹 선거관리 규정에 따르면 각 지역 본부별로 선거인단을 무작위 추첨으로 뽑아야 하고 이 과정을 전부 영상으로 녹화해 후보자가 문제기기 했을 때 이를 공개해야 한다. 

하지만 수영연맹 산하 17개 시·도연맹이나 대학수영연맹에서 선거인을 추첨 절차와 과정을 담은 영상이 수영연맹에 하나도 제출하지도 않았고, 이를 선거관리위원회에서 문제를 제기하지도 않고 선거가 치러졌다고 한다. 

때문에 강 후보측은 "시도 수영연맹 관계자와 친분이 뛰어나 컨트롤이 가능한 선거인 후보자를 추첨했다"고 반발하고 있다. 

수영연맹 회장 선거관리규정은 선거인 후보자를 추첨할 때 "무작위 추출방법에 따르거나 기타 공정한 방법에 따라 선거인 후보자를 선정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또 수영연맹은 이번 선거를 앞두고 "선거인 후보자 무작위 추첨 예시"를 안내하며 "선거인 후보자 추첨과정을 전부 영상 녹화, 추후에 확인 가능토록 실시(하라)"고 공지했다. 

시도 연맹이 선거인 후보자를 추첨하는 과정에서 '무작위 추첨'을 입증할 수 있는 영상 녹화본이 없다면 선거 과정에 치명적인 문제점을 인정할 꼴이 될 수 있다. 

이렇게 해서 지역 연맹이 뽑은 '선거인 후보자'는 최종 '선거인'의 3배수다. 이를 다시 수영연맹에서 취합해 다시 '무작위 추첨'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선거인 명부'가 나오게 된다. 

결국 시도연맹에서 먼저 추린 '선거인 후보자'에 특정 의도가 개입돼있다면 수영연맹에서 다시 추첨함 최종 '선거인' 역시 정당성을 가지기 어렵다는 얘기다. 

"16.9% 실업팀 선수들이 학생 선수들보다 많아...의도성 있다"

이렇게 해서 뽑힌 '선거인 후보자 명부'에 대해 강 후보측은 '특정 직군 후보자'가 많이 포함됐다고 지적했다. 

강 후보측은 "선거인 후보자를 보면 현재 시도 실업팀 선수 비중이 엄청 높다"며 "무작위 추첨을 했으면 나올 수 없는 결과"라고 지적했다. 

무작위로 '선거인 후보자'를 뽑았다면 중·고등학교 선수가 실업팀 선수보다 많기 때문에 중·고등학교 선수 비율이 높아야 한다. 하지만 '선거인 후보자' 명부는 실업선수 비율이 높았다고 한다. 현재 대한체육회 '전문체육 등록통계현황'에 따르면 2020년 등록 수영선수는 모두 1969명이며 이 가운데 16세 이하(중등부)가 886명, 19세 이하(고등부)가 551명으로 중·고등학교 선수는 모두 1437명에 달한다. 반면 시도청, 시도체육회, 경기단체, 기업 등에 소속된 일반부 선수는 333명으로 등록수영선수 가운데 16.9%에 불과하다. 

이를 두고 수영계 관계자는 "재계약이 걸려있는 실업팀 선수는 실업팀 감독, 시도 연맹 관계자의 입김을 무시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차떼기 선거 의혹도 나왔다. 지난 7일 투표날, 투표장이 있는 서울 올림픽공원으로 개별차량으로 방문해 투표한 게 이나라 각 지역연맹별로 대형버스를 대절해 차때기 선거가 있었다는 의혹이다. 개인차량으로 온 인사들 역시 지역연맹 차량이 올 때까지 기다려 함께 투표했다고 한다. 투표날도 지역연맹의 입김이 작용했을 거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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