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 생활을 하는 동물들의 뇌를 눈으로 보고 분석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한 KIST·ETRI 연구팀 연구는 사이언스 어드밴스(Science Advances) 최신호에 게재됐다./ⓒ사이언스 어드밴스·KIST
무리 생활을 하는 동물들의 뇌를 눈으로 보고 분석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한 KIST·ETRI 연구팀 연구는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최신호에 게재됐다./ⓒ사이언스 어드밴시스·KIST

[대전=뉴스프리존] 이기종 기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뇌과학연구소 최지현 박사 연구팀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지능형센서연구실 이성규 박사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무리 생활을 하는 동물들의 뇌를 눈으로 보고 분석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개미나 꿀벌, 새나 물고기 등은 개체로서 행동할 때와는 달리 집단으로서는 커다란 힘을 발휘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동물들의 집단지능의 원리는 뇌과학 분야의 풀리지 않는 난제로 남아 있다. 

이번 KIST-ETRI 공동연구진은 이러한 제한점을 해결하기 위해 뇌신호를 실시간으로 감지해 빛의 반짝임으로 나타내는 프로세서와 LED가 집적화된 실시간 무선 뇌파 측정, 분석시스템인 CBRAIN (Collective Brain Research aided by Illuminating Neural activity) 시스템을 개발했다.

또 씨브레인(See-Brain) 시스템은 반딧불이 무리가 동시다발적으로 반짝거리는 모습에서 영감을 얻어 개발됐고 뇌 신호를 실시간으로 감지해 반딧불이처럼 LED 불빛을 반짝이게 하고 이를 통하여 뇌 활동을 생중계하여 동물들의 감정과 생각을 눈으로 볼 수 있게 했다.

연구과정을 보면 CBRAIN을 활용해 생쥐 무리가 자기 몸집보다 큰 거미 모양 로봇에 대항하는 모습에서 위협 상황에서 발현되는 집단의 행동을 연구했다.

이어 공포 감정을 조절하는 뇌의 한 부분인 기저측편도체에서 발생하는 경계신호를 찾아 이 신호에 빛을 깜빡이도록 한 후 거미 로봇의 공격에 혼자 대항할 때와 동료들과 같이 대항할 때의 차이를 딥러닝 등을 활용해 분석했다.

이 실험 결과에 의하면 거미 로봇을 우리에 넣는 순간 쥐들에게 부착된 CBRAIN 시스템의 LED가 동시다발적으로 점등됐다.

이로 인해 8마리의 쥐가 무리 지어 있으면 1마리만 있을 때보다 경계신호의 발생 빈도가 감소한 것을 볼 수 있었다.

또 무리 바깥쪽의 생쥐들에게는 강한 경계신호가 나타나는 반면 무리의 안쪽 생쥐에게는 평온한 때와 차이가 없는 경계신호가 관찰됐다.

결국 동료와 같이 있으면 경계신호가 줄고 긴장이 누그러지는 사회적 완충 효과가 일어나는데 이는 집단 전체의 효율적 방어를 위한 역할 분담으로 해석된다.

KIST 최지현 책임연구원은 “CBRAIN 시스템은 뇌신호를 빛의 반짝임으로 나타내기 때문에 뇌과학자뿐만 아니라 생태학, 통계학, 인공지능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이 직접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 타분야 연구 성과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CBRAIN을 인간의 사회적 뇌 연구에도 적용하여 사회성 연구 및 관련 뇌 질환 치료에 활용하고 아직 풀리지 않은 난제 중 하나인 집단지능의 원리를 밝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선행융합연구사업,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사업, KIST 주요사업, ETRI 주요사업으로 수행됐고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최신호에 게재됐다.

SNS 기사보내기
뉴스프리존을 응원해주세요.

이념과 진영에서 벗어나 우리의 문제들에 대해 사실에 입각한 해법을 찾겠습니다.
더 나은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요.

정기후원 하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뉴스프리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