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징역 2년6월형, 이것도 결국 최소한 '절반' 이상 깎아준 형량! '집유' 주긴 뭐하니 어벌쩡 '타협' 택했나

"자기 지분 늘리기 위해 회사돈 빼돌려 뇌물 준 사람에게 계속 경영 맡겨놓고, 준법 경영하겠다는 게 말이 되느냐?"

"판사가 이런 헛소리를 버젓이 들이대나, 정준영은 판사직에 남아있으면 안 된다", 법원의 신뢰가 땅으로 떨어지는 이유!

누가 봐도 '이재용 경영승계' 위해 벌어진, 국민 노후연금에 큰 손해 입힌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역시 "백주대낮의 강도짓"이었나

[ 서울 = 뉴스프리존 ] 고승은 기자 = "어제 이재용 재판에서 재판부가 2년 반 징역형을 언도하면서 자기들이 주문한 준법감시위원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고 한다. 
생각해보자. 삼성그룹에서 준법감시가 제대로 작동한다면 이재용이 지금 부회장 직을 맡고 있는 것부터가 말이 안 된다. 자기 지분을 늘리기 위해 회사 돈을 빼돌려 대통령 측근에게 말을 사 준 사람에게 계속해서 회사 경영을 맡기면서 준법경영을 하겠다는 것부터가 말이 되나? 준법감시위원회가 제대로 돌아가고 있는지를 알고 싶었다고? 이재용을 회사에서 쫓아냈는지부터 보면 된다. 
그리고 이게 그렇게 어려운 얘기인가? 어떻게 법을 수호한다는 판사가 이런 헛소리를 버젓이 들이댈 수 있는지, 참으로 대한민국은 알다가도 모를 사회다. 
재판부 세사람 모두는 아닐지라도 적어도 판사 정준영은 판사직에 남아 있으면 안 된다. 이런 사람이 판사로 계속 일하도록 놔 두면 누가 법원을 신뢰하겠는가?"
(주진형 열린민주당 최고위원, 19일 페이스북)

18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6개월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하지만 뇌물공여 액수가 50억을 넘기는 만큼(86억8천여만원) 최소 징역 5년형이 선고됐어야하나, 형량이 절반으로 깎인 셈이다. / ⓒ 연합뉴스
18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6개월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하지만 뇌물공여 액수가 50억을 넘기는 만큼(86억8천여만원) 최소 징역 5년형이 선고됐어야 하나, 형량이 절반으로 깎인 셈이다. / ⓒ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8일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6개월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서울고등법원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 송영승 강상욱)는 이날 오후 박근혜-최순실(최서원)과의 뇌물공여 등 혐의로 기소된 이 부회장에게 이같은 판결을 내렸다. 이 부회장과 같은 혐의로 기소된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부회장)과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사장)도 징역 2년6월을 선고받고 동반구속됐다. 이들은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했던 박영수 특검팀에 의해 약 1년간 구속된 바 있어, 현재 이들의 형량은 1년반가량 남은 상태다.

앞서 재판부는 첫 공판에서 “삼성그룹 내부에서 기업 총수도 무서워할 정도의 실효적인 준법감시제도가 작동했다면 피고인들과 박근혜, 최순실(최서원)이 이 사건 범죄를 생각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이재용 부회장에게 내부 준법감시제도 마련, 재벌체제 폐해 시정, 혁신기업으로의 변화 등을 요구한 바 있다. 이는 이 부회장 등에 '집행유예'형을 내리기 위한 사전 밑밥으로 해석되며 논란이 일었다.

이에 삼성그룹은 김지형 전 대법관을 위원장으로 선임한 준법감시위원회를 지난해 2월 출범시켰다. 해당 위원회는 삼성 계열사 최고경영진의 준법의무 위반을 독립적으로 감시·통제하고, 삼성 계열사의 준법 의무 위반 위험이 높은 사안은 직접 검토해 회사측에 의견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도록 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박근혜와 최순실(최서원)에게 삼성 그룹 경영권 승계 등을 도와달라는 청탁과 함께 뇌물을 건넨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뇌물을 받은 박근혜는 중형이 확정됐으며, 이재용 부회장도 이번에 다시 구속됐다. / ⓒ YTN
이재용 부회장은 박근혜와 최순실(최서원)에게 삼성 그룹 경영권 승계 등을 도와달라는 청탁과 함께 뇌물을 건넨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뇌물을 받은 박근혜는 중형이 확정됐으며, 이재용 부회장도 이번에 다시 구속됐다. / ⓒ YTN

그러나 재판부는 준법감시위원회에 대해 실효성이 충분하지 않다고 하며, 이 부회장 등에게 징역 2년6월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한편으론 이재용 부회장 등의 형량을 최소 절반 이상 깎아줬다는 비판이 많다. 대다수 경제단체들과 언론들이 이 부회장 판결 전 '선처' 기사를 쏟아내며 '집행유예' 여론몰이를 했던 만큼, 재판부도 이에 편승하고 싶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워낙 시민들의 공분이 컸던 국정농단 사건이었기에 그나마 재판부가 약간의 형량이라도 내리며 타협을 시도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재용 부회장은 1심에서 징역 5년형을 선고받았다. 뇌물공여 액수가 50억을 넘길 경우 최소 징역 5년을 선고해야 한다. 당시 인정된 뇌물공여 액수는 약 89억원으로, 이 부회장에게 최소 형량이 선고된 것이다. 파기환송심에서 인정된 뇌물공여액수(약 86억8천만원)는 1심과 별 차이가 없어 역시 최소 징역 5년이 선고되는 것이 맞지만, 형량이 절반이나 깎인 셈이다. 재판부의 준법감시위원회 설치 요구가, 과연 형량 깎아주기와 관련이 없었을까? 

재판부의 준법감시위원회 설치 주문은 그저 '헛소리'에 불과했다는 꾸지람도 나왔다. 주진형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은 19일 페이스북에서 "삼성그룹에서 준법감시가 제대로 작동한다면 이재용이 지금 부회장 직을 맡고 있는 것부터가 말이 안 된다"며 "자기 지분을 늘리기 위해 회사 돈을 빼돌려 대통령 측근에게 말을 사 준 사람에게 계속해서 회사 경영을 맡기면서 준법경영을 하겠다는 것부터가 말이 되나?"라고 따져물었다.

지난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이후 이재용 부회장과 그의 동생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은 조 단위의 이득을 봤으나, 삼성물산 주주였던 국민연금은 수천억대의 손실을 본 것으로 파악된 바 있다. / ⓒ KBS
지난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이후 이재용 부회장과 그의 동생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은 조 단위의 이득을 봤으나, 삼성물산 주주였던 국민연금은 수천억대의 손실을 본 것으로 파악된 바 있다. / ⓒ KBS

그는 재판부를 향해 "준법감시위원회가 제대로 돌아가고 있는지를 알고 싶었다고? 이재용을 회사에서 쫓아냈는지부터 보면 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게 그렇게 어려운 얘기인가? 어떻게 법을 수호한다는 판사가 이런 헛소리를 버젓이 들이댈 수 있는지, 참으로 대한민국은 알다가도 모를 사회"라고 꾸짖었다.

그는 나아가 판결을 내린 정준영 부장판사에 대해 "판사직에 남아있으면 안 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재판부 세사람 모두는 아닐지라도 적어도 판사 정준영은 판사직에 남아 있으면 안 된다. 이런 사람이 판사로 계속 일하도록 놔 두면 누가 법원을 신뢰하겠는가?"라고 따졌다. 

주진형 최고위원은 지난 2015년 한화투자증권 사장으로 재임하고 있었는데, 당시 이재용 부회장으로의 경영승계 과정인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이 성사된 바 있다. 합병 전 한화투자증권은 국내 기관투자자 중 유일하게 반대 의견을 낸 바 있다. 주진형 최고위원은 합병 반대 보고서를 낸 이유에 “백주에 강도짓이 벌어지는데 모두 딴청을 하거나 아니면 아무 문제없다 식으로 얘기를 하는 걸 보고 심통이 나서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건설회사인 삼성물산과 패션과 레저를 중점으로 하는 제일모직이 합쳐지는 촌극이 이재용 부회장으로의 경영승계를 위해 벌어지자, 홀로 목소릴 냈던 것이다. 

주진형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 2015년 한화투자증권 사장으로 재임하고 있었는데, 당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대해 국내 기관투자자 중 유일하게 반대 의견을 낸 바 있다. 주진형 최고위원은 합병 반대 보고서를 낸 이유에 “백주에 강도짓이 벌어지는데 모두 딴청을 하거나 아니면 아무 문제없다 식으로 얘기를 하는 걸 보고 심통이 나서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 ⓒ 연합뉴스
주진형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 2015년 한화투자증권 사장으로 재임하고 있었는데, 당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대해 국내 기관투자자 중 유일하게 반대 의견을 낸 바 있다. 주진형 최고위원은 합병 반대 보고서를 낸 이유에 “백주에 강도짓이 벌어지는데 모두 딴청을 하거나 아니면 아무 문제없다 식으로 얘기를 하는 걸 보고 심통이 나서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 ⓒ 연합뉴스

주진형 최고위원은 합병 반대 보고서를 낸 이후, 한화그룹 윗선으로부터 사퇴 압박을 계속 받았다고 지난 2016년 12월 국정농단 청문회에서 증언한 바 있다. 당시 청문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했던 그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바로 뒷자리에서 "우리나라 재벌 다 그렇지만 일종의 조직폭력배 운영하는 방식과 똑같다"며 "한마디 말을 거역하면 확실히 응징을 해야 다른 사람들도 따른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직격탄을 날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당시 삼성물산-제일모직 간의 합병(주주 3분의 2이상 찬성)을 위해선 삼성물산의 지분 약 11%을 갖고 있는 국민연금의 '찬성'표가 꼭 필요했는데, 이를 위해 박근혜-최순실 측에 막대한 뇌물을 제공했던 것이다. 이렇게까지 합병을 무리하게 시도한 이유는, 삼성물산이 보유하고 있던 삼성전자 지분(약 4%) 때문이었다. 삼성그룹의 정점에 있는 삼성전자 지분을 이재용 부회장이 최대한 많이 확보케해서, 경영권을 세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런 뇌물제공과 더불어 이재용 부회장 남매가 많은 지분을 가진 제일모직의 가치는 최대한 높이면서도, 반대로 지분이 없는 삼성물산의 가치는 최대한 떨어뜨리는 작업도 함께 진행됐다. 이후 부당한 비율로 합병이 성사되며 삼성물산 주주들은 큰 손해를 봐야했다. 그러면서 이재용 부회장과 그의 동생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은 조 단위의 이득을 봤으나, 국민연금은 수천억대의 손실을 본 것으로 파악된 바 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한 뒤, 통합삼성물산이 출범했으며 이 부회장의 지분율은 17%대에 달한다.

합병 당시 삼성물산은 삼성물산의 건설·상사업과 제일모직의 패션·레저 사업이 결합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강변했다. 삼성물산은 이 같은 시너지 효과를 발판삼아 "합병 이전 33조6천억원인 두 회사 매출액을 2020년 60조원으로 늘리겠다"고 홍보했다. 하지만 오히려 합병 이후 매출은 더 떨어졌다. / ⓒ SBS
합병 당시 삼성물산은 삼성물산의 건설·상사업과 제일모직의 패션·레저 사업이 결합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강변했다. 삼성물산은 이 같은 시너지 효과를 발판삼아 "합병 이전 33조6천억원인 두 회사 매출액을 2020년 60조원으로 늘리겠다"고 홍보했다. 하지만 오히려 합병 이후 매출은 더 떨어졌다. / ⓒ SBS

합병 당시 삼성물산은 삼성물산의 건설·상사업과 제일모직의 패션·레저 사업이 결합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강변했다. 삼성물산은 이 같은 시너지 효과를 발판삼아 "합병 이전 33조6천억원인 두 회사 매출액을 2020년 60조원으로 늘리겠다"고 홍보했다. 하지만 천하의 삼성도 그런 공언은 전혀 이뤄내지 못했다. 

삼성물산의 전체 매출액은 2017년 29조2790억원, 2018년 31조1556억원, 2019년 30조7615억원으로 목표치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액도 30조원대 초반으로 추정된다. 시너지 효과가 나긴커녕 오히려 합병 전보다도 매출액이 떨어진 것이다. 누가봐도 이재용 부회장 일가만을 위해 벌어진 각종 무리한 시도들이, 삼성이란 초대형 그룹과 그 투자자들에게 얼마나 리스크를 안기고 있는 것인지 명백한 대목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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