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부터 절대 일어나지 말아야 할 충격적인 일이 또 발생했다. 그것도 우리나라 최고의 진보 정당인 정의당에서 말이다. 정의당은 김종철 대표가 같은당 장혜영 국회의원을 성추행한 사실을 25일 전격 공개했다.

배복주 정의당 젠더인권본부 부대표는 이날 김종철 대표의 성추행 사건 관련 의혹에 대한 입장문을 통해 김 대표의 성추행 사실을 인정하며 당 징계절차인 중앙당기위원회에 제소와 당규에 따라 직위해제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배 부대표에 따르면, 김 대표의 성추행 사건은 지난 15일 발생했고, 피해자 장혜영 의원은 이같은 사실을 즉각 당에 알렸다. 이에 당은 해당 의혹을 비공개 조사했고, 25일 열린 대표단 회의에 최초 보고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정의당이 사안의 중대성을 깊이 인식하고 비교적 빠른 진상 조사를 통해 사실을 인정하며 가해자에 대한 중징계를 단행한 것은 천만다행이다. 하지만 피해자 장혜영 의원이 지적한대로 피해사실을 공개함으로써 그에게 닥쳐올 부당한 2차가해 가능성에 대한 우려다.

우리 사회는 삐뚤어진 성의식으로 성폭력 가해자보다는 피해자가 더 비난을 받는 일이 다반사였다. 특히 성폭력의 특성상 피해자가 여성이 대다수이기 때문에 2차 가해를 수없이 지켜봤다. 정의당은 자신들이 다짐한대로 피해자 책임론, 가해자 동정론과 같은 불필요한 논쟁이 또 다른 분란을 일으키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지난해 우리 국민은 잇따른 사회 지도층 인사들의 성폭력 의혹 사건으로 큰 실망을 가졌다. 오는 4월 서울과 부산시장 보궐선거는 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부산시장의 성추행 의혹으로 생긴 불필요한 선거다. 막대한 선거비용도 문제지만 국민이 받은 정치와 사회지도층에 대한 불신감은 치유가 어려운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발생한 이번 김종철 전 정의당 대표의 성추행 사건은 도대체 권력이 무엇이길래? 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다시 한 번 묻게 된다. 국민이 선출직 공무원인 국회의원에게 권력을 준 이유는 국민을 위한 정치를 마음껏 펼치라는 의미다.

하지만 이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일부 정치인들은 권력을 사리사욕을 채우는데 악용하기 일쑤다. 특히 우리 불행한 헌정사의 반복은 아직도 권력의 참 뜻을 이해하지 못한 이들이 많다는 의미다.

이번 사건은 정의당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 국민이 권력을 준 이유를 제대로 인식하고 실천하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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