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대표의 성추문이 널리 보도되어 혹독한 비난을 받는 것을 보며 정치권의 성추문에 대한 언론의 보도 양태와 여성단체 등 관련 시민단체들이 보이는 문제의식에 대해 내가 오랫동안 가져왔던 궁금증이 도졌다.

이번 사건을 정의당과 별로 가까운 것 같지도 않은 민주당 내의 일련의 성추문과 연결시켜 진보개혁세력 전체의 도덕성을 비판하는데 이용하고 심지어 정의당이 전혀 주요 변수가 아닌 서울과 부산시장 선거판에까지 끌어들일 태세다.

반면 최근 엘리베이터에서 발생했다는 다른 주요 정당의 지도부 일원이 관련된 성추문에 대해서는 전혀 보도가 이루어지지 않아 내가 겨우 ‘우~우~우우우~ 풍문으로 들었소’. 몇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첫째, 언론이 아주 철저히 취재해 본 결과 이쪽 저쪽의 죄질에 확연히 차이가 있다. 민주진보쪽 성추행은 천인공노할 만행인 반면 보수(수구)쪽 성추행은 장난에 가까운 수준이어서 눈 감아 줄 만하다.

둘째, 민주진보쪽 인사들은 원래 도덕성이 아주 뛰어난 성인군자같은 사람들이고 보수(수구)쪽 사람들은 개잡놈 출신들이어서 같은 죄를 저질러도 다른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 합당하다. “개가 사람을 물면 기사가 안 되고 사람이 개를 물면 기사가 된다”는 말처럼 기사 가치 자체가 다르다.

셋째, 비슷한 이유로 보수(수구)쪽 사람들은 아무리 비판을 가해도 개전의 정을 보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공자가 말하기를(확인은 불가능하지만) “골목에 숨어 오줌을 누는 이는 꾸짖을 필요가 있지만, 대로에서 보란 듯이 오줌을 갈기는 놈을 보면 피하라”고 했다지 않은가. 더러워서 피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무서워서 피하기도 하는 것은 언론도 마찬가지다.

위의 변명들은 내가 억지로 꾸며 본 것으로 사실은 다 말이 안 된다. 그저 언론들이 모두 정치세력화해서 특정 정당과 연합전선을 구축할 정도가 됐기 때문에 자기 편 성추행은 침소하고 상대편 성추행은 봉대하는 것이다.

성문제 뿐 아니라 다른 모든 도덕성 관련 문제들도 마찬가지다. 민주진보쪽 사람들이 원래 보수(수구)쪽 사람들 보다 도덕성이 약간 높은 것은 사실이나. 그렇다고 해서 같은 죄에 대해서도 더 혹독한 비판과 처벌을 받아야 한다는 것은 보수(수구)언론이 파놓은 함정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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