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수행(修行)을 오래 하신 분을 만나면 감히 범접하지 못할 범상치 않은 모습을 볼 수가 있습니다. 얼마나 수행을 하셨기에 저렇게 선풍도골(仙風道骨)이 되셨을까 절로 감탄이 나옵니다. 머리는 백발에 얼굴엔 자비훈풍(慈悲薰風)이 감돕니다. 그럴 때면 ‘아! 나는 언제나 저런 모습이 될 수 있을까’하고 여간 부러운 것이 아니지요.

대개 불교의 스님이나 우리 원불교 교무님들은 법랍(法臘)이 칠십을 훌쩍 넘기신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연세가 많은 것 같지 않은데 물어보면 의외로 연세가 드신 분이 많습니다. 하루는 원로교무님께 어떤 후진(後進)이 무례를 무릅쓰고 연세를 여쭈었습니다.

“법사(法師)님! 올해 춘추가 어떻게 되십니까?” “그건 왜 물어?” “그냥요. 이리 봐도 저리 봐도 헷갈려요.” “허허, 이 사람 보게.” 세속에서 산 세월이 20년이요. 수행하며 세월이 60년이니 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네.” 대개 스님들은 석가모니 부처님이 81세에 열반하셨으니 81세까지 사시려는 분들이 많다고 합니다.

그런데 원불교 교무님들은 소태산(少太山) 부처님이 53세에 열반(涅槃)하셨기 때문인지 수명에 그리 집착하시는 모습은 보기 어렵습니다. “그럼 여든이시네요.” “그런데 자네는 사람이 오래 사는 조건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사람이 오래 살고 선풍도골이 되고 싶으면 마음이 먼저 건강해야 해,”

“우리 몸에는 <안⸳이⸳비⸳설⸳신⸳의(眼耳鼻舌身義)> 육근(六根) 이라는 여섯 도둑놈이 있는데 이놈의 욕심이 지나쳐 사람의 생명을 빨리 거두어가고, 얼굴이 망가지는 것이지 그러니 이 도둑놈들을 잘 다스려야하는 것이야.” “여섯 도둑놈을 잘 다스리라고요?” “그렇지! 예쁜 것만 보려는 눈이라는 도둑놈, 자신에게 좋은 소리만 들으려는 귀라는 도둑놈, 좋은 냄새만 맡으려는 코라는 도둑놈,”

“맛있는 것만 골라먹으려는 입이라는 도둑놈, 쾌락만 얻으려는 육신이라는 도둑놈, 그리고 명예와 권력에 집착하려는 생각이라는 도둑놈. 그리고 이 여섯 도둑놈을 다스리는 것이 바로 마음인⸳데, 이를 잘 다스려야만 오래 살 수 있지. 이 도둑들을 잘 다스리지 못하면, 이 여섯 도둑놈이 자꾸 번뇌를 일으켜서 우리 몸을 빨리 망치게 하고 결국은 일찍 죽음에 이르는 것이라네.”

“아 네! “오래 살고 좋은 얼굴을 가지려면 마음을 곱게 먹어야 오래 살 수 있군요? 이제 부터라도 마음공부에 더욱 힘을 쓰겠습니다.” 그러니까 108번뇌가 사람의 건강을 해치고 생명을 단축하는지도 모릅니다. 그럼 108번뇌란 무엇일까요? 번뇌(煩惱)는 중생을 괴롭히는 어지러운 마음의 파동입니다.

그것은 중생이 미혹(迷惑)하여 일어나는 것으로, 몸과 마음을 번거롭고 괴롭게 합니다. 본래 청정하여 일체의 경계(境界)를 초월한 절대적이고 영원한 본성(本性)이 그만 미혹(迷惑 : 事와 理의 잘못됨을 '미' 라하고, 사리에 밝지 못한 것을 '혹'이라 함) 때문에 스스로 혼란을 일으킵니다.

그리 하여 본래 없는 생각에 집착하여 좋고 나쁜 것을 분별하며, 거기서 좋은 것을 취하고, 나쁜 것을 버리며, 뜻대로 안 되면 화를 내니, 마음은 더욱 어지러워지고 탁하게 되어, 본성이 지니는 절대자유와 공덕을 잃게 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번뇌는 인간이 본래 청정한 자신의 참 모습을 보지 못하고, 한 생각 미혹한 것이 시초가 되어 끝없는 번뇌를 낳게 되고, 그로 말미암아 고통과 속박을 받게 됩니다.

이러한 인간의 번뇌 망상(煩惱妄想)은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습니다. 이를 크게 108가지로 나누어 108번뇌라고 하는 것이지요. 이렇게 불가(佛家)에서 말하는 ‘108번뇌’라는 숫자는 ‘안⸳이⸳비⸳설⸳신⸳의 육근(六根)’과 ‘색⸳성⸳향⸳미⸳촉⸳법(色聲香味觸法)의 육경(六境)’ 그리고 과거⸳현재⸳미래에 끊임없이 작용하여 생긴 것을 말합니다.

즉 육근에 육경을 곱하면 36, 거기에 과거⸳현재⸳미래 3을 곱하면 108이 되는 것이지요. 말하자면, 108번뇌는 우리가 살아있는 한 끊임없이 작용한다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108번뇌의 도둑을 조종하는 내 마음을 잘 다스려야만 건강하고 좋은 얼굴을 만들어 아름다운 삶을 오래 유지 할 수 있는 것이지요.

어떻습니까? 번뇌가 우리네 인생을 망치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 중생이 번뇌를 쉽게 벌릴 수 있을까요? 아닙니다. 수행을 통하지 않으면 하루에도 오만 가지 번뇌가 우리를 괴롭힙니다. 그 번뇌를 없애는 방법이 마음공부입니다. 그것이 바로 삼학(三學)이고, 삼학은 <정신수양⸳사리연구⸳작업취사> 세 가지 공부를 말합니다.

우리는 원래 마음바탕에 요란함과 어리석음과 그름이 없는 것입니다. 그것이 경계(境界)를 따라 우리의 마음이 요란하게도 되고, 어리석게도 되며, 그르게도 되어 한 마디로 108번뇌에 시달리게 되는 것입니다.

이미 오래 전에 저는 번뇌의 상징이라는 머리를 완전히 밀어버렸습니다. 그리고 흰 눈썹 휘날리며, 아직은 얼굴에 주름살 하나 없습니다. 그러나 외모는 선풍도골에 가까운 것 같으나 아직도 번뇌가 오락가락 하고 있으니 언제나 생사를 자유로 하고 완전한 해탈(解脫)과 열반(涅槃)을 얻을 수 있겠는지요!

단기 4354년, 불기 2565년, 서기 2021년, 원기 106년 2월 4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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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번뇌와 선풍도골 가끔 수행(修行)을 오래 하신 분을 만나면 감히 범접하지 못할 범상치 않은 모습을 볼 수가 있습니다. 얼마나 수행을 하셨기에 저렇게 선풍도골(仙風道骨)이 되셨을까 절로 감탄이 나옵니다. 머리는 백발에 얼굴엔 자비훈풍(慈悲薰風)이 감돕니다. 그럴 때면 ‘아! 나는 언제나 저런 모습이 될 수 있을까’하고 여간 부러운 것이 아니지요. 대개 불교의 스님이나 우리 원불교 교무님들은 법랍(法臘)이 칠십을 훌쩍 넘기신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연세가 많은 것 같지 않은데 물어보면 의외로 연세가 드신 분이 많습니다. 하루는 원로교무님께 어떤 후진(後進)이 무례를 무릅쓰고 연세를 여쭈었습니다. “법사(法師)님! 올해 춘추가 어떻게 되십니까?” “그건 왜 물어?” “그냥요. 이리 봐도 저리 봐도 헷갈려요.” “허허 #이 사람 보게.” 세속에서 산 세월이 20년이요. 수행하며 세월이 60년이니 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네.” 대개 스님들은 석가모니 부처님이 81세에 열반하셨으니 81세까지 사시려는 분들이 많다고 합니다. 그런데 원불교 교무님들은 소태산(少太山) 부처님이 53세에 열반(涅槃)하셨기 때문인지 수명에 그리 집착하시는 모습은 보기 어렵습니다. “그럼 여든이시네요.” “그런데 자네는 사람이 오래 사는 조건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사람이 오래 살고 선풍도골이 되고 싶으면 마음이 먼저 건강해야 해 #” “우리 몸에는 <안⸳이⸳비⸳설⸳신⸳의(眼耳鼻舌身義)> 육근(六根) 이라는 여섯 도둑놈이 있는데 이놈의 욕심이 지나쳐 사람의 생명을 빨리 거두어가고 #얼굴이 망가지는 것이지 그러니 이 도둑놈들을 잘 다스려야하는 것이야.” “여섯 도둑놈을 잘 다스리라고요?” “그렇지! 예쁜 것만 보려는 눈이라는 도둑놈 #자신에게 좋은 소리만 들으려는 귀라는 도둑놈 #좋은 냄새만 맡으려는 코라는 도둑놈 #” “맛있는 것만 골라먹으려는 입이라는 도둑놈 #쾌락만 얻으려는 육신이라는 도둑놈 #그리고 명예와 권력에 집착하려는 생각이라는 도둑놈. 그리고 이 여섯 도둑놈을 다스리는 것이 바로 마음인⸳데 #이를 잘 다스려야만 오래 살 수 있지. 이 도둑들을 잘 다스리지 못하면 #이 여섯 도둑놈이 자꾸 번뇌를 일으켜서 우리 몸을 빨리 망치게 하고 결국은 일찍 죽음에 이르는 것이라네.” “아 네! “오래 살고 좋은 얼굴을 가지려면 마음을 곱게 먹어야 오래 살 수 있군요? 이제 부터라도 마음공부에 더욱 힘을 쓰겠습니다.” 그러니까 108번뇌가 사람의 건강을 해치고 생명을 단축하는지도 모릅니다. 그럼 108번뇌란 무엇일까요? 번뇌(煩惱)는 중생을 괴롭히는 어지러운 마음의 파동입니다. 그것은 중생이 미혹(迷惑)하여 일어나는 것으로 #몸과 마음을 번거롭고 괴롭게 합니다. 본래 청정하여 일체의 경계(境界)를 초월한 절대적이고 영원한 본성(本性)이 그만 미혹(迷惑 : 事와 理의 잘못됨을 '미' 라하고 #사리에 밝지 못한 것을 '혹'이라 함) 때문에 스스로 혼란을 일으킵니다. 그리 하여 본래 없는 생각에 집착하여 좋고 나쁜 것을 분별하며 #거기서 좋은 것을 취하고 #나쁜 것을 버리며 #뜻대로 안 되면 화를 내니 #마음은 더욱 어지러워지고 탁하게 되어 #본성이 지니는 절대자유와 공덕을 잃게 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번뇌는 인간이 본래 청정한 자신의 참 모습을 보지 못하고 #한 생각 미혹한 것이 시초가 되어 끝없는 번뇌를 낳게 되고 #그로 말미암아 고통과 속박을 받게 됩니다. 이러한 인간의 번뇌 망상(煩惱妄想)은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습니다. 이를 크게 108가지로 나누어 108번뇌라고 하는 것이지요. 이렇게 불가(佛家)에서 말하는 ‘108번뇌’라는 숫자는 ‘안⸳이⸳비⸳설⸳신⸳의 육근(六根)’과 ‘색⸳성⸳향⸳미⸳촉⸳법(色聲香味觸法)의 육경(六境)’ 그리고 과거⸳현재⸳미래에 끊임없이 작용하여 생긴 것을 말합니다. 즉 육근에 육경을 곱하면 36 #거기에 과거⸳현재⸳미래 3을 곱하면 108이 되는 것이지요. 말하자면 #108번뇌는 우리가 살아있는 한 끊임없이 작용한다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108번뇌의 도둑을 조종하는 내 마음을 잘 다스려야만 건강하고 좋은 얼굴을 만들어 아름다운 삶을 오래 유지 할 수 있는 것이지요. 어떻습니까? 번뇌가 우리네 인생을 망치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 중생이 번뇌를 쉽게 벌릴 수 있을까요? 아닙니다. 수행을 통하지 않으면 하루에도 오만 가지 번뇌가 우리를 괴롭힙니다. 그 번뇌를 없애는 방법이 마음공부입니다. 그것이 바로 삼학(三學)이고 #삼학은 <정신수양⸳사리연구⸳작업취사> 세 가지 공부를 말합니다. 우리는 원래 마음바탕에 요란함과 어리석음과 그름이 없는 것입니다. 그것이 경계(境界)를 따라 우리의 마음이 요란하게도 되고 #어리석게도 되며 #그르게도 되어 한 마디로 108번뇌에 시달리게 되는 것입니다. 이미 오래 전에 저는 번뇌의 상징이라는 머리를 완전히 밀어버렸습니다. 그리고 흰 눈썹 휘날리며 #아직은 얼굴에 주름살 하나 없습니다. 그러나 외모는 선풍도골에 가까운 것 같으나 아직도 번뇌가 오락가락 하고 있으니 언제나 생사를 자유로 하고 완전한 해탈(解脫)과 열반(涅槃)을 얻을 수 있겠는지요! 단기 4354년 #불기 2565년 #서기 2021년 #원기 106년 2월 4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108번뇌와 선풍도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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