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익 "독자를 기껏 조작 대상으로 본 것이 아닌가 싶어 독자로서 심한 모멸감"

송요훈 "하나의 사실을 단맛, 짠맛, 매운맛으로 가공..사실은 그렇게 조작된다"

[정현숙 기자]= 9일 온라인에 회자 되고 있는 화제의 사진 2장이다. 같은날 같은 기자가 같은 장소를 취재해 올린 기사다. 그런데 제목과 내용이 완전 딴판이다. 이에 온라인상에서 비판이 쇄도하고 있다.

'뉴스1' 최창호 기자가 지난 2월 7일 포항 죽도시장에서 불과 1시간 반 차이로 쓴 기사로 일각에서는 기자가 해리성 장애를 가졌다는 비아냥이 나온다. 순간이동 '트랜스포머'도 아니고 국민을 우롱하는 자아분열 기사라고 꼬집고 있다.

특히 뉴스1은 민영 종합뉴스통신사로 국가기간통신사인 '연합뉴스'와 함께 국내 언론매체에 뉴스를 공급하는 양대 산맥으로 꼽힌다.

12시 44분 발 [북적이는 설 대목장] 기사에서 최 기자는 "설명절을 앞둔 7일 경북 도내 최대전통시장인 포항죽도시장에서 제수용품을 구입하러 나온 시민과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사진에는 발디딜틈 없이 성황 중인 시장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나타나 있다.

하지만 불과 1시간 반 뒤인 2시 16분 발 ["살다살다 이런 명절 대목장은 처음"..포항 죽도시장 상인들 울상] 기사에서는 한적한 어물전 사진을 올리고 '40년 넘게 장사해 봤지만 올해 같이 한산한 설 대목장은 처음 겪어 보니더'라는 상인의 목소리를 올렸다.

매체는 후발 기사에서 "명절이면 손님들로 북새통을 이뤘던 어물전과 제수용 생선을 파는 골목길에는 평소 주말보다 더 한산한 모습에 상인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이었다"라고 제목에 부합하는 내용으로 기사를 채웠다.

관련해 송요훈 MBC 기자는 9일 페이스북에서 "인터넷 검색을 하면 완전 딴판인 두 기사가 아무렇지도 않게 나란히 등장한다"라면서 "뉴스1은 뉴스도매상인데 신문의 사실은 그렇게 조작된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같은 날, 같은 시장에서, 한 언론사의 같은 기자가 한 시간 간격으로 사진 기사를 송고했는데, 내용은 완전히 딴판이다"라며 "앞서 보낸 사진에는 '북적이는 설 대목장'이라는 설명이 붙었는데, 한 시간 뒤에 보낸 다른 사진에는 '살다 살다 이런 명절 대목장은 처음... 상인들 울상'이라는 설명이 붙었다"라고 했다.

이어 "어느 것이 사실일까? 뉴스1은 뉴스도매상인데, 소매상 언론사들이 입맛에 맞는 걸 골라 쓰라고 하나의 사실을 단맛, 짠맛, 매운맛으로 가공하여 파는가보다"라며 "뉴스1에서 보도 사진을 공급받는 '머니투데이'는 '살다 살다... 상인들 울상' 사진을 선택하여 보도하였다. 사실은 그렇게 조작된다"라고 비판했다.

황교익 맛칼럼니스트도 SNS로 "최창호 기자는 취재 현장을 정반대되게 표현한 두 기사에 대해 해명해야 한다"라며 '독자를 기껏 조작 대상으로 본 것이 아닌가 싶어 독자로서 심한 모멸감을 느끼고 있다"라고 적었다.

김정란 시인도 SNS에서 "기자는 해명해야 합니다. 독자를 우롱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면...."라고 지적했다.

워페부커 박성민 씨는 페이스북에서 "1시간 30분 사이 포항 죽도시장의 미스테리"라며 "한 기자의 180도 다른 자아분열 기사, 국민을 졸로 보지"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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