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나무, '서울시장 예비후보' 조은희·오신환·금태섭·김근식 고발 "방송편성 자유와 독립성 심각하게 훼손"

뉴스공장 출연한 조은희의 도발 "정권 나팔수, 국민의힘에선 교통방송 없애야 한다고", 김어준 "TV조선 너무 많이 보신 거 아니냐?"
'김어준 구속수사'까지 외친 후보도 있었다. 그런데 'TV조선' '채널A' 등의 막장보도·가짜뉴스는 언급 않나? 자신들이 만들어줬으니?
큰 인기 끌던 풍자 코너 '나를 술푸게 하는 세상' 'LTE뉴스' '여의도 텔레토비' 종영 논란, 그들의 태도는 그때와 전혀 바뀌지 않았다.

[ 서울 = 뉴스프리존 ] 고승은 기자 = 
조은희 서초구청장 : 제가 옛날에는 우리 김어준 공장장님을 굉장히 좋아했어요. 딴지일보 시절에 권력에 딴지를 거니까 지금 제 공약 중에 교통방송을 정권의 나팔수가 아니라 시민의 나팔수로 하겠다, 이런 공약이 있습니다.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 : 그러면 저는 뉴스공장 관둬야 되는 겁니까? 

조은희 구청장 :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데요. 

김어준 총수 : 나한테 잘 보여라. 

조은희 구청장 : 대신 진중권, 서민, 서정욱 변호사 코너도 만들면 되죠. 

김어준 총수 : 그건 본인이 원하는, 서울시장이 원하는 특정인물을 출연시키라고 하는 건 외부압력 아닙니까?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 "진중권, 서민, 서정욱 변호사 코너도 만들면 된다"며 자신들과 성향이 가까운 이들에게 진행을 맡기겠다는 취지로 얘기했다. 이는 방송에 노골적으로 간섭하겠다는 선포나 다름없다. 여기에 김어준 총수가 "본인이 원하는 특정인물을 출연시키라고 하는 건 외부압력 아니냐"라고 묻자 조 구청장은 "그건 아니다"라고 회피했다. /ⓒ TBS교통방송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 "진중권, 서민, 서정욱 변호사 코너도 만들면 된다"며 자신들과 성향이 가까운 이들에게 진행을 맡기겠다는 취지로 얘기했다. 여기에 김어준 총수가 "본인이 원하는 특정인물을 출연시키라고 하는 건 외부압력 아니냐"라고 묻자 조 구청장은 "그건 아니다"라고 회피했다. /ⓒ TBS교통방송

조은희 구청장 : 아니요. 그게 아니고요.

김어준 총수 : 저희는 전혀 박원순 시장 시절부터 누가 출연시켜야 된다, 말아야 된다, 들어본 적이 없는데 그런 말을. 

조은희 구청장 : 아니. 지금 우리 공장장님께서는 이용수 할머니 때는 배후가 있다 그러고, 미투 때는 문재인 정권에 대한 뭐라고 했죠? 공작이라 그러고, 또 정경심 교수 재판 때는 법복을 입고 정치를 한다 그러고, 

김어준 총수 : 문재인 정부에 대한 공작을 한 적은 없는데요, 제가. 하지 않은 말을 하시는 건데. 

조은희 구청장 : 그다음에 윤석열 때는 일개 판사가 뭐 쿠데타를 한다, 뭐 이런 식으로 어떻게 보면, 

김어준 총수 : TV조선을 너무 많이 보신 것 아닙니까? 앞이 맥락이 있는데. 

조은희 구청장 : 우리 국민의힘에서는요, 교통방송 없애야 된다고 하는 사람도 많아요. 저는 그 정도는 아니고, 균형추를 좀 잡아라. 

김어준 총수 : 감사합니다, 봐주셔서. 감사하고요. 

조은희 구청장 : 옛날에 좋아했습니다, 네. 

김어준 총수 : 자, 너그럽게 봐주셔서 감사한데 TV조선 말고 뉴스공장을 좀 들어주세요. TV조선만 보면 앞뒤 맥락이 잘린 멘트가 나간 경우가 많거든요. (15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중)

TBS교통방송에서 유튜브 구독자 100만 만들기 프로젝트로 진행했던 '#1합시다'(한 사람 더 구독하자)캠페인, 그런데 국민의힘에선 이것이 더불어민주당 기호인 '1'을 연상시킨다며 사전선거운동이라고 강변한 바 있다. /ⓒ TBS교통방송
TBS교통방송에서 유튜브 구독자 100만 만들기 프로젝트로 진행했던 '#1합시다'(한 사람 더 구독하자)캠페인, 그런데 국민의힘에선 이것이 더불어민주당 기호인 '1'을 연상시킨다며 사전선거운동이라고 강변한 바 있다. /ⓒ TBS교통방송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선언을 한 국민의힘 소속 정치인들이 TBS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폐지하겠다고 엄포를 놓곤 한다. 이는 갑자기 시작된 일이 아닌, 수년전부터 계속 시비를 걸어오던 문제다. 문재인 정부를 향해 툭하면 '언론장악'을 강변하고, 최근 언론과 포털 등에 적용하려는 '징벌적 손해배상' 법안에 대해서도 "언론 길들이기"라고 반발하는 국민의힘이 '이명박근혜' 정권을 넘어 군사독재정권 식의 사고를 여과없이 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특히 TBS교통방송에서 유튜브 구독자 100만 만들기 프로젝트로 진행했던 '#1합시다'(한 사람 더 구독하자)캠페인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의 기호인 1번을 연상시키는 것이라며, 사전선거운동이라고 강변하는 추태도 보였다.

그러면서 홍보 영상에 출연한 김어준 총수, 배우 김규리 씨, 주진우 기자에 대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대검찰청에 손수 고발장을 넣는 황당함까지 보여줬다. 이들의 사고는 정말 군사독재정권 시절, 인기 대중가요들에 어이없는 이유를 들이밀며 '금지곡' 딱지를 붙이던 것 그 이상으로 황당하다.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다가올수록 <뉴스공장>에 시비거는 강도도 더 높아진 모습이다.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15일 <뉴스공장>에 출연, 김어준 총수를 향해 노골적으로 도발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지금 제 공약 중에 교통방송을 정권의 나팔수가 아니라 시민의 나팔수로 하겠다"는 공약이 있다며 <뉴스공장>을 문재인 정부의 나팔수에 비유했다. 

국민의힘은 교통방송의 구독자 100만 만들기 '#1합시다' 캠페인에 대해 사전선거운동이라고 강변하며, 홍보 영상에 출연한 김어준 총수, 배우 김규리 씨, 주진우 기자에 대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장을 넣는 황당함까지 보여줬다. /ⓒ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교통방송의 구독자 100만 만들기 '#1합시다' 캠페인에 대해 사전선거운동이라고 강변하며, 홍보 영상에 출연한 김어준 총수, 배우 김규리 씨, 주진우 기자에 대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장을 넣는 황당함까지 보여줬다. /ⓒ 연합뉴스

그러면서도 김어준 총수가 방송을 그만두어야 하는지 여부에 대해선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고 애매하게 말했다. 이어 "대신 진중권, 서민, 서정욱 변호사 코너도 만들면 된다"며 자신들과 성향이 가까운 이들에게 진행을 맡기겠다는 취지로 얘기했다. 이는 방송에 노골적으로 간섭하겠다는 선포나 다름없다. 여기에 김어준 총수가 "본인이 원하는 특정인물을 출연시키라고 하는 건 외부압력 아니냐"라고 묻자 조 구청장은 "그건 아니다"라고 회피했다.

조은희 구청장은 "국민의힘에선, 교통방송 없애야 된다고 하는 사람도 많다. 전 그 정도는 아니고, 균형추를 좀 잡아라"고 자신의 입장을 피력했다. 그러자 김어준 총수는 "너그럽게 봐주셔서 감사한데 TV조선 말고 뉴스공장을 좀 들어달라. TV조선만 보면 앞뒤 맥락이 잘린 멘트가 나간 경우가 많다"고 유머러스하게 받았다.

실제 조은희 구청장은 다른 후보들에 비하면 너그럽게 말한 편으로 보일 정도다. 지난 총선 정치신인과의 경선에서 완패한 뒤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의 경우엔 '뉴스공장'을 향해 "편향성이 극렬하고 다양하게 나타나면서 너무나 큰 해악을 끼치고 있다"고 강변하면서 "존속에 대한 시민의 뜻을 묻겠다"고 엄포를 놨다.

국민의힘 경선후보인 오신환 전 의원도 최근 "TBS 교통방송의 사이비 어용방송인들을 퇴출시키겠다"고 선언하며 공약으로 내걸기도 했다. 본경선 후보에서 탈락한 김근식 경남대 교수도 "국민 세금으로 운영하는 방송이 노골적으로 여당 나팔수 역할을 자처하고 사전선거운동까지 서슴없이 자행하고 있다. 주저함 '일(1)'도 없이 해체해야 한다"고 강변하며 김어준 총수 퇴출 공약을 건 바 있다. 이들보다 더 막가파식으로 "가짜뉴스 음모론 생산으로도 모자라 이제 대놓고 사전선거운동까지 한다"며 김어준 총수 구속수사까지 외친 박춘희 전 송파구청장도 있다.

세월호 사건 당시 'TV조선' '채널A' 등 종편 방송들은 세월호 사건의 책임을 '유병언'으로 물타기하기 위해 진상규명과는 전혀 무관한 온갖 관심끌기형 막장보도들을 쏟아냈다. / ⓒ TV조선
세월호 사건 당시 'TV조선' '채널A' 등 종편 방송들은 세월호 사건의 책임을 박근혜 정권이 아닌 '유병언'으로 물타기하기 위해 진상규명과는 전혀 무관한 온갖 관심끌기형 막장보도들을 쏟아냈다. / ⓒ TV조선

반면 국민의힘에선 <TV조선> <채널A>와 같은 종편들의 엄청난 편향성에 대해선 언급한 적이 없다. 자신들의 전신 정당인 한나라당이 '미디어법 날치기'로 통과시켜 만든 것이 종편 방송이니까 말이다. 가뜩이나 규모가 큰 <조선일보>와 같은 수구족벌언론에 '날개'까지 달아준 것이다. 지상파 다음 번호까지 친절하게 배정해주기까지 했으니. 지금 그 종편들의 영향력은 얼마나 커졌나? 그들의 관심끌기식 막장보도, 수없는 가짜뉴스에 대해서 꾸짖은 적이 있던가? 

이처럼 수구야당 후보들이 노골적으로 TBS교통방송을 압박하고 김어준 총수 퇴출을 외치는 것과 관련, 사단법인 평화나무(이사장 김용민)는 16일 "서울특별시 미디어재단 TBS의 방송편성 자유와 독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는 일부 정치인들을 17일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평화나무는 "서울특별시민의 자산인 TBS를 표적 삼아 선거 득표나 지지율 상승을 위한 소모성 지렛대로 활용하는 것은 명실상부한 범법 행위"라고 지적했다. 평화나무의 고발 대상은 조은희 구청장, 오신환 전 의원, 금태섭 전 의원, 김근식 교수다. 

평화나무는 이들의 행위에 대해 "방송법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라며 방송법에 ‘누구든지 방송편성에 관하여 이 법 또는 다른 법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어떠한 규제나 간섭도 할 수 없다’는 내용이 담겨 있음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법 규정을 위반하면 2년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강제하고 있다"고 짚었다. 

평화나무는 고발대상 4인과 관련 "TBS에 대한 예산 지원권을 가진 서울특별시장에 도전하는 예비후보다. 현재의 지위인 예비후보로서도 방송에 영향을 미칠 여지가 상당하고 당선시 실행에 옮기겠다고 시민에게 약속하는 바 실효적 편성 규제 및 간섭의 범의(犯意)가 명확해 보인다"라고 강조했다. 

이명박 정권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82명 명단, 유명 인사들이 대거 포함돼 있으며 이들은 당시 활동에 큰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 채널A
이명박 정권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82명 명단, 유명 인사들이 대거 포함돼 있으며 이들은 당시 활동에 큰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 채널A

이렇게 특정 진행자를 '블랙리스트'로 몰려는 것은 '이명박근혜' 정권 때의 태도와 추호도 다르지 않다. 당시 그들 정권에선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작성, 마음에 들지 않는 인사들의 활동을 정권 차원에서 방해했다. 한류가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던 그 시기에, 정부가 이를 밀어주기는커녕 찬물을 대놓고 끼얹었던 셈이다.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적 거장인 봉준호 감독까지 '블랙리스트'에 올라간 것만 봐도 그러하다. 그런데 이에 대해 반성하고 자성하는 목소리는커녕, 태도는 전혀 바뀌지 않았고 오히려 한 술 더 뜨는 듯하다.

국민의힘 전신 정당과 이명박근혜 정권은 코미디 프로까지 검열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10년경 이명박 정권 당시 KBS <개그콘서트>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나를 술푸게 하는 세상>이라는 코너가 있었는데, 해당 코너에서 코미디언 박성광 씨는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라고 매번 외쳤다. 이에 당시 한선교 한나라당 의원이 김인규 KBS 사장을 향해 해당 대사를 거론하며 "찝찝하다"고 했는데, 이후 한 달만에 코너가 폐지되는 일이 있었다.

지난 2014년 SBS <웃찾사>의 한 코너인 'LTE 뉴스'는 정치 풍자개그로 큰 주목을 받았다. 당시 뉴스 진행자로 출연했던 코미디언 강성범·김일희 씨는 당시 시사문제에 대해 주거니 받거니 대화하면서 날카롭게 '돌직구'를 뿜어내곤 했다. 그러나 그해 말부터 방송분량이 일부 삭제되는 등 해당 프로에 대한 박근혜 정권 차원의 꾸준한 외압설이 제기돼왔다. 시청자들로부터 많은 인기를 끈 프로였음에도, 이듬해 1월 갑작스레 종영하는 일이 있었다.

지난 2014년 SBS '웃찾사'의 한 코너였던 'LTE 뉴스', 코미디언 강성범 씨와 김일희 씨가 진행했던 프로로 당시 시사문제에 대해 주거니 받거니 대화하면서 날카롭게 '돌직구'를 뿜어내곤 했다. 시청자들로부터 많은 인기를 끈 프로였음에도, 이듬해 1월 갑작스레 종영하는 일이 있었다. /ⓒ SBS
지난 2014년 SBS '웃찾사'의 한 코너였던 'LTE 뉴스', 코미디언 강성범 씨와 김일희 씨가 진행했던 프로로 당시 시사문제에 대해 주거니 받거니 대화하면서 날카롭게 '돌직구'를 뿜어내곤 했다. 시청자들로부터 많은 인기를 끈 프로였음에도, 이듬해 1월 갑작스레 종영하는 일이 있었다. /ⓒ SBS

또 tvN <SNL 코리아>의 시사풍자 코너였던 <여의도 텔레토비>의 경우에도 박근혜 정권으로부터 '사전검열' 받았다는 외압설이 크게 불거진 바 있다. 해당 프로는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박근혜·문재인·안철수 등 당시 대선 후보들을 텔레토비 캐릭터에 빗대 풍자한 코너로 많은 인기를 끌었으나, 박근혜 정권 출범 5개월 만에 갑작스레 폐지됐다. 당시 tvN 관계자는 “정부출범 이후 코너 제작진의 성향을 조사해 갔다. 무서웠다”고 언론에 밝힌 바 있다. 

그리 오래된 일도 아니다. 그럼에도 자신들 마음에 안 든다고 또 '블랙리스트'를 작성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를 마땅히 지적하고 때리는 언론은 찾아보기 어렵다. 지난 총선 두달여전 임미리 고려대 연구교수가 <경향신문>에 <민주당만 빼고>라는 제목의 칼럼을 기고, 노골적인 선거개입 발언을 했을 때는 "표현의 자유, 학문의 자유"를 들먹이며 고발장을 넣은 더불어민주당에게 "언론탄압하지 말라"고 노골적으로 때리던 그 언론들은 도대체 어디 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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