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완전히 격멸되기 전까지는 절대로 끝난 것이 아니다.

크리스마스, 온 인류의 축제다. 매년 거의 모든 세계인이 크리스마스가 되면 ‘메리 크리스마스’를 주고받으며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고 자신과 가족, 그리고 가까운 이들의 행복을 기원한다.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이 오기 전에도 크리스마스는 축제 분위기였지만 작년 크리스마스는 예외였다.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면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 놓았다. 성탄 미사와 예배도 중단됐고, 거리는 한산했다. 비대면 접촉이 미덕이 되면서 성탄절은 오히려 방역의 부담이 됐다.

하지만 크리스마스는 언제나 모든 사람에게 희망을 주는 날이다. 제2차 세계대전 때 연합군은 노르망디 상륙작전이 성공하자 그해 크리스마스 전까지 독일을 항복시키기 위해 마켓가든 작전을 단행했지만 실패로 끝났다.

연합군 지휘부는 종전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으로 정보판단에서 큰 실수를 저질렀고, 충분한 작전준비를 못했다. 조급한 마음이 빚은 비극이었다. 당시 연합군은 막대한 병력을 잃었고, 작전 지역인 네덜란드 민간인들도 독일군의 보복으로 희생됐다.

6·25 때 맥아더의 UN군 지휘부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UN군은 전쟁사에 길이 빛낼 인천상륙작전의 대성공으로 전세를 극적으로 역전시켰다. 국군이 압록강에 도착했고, 북한군은 거의 궤멸 상태로 김일성은 중국으로 도주했다.

맥아더 장군은 승전감에 들떠 중공군의 참전 징후가 여기저기서 포착되는 데도 이를 무시하고 크리스마스 이전에 종전될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한민족은 꿈에 그리던 통일이 눈앞에 왔다고 들떴다.

하지만 중공군은 이미 압록강을 넘어와 UN군의 후방까지 침투해 있었다. 퇴로가 차단된 줄 모르던 UN군은 중공군의 기습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했고, 다시 서울을 빼앗겼다. 결국은 전쟁은 2년 반을 더 끌면서 휴전을 맞이했다. 전쟁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그해 크리스마스는 악몽 그 자체였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16일(현지시간) 코로나19 상황에 대해서 “다음 크리스마스까지는 지금과 매우 다른 환경에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CNN방송이 주최한 타운홀 미팅에 출연해 미국이 언제 정상으로 돌아갈지에 대해 “지금부터 1년 후엔 훨씬 적은 사람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고 마스크를 착용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렇게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들이 코로나19가 조기 종식되기를 갈망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1년 동안 경험했듯이 잠시 방심하면 또다시 확산되는 몹쓸 역병이 코로나19다. 우리도 설 명절이 지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조치를 내린 지 불과 이틀 만에 확진자가 600명대로 늘었다. 잠시라도 긴장을 늦추면 우리의 허를 찌르곤 한다.

바이든 대통령의 기대감을 평가절하하자는 것이 아니다. 그의 기대대로 올 크리스마스 전에는 정상으로 복귀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비장한 긴장감과 철저한 방역을 지켜야 한다. 아직은 시간이 더 필요하다. 코로나19가 완전히 격멸되기 전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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