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프리존] 임은희 기자= 정치는 ‘견제와 균형’의 원칙이 제대로 작동해야 한다. 권력을 쥔 집권 여당도 이 원칙을 반드시 준수해야 하고, 야당은 더 치열해야 한다. 야당이 권력에 대한 합리적인 견제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올바른 민주주의는 실현되기 어렵다.

국민의힘은 제1야당이다. 현재 국민의힘은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과 전국단위 선거 4연패라는 흑역사를 보유하고 있는데도 연일 역대 최약체 야당史를 새로 쓰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정신을 못차리고 제1야당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해 국민으로부터 신뢰감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면치 못하고 있다.

요즘 국민의힘은 서울과 부산시장 보궐선거에만 정신이 팔려있는 듯하다. 서울은 자당 후보들의 경선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금태섭 전 의원과 같은 제3지대 후보와의 단일화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부산도 후보들 간의 치열한 경선전에 몰두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부산시장 보궐선거의 최대 쟁점인 가덕도 신공항 사업도 마찬가지다. 국토부는 집권 여당이 총력을 다해 추진 중인 가덕도 신공항사업에 대해 사실상 반대의 뜻을 담은 보고서를 만들었다. 해당 보고서에는 여당과 부산시의 주장을 조목조목 비판한 내용이 담겨있다.

심지어 범여권으로 여겨지는 정의당도 가덕도 신공항 건설 특별법 추진에 대해 “즉각 중단하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강은미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25일 “가덕 신공항은 전두환 정권의 ‘평화의 댐’ 이명박 정권의 ‘4대강 사업’에 이어 최악의 토건 사업이 될 것”이라고까지 혹평했다.

물론 각 당의 입장이 다를 수는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주무부처도 사실상 반대하고 여당의 정치적 우군인 정의당도 반대하는 국책사업에 대해서 제대로 검증하고 할 말을 제대로 해야 한다. 정치권 일각에선 국민의힘 부산시장 보궐선거 표심을 의식한 표퓰리즘 행보라는 지적도 나온다.
 
홍남기 경제 부총리도 여당과 4차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 및 방식을 놓고 이견을 보이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에게 “정말 나쁜 사람”이라는 질타를 당했다고 한다. 이낙연 대표가 국무총리시절 홍 부총리와 달달한 케미를 보여주던 모습과 180도 달라진 상황이 펼쳐진 셈이다.

이번 일은 지난 14일 열린 비공개 고위당정협의회에서 기재부는 재정건전성을 이유로 ‘12조원 이상 불가’를 주장했고, 민주당은 예산 증액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발생한 일이라고 한다. 사실상 우군인 당정도 중대 정책을 놓고 치열한 논쟁을 하고 있다.    

국민의힘이 대안 정당으로 인정을 받으려면 국민의 이익을 위해 정부 주무부처보다 더 전문적인 데이터를 갖고 합리적인 비판에 나서야 한다. 두리뭉실한 어정쩡한 비난 논평으로는 국민의 마음을 얻지 못한다. 올바른 견제를 하지 못하면 야당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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