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공무원' 신분인데 "민주당 후보(박영선) 당선되어선 안 된다" 취지 발언, 공식선거운동 기간도 아닌 시기
'나경원→안철수 캠프' 이수정도 기자회견 동행 논란, 그가 국민의힘 김병욱 성폭행 의혹에 냈던 반응은?
수많은 이들이 묻는 '구체적 증거' 역시 없었다. 여전히 '텔레그램 초대화면' 한 장뿐? 기존 입장만 되풀이
"본인이 하겠다 했어도 동석한 이들이 '이렇게 하면 안 된다'고 말렸어야 했다. 그들의 책임도 크다"
[ 서울 = 뉴스프리존 ] 고승은 기자 =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 : (비극의 탄생)책을 다 읽어봤습니다. 정말 잘 쓰셨어요. 50명을 만났고 사태 처음부터 지금까지 이슈에 몰두하면서 관심을 집중하셨던 흔적이 곳곳에서 느껴지는데, 이렇게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데 언론들은 잘 보도하지 않습니다.
손병관 오마이뉴스 기자 : 공교롭게도요. 피해자가 오늘 기자회견하면서 약간 뇌피셜이라 해야 하나요? 혹시라도 기자회견이 이 책 때문에 한 게 아니냐는 추측기사들이 나와가지고 의외로 홍보가 된 부분이 있거든요. 어쨌든 전 감사합니다.
김용민 이사장 : 이 책 비극의 탄생 때문에 기자회견 열었을 가능성 외에 또다른 이유가 있다고 보세요?
손병관 기자 : 저도 예고 기사가 나오고 그랬을 때, 의견 나눠보고 그랬는데 이건 예정된 이벤트다. 그렇게 얘길 했는데 기자회견이 그렇게 흘러갔거든요. 그래가지고 맞았구나. 사실 이게 5~6개월 전부터 예견하신 분들이 꽤 있었어요.
김용민 이사장 : 이런 선거 앞두고 기자회견을 열 것이다? 그래서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내용으로 기자들 앞에서 발언할 것이라고 예견하셨다는 겁니까?
손병관 기자 : 박원순 시장과 같이 한 참모들 중에 정치에 감각있는 분들이 계시기 때문에, 그 분들이 그러시더라고요. 아마 4월 보궐선거 즈음해가지고. 저는 잔디라고 부르겠습니다. '잔디가 본인이 직접 나서서 기자회견을 할거야' 그러길래 '무슨 말이에요?' 했는데 실제로 그렇게 되니까 '내가 생각이 짧았구나, 그분들 말이 맞았구나' 그런 느낌이 들었거든요.
김용민 이사장 : 사실 고소인이 현직 공무원 아닙니까? 그런데 오늘 발언한 걸 보니 나에게 고통을 준 당에서 서울시장이 나온다면, 자기 복귀가 힘들 것이다라는 얘기를 했단 말이에요. 한마디로 민주당 찍지 말라. 이 발언을 한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어요.
손병관 기자 : 제가 솔직히 잔디씨에게 좀 우려가 되는 게, 잔디씨가 오늘 굉장히 위험한 발언을 하셨어요. 선거법 구조에 공무원이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위치에 있음에도 선거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하면 안 된다고 명백히 규정돼 있거든요. 저는 공무원의 정치적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법은 그렇게 돼 있단 말이에요. 이건 솔직히 딱 보고 누군가 잔디씨에게 쌓인 감정이 있는 사람이 고발하면, 이건 정말 기소각이에요. (17일 김용민TV - 김용민 브리핑 라이브 중)
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성추행으로 고소했던 여비서 A씨 측에서 17일 오전 갑작스레 기자회견을 했다. 서울시장 위력성폭력사건 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이 기자회견을 연다는 사실도 전날 오후가 되어서야 언론을 통해 나왔을 정도로 사실상 극비리에 진행됐다. 회견장에서 고소인 A씨에 대한 촬영은 물론, 음성을 녹음해서도 안 된다는 서약까지 취재진에게 받았을 정도였다.
고소인 A씨는 "본래 선거가 치러지게 된 이유가 많이 묻혔다고 생각한다. 저의 피해 사실을 왜곡하고 오히려 저를 상처 주었던 정당에서 시장이 선출되었을 때, 저의 자리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는 두려움이 든다"고 얘기했다. 이는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되어서는 안 된다고 한 것이며,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혹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당선을 바란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A씨는 또 "민주당에는 소속 정치인의 중대한 잘못이라는 책임만이 있었던 것이 아니다. 피해호소인이라는 명칭으로 저의 피해 사실을 축소·은폐하려고 했고, 투표율 23%의 당원 투표로 서울시장 선거에 결국 후보를 냈다"며 "지금 선거 캠프에는 저를 상처 주었던 사람들이 많이 있다. 후속적인 조치가 있었어야 한다고 생각을 한다"고 했다.
지난해 더불어민주당에서 당원투표를 거쳐, 86.6%의 찬성으로 보궐선거에 후보를 내기로 결정한 데 대해서도 비난한 것이다. 그는 특히 "저를 피해호소인이라고 명명했던 그 의원들에 대해서 직접 저에게 사과하도록 박영선 후보가 따끔하게 혼내주셨으면 한다"며 "당 차원의 징계가 있어야 한다"고 목소릴 높였다. 피해호소인이라고 명명한 의원은 남인순·진선미·고민정 의원이 있다.
그는 특히 자신이 남인순 의원에 대한 사퇴를 요구한 점을 들며, "그분으로 인한 저의 상처와 사회적 손실은 회복하기 불가능한 지경이다. 그분은 반드시 정치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며 거듭 민주당 차원의 징계를 요구하기도 했다. 그는 나아가 "지금까지의 사과는 진정성도, 현실성도 없는 사과였다고 생각한다"며 취재진을 향해서도 "한 번 상대방에게 여쭤봐 달라, 또 저에게 조언을 해주셨으면 좋겠다. 어떻게 하면 제가 사과를 받아들일 수 있을까?"라고 하기도 했다.
고소인 A씨는 그렇게 정치적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는 많은 발언을 했다. 특히 이날은 공교롭게도 박영선-김진애 후보 단일화 발표일이기도 하다. 여기에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내곡동 땅 투기 논란으로 상당한 구설에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정작 많은 사람들이 지금까지도 궁금해하는 박원순 전 시장의 구체적인 '성추행' '성희롱' 근거는 여전히 제시하지 않았다. 결국 고소인 측이 지난 8개월 동안 공개한 물증이라곤 '텔레그램 초대화면' 한 장 외엔, 특정할 수가 없는 것이다. 고소인 측은 무려 4년동안 박 전 시장의 성추행이 지속됐다고 했음에도, 구체적 증거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
특히 A씨의 기자회견엔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가 참가해 발언했다. 이는 정치적 해석을 낳기에 매우 충분한 조건이다. 이수정 교수는 지난해 국민의힘 성폭력 대책특위에 합류한 데 이어 재보궐선거 경선준비위원회까지 합류한 바 있다. 또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는 나경원 전 의원 후보 캠프에 참여하기도 했었다. 그는 나 전 의원이 경선에서 탈락하자,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캠프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현재 분명 야권 유력후보 측을 돕고 있는 것이다.
특히 그는 이중잣대로 구설에 오른 바 있다. 구체적인 증거도 제시되지 않은 박원순 전 시장 건에 대해서는 그토록 목소릴 높이면서도, 지난 1월 국민의힘 소속이었던 김병욱 의원의 인턴비서 성폭력 논란에 대해선 "피해자가 안 나왔고 있는지 없는지도 불분명하지 않나"라며 "다양한 의심을 하게 된다. 정말 그런 사건이 있는데 안 알려졌던 것이라면 지금이라도 피해자가 신고하고 제대로 된 형사절차를 거치면 된다, 피해자가 미투해야 한다"고 했었다.
당시 <가로세로연구소>가 제기했던 해당 의혹은 문제의 날짜와 장소, 목격자의 증언 등이 명시돼 있다. 그리고 목격자인 다른 비서가 김병욱 의원에게 "인턴 비서에게 사과하라"고 보낸 메시지까지 공개된 바 있다. 박원순 전 시장 관련 의혹에 비해 훨씬 구체적인 제시가 있음에도, 이런 입장을 내 구설에 오른 것이다.
여기에 현재 A씨는 현직 공무원 신분이다. 그럼에도 선거를 언급하며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어선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고 전당원 투표라는 정상적 절차를 거쳐 후보를 낸 것도 문제삼았다. 또 일부 정치인들에 대한 당 차원의 징계까지 요구했다. 이는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위반'에 해당할 소지가 명백한 부분이다.
이런 가운데 박원순 전 시장 사건의 진상을 면밀히 추적한 <비극의 탄생> 저자인 손병관 <오마이뉴스> 기자가 입장을 냈다. 그가 최근 발표한 저서인 <비극의 탄생>은, 많은 시민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무려 50인을 인터뷰했고, 그 증언을 책에 담았다. 언론이나 여성단체 등에서는 해당 저서가 마치 기자 개인의 주장인 것처럼 몰아가는 모습인데, 분명 목격자들의 증언을 담고 있는 것이다.
손병관 기자는 17일 <김용민TV>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기자회견에 대해 "사실 이게 5~6개월전부터 예견하신 분들이 꽤 있었다"라고 밝혔다. 그는 "박원순 시장과 함께 했던 참모분들이 그러시더라. 아마 4월 보궐선거 즈음해서 '잔디(고소인 A)가 기자회견을 할 거야'고 했다"며 "그래서 '무슨 말이에요?'라고 반문했는데, 그렇게 되니까 '내가 생각이 짧았구나, 그분들 말이 맞았구나'라는 느낌이 들었다"라고 전했다,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선 안 된다"는 취지로 고소인이 발언한 데 대해선 "잔디 씨가 오늘 굉장히 위험한 발언을 하셨다. 선거법 9조에 '공무원이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내용이 있다. 선거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하면 안 된다고 명백히 규정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무원의 정치적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법은 그렇게 돼 있다. 누군가 잔디 씨에게 쌓인 감정이 있는 사람이 고발하면, 이건 정말 기소각"이라며 선거법 위반 행위가 분명하다고 짚었다. 실제로 몇몇 커뮤니티에는 선관위에 고소인을 고발했다고 인증한 이들도 있다. 이번 보궐선거의 선거운동기간은 오는 25일부터 시작인 만큼, 사전선거운동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
손 기자는 "이런 기자회견 자체를 본인이 한다고 하더라도, 같이 동석하신 분들이 '이렇게까지 하면 안 된다'고 말렸어야 하는데 안하신 분들의 책임도 정말 크다고 본다"며 "잔디씨의 공무원으로서의 미래라는 것도 있을텐데, 한 사람의 장래를 어디까지 책임지려고 이런 행동하도록 그냥 놔두는 건가"라고 따져묻기도 했다.
그는 특히 고소인을 대변하는 단체인 '서울시장위력성폭력사건공동행동’의 1차 활동기간이 '2021년 재보궐선거'로 설정되어 있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이건 굉장히 정치적 목적을 가진 활동이 분명한 것이고. 선거에 무언가 영향을 주기 위한 활동들을 할 거라는 건 충분히 예상됐던 일"이라고 짚었다.
이번 고소인의 기자회견은 구체적인 증거를 여전히 제시하지 않으면서, 기존 입장만을 되풀이했을 뿐 새로운 점은 찾아볼 수 없었다. 게다가 선거법 위반 소지가 분명한 발언들이 등장하면서, 구체적인 증거 등을 통해 사건의 진실을 알고 싶어하는 수많은 이들에게 더 큰 의심만을 안긴 셈이다.
여기에 국민의힘과 입장을 사실상 같이 하는 듯한 여성단체 등이 고소인을 앞세워 '선거판 흔들기'로 의심되는 정치적 목적이 뚜렷하다는 시선도 쏟아져 나온다. 이들이 자초하고 있는 '선택적 분노'와 '선택적 침묵' 구설들 때문이다.
소위 여성단체들은 박원순 전 시장 건에는 그토록 핏대세우며 고인을 연일 부관참시하다시피 한다. 그러면서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에는 기승전 '2차 가해' 논리를 쓰며 가로막아 왔다. 반면 국민의힘 소속 정치인 혹은 검찰·재벌총수 등이 관련된 각종 성비위 사건들이나, 사회적 약자로서 목소릴 내기 힘든 여성들이 겪은 성피해 사건들에 대해선 거의 목소릴 내지 않고 있어서다. 그럼에도 <조선일보>와 같은 수구언론이든 스스로 '진보'를 표방하는 언론이든 대부분 이들의 말을 검증도 없이 받아쓰기하며, 스피커를 키워주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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