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지개발로 매립, 조선소 수용부지로 변경되며 마을 초토화
개발논리에 주민갈등 폭발...마을 황페화되고 공동체 붕괴
15년 만에 공동체 회복 위한 민관협력 프로젝트 추진

[창원=뉴스프리존]박유제 선임기자=마을 이름 만큼이나 수정처럼 곱고 맑았던 창원시 마산합포구 수정마을. 한 때 고기잡이배 한 척만 있어도 먹고 사는데 문제가 없던 수정마을이었지만, 2006년부터 이 마을은 주민들의 갈등과 어장 황폐화로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딱 15년 전. 수정마을에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

2006년 택지개발로 매립된 수정만이 조선소 수용 용지로 변경되면서부터 조용했던 마을에는 생업 대신 집회와 시위가, 뱃고동 대신 대형 확성기가 마을을 뒤덮었다. 개발폭력, 기만행정, 깊어진 주민갈등으로 수정마을에는 더 이상 공동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을 정도였다.

수정만 매립지. 트라피스트 수녀원
수정만 매립지. ⓒ트라피스트 수녀원

특히 주민 간 반목과 갈등, 다정했던 이웃은 어느새 증오의 대상이 되고 말았다. 그리고 15년이 흘렀지만, 택지개발도 조선소도 들어서지 않았고 주민들의 '앙금'만 남아 있다.

자생적 회복 탄성을 잃은 수정마을이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경남마을공동체지원센터가 공동체협력지원가를 파견하고, 지역문제해결플랫폼과의 협업을 통해 이 마을을 복원키로 한 것이다.

온라인 정책제안 플랫폼인 '경남1번가' 도민 채택 제안을 통해 이뤄지는 '수정마을 공동체 회복 정책지원 요청' 실행은 우선 수정마을 공동체 파괴 전후에 대한 조사에서부터 시작된다.

또 공동체 회복 실행 방법을 논의하기 위한 워크숍이 오는 26일부터 이틀 간 수정마을 일원에서 열린다. 주민화해와 지속가능한 수정마을 비전을 제시하고 정책적 지원 방안도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지역주민, 경남도, 경남연구원, 창원시 등 민관협력을 통해 시도되는 '수정마을 공동체 복원사업'을 위한 워크숍 부제는 'Resujeong : 수정, 다시 빛나리'다. 전문가들의 주제발표에 이어 마을주민과의 대화가 예정돼 있다.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주민워크숍을 분리 개최하거나 연기될 수도 있지만, 가능한 한 예정대로 추진한다는 것이 경남도의 입장이다. 연기가 불가피할 경우 화상(ZOOM) 연결을 통한 진행도 검토 중이다.

수정마을공동체회복추진위원회가 주최하고 경남도 사회혁신추진단, 서강대학교 SSK지역재생연구팀, 경남대학교(LINC+사업단), 지역문제해결플랫폼경남, 경남마을공동체지원센터가 주관하는 이 워크숍에는 김경수 도지사도 직접 참석할 계획이다. 

특히 경남대학교 김석호(경제금융학과) 정은희(LINC+사업단 지역사회혁신센터장) 교수의 사회로 27일 오전 9시부터 11시30분까지 예정돼 있는 '마을주민과의 대화'에서 주민화합과 공동체 복원을 위한 첫발을 내디딜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SNS 기사보내기
뉴스프리존을 응원해주세요.

이념과 진영에서 벗어나 우리의 문제들에 대해 사실에 입각한 해법을 찾겠습니다.
더 나은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요.

정기후원 하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뉴스프리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