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모겐소 前 뉴욕 검사장의 전기 보냈다는데, 그는 尹처럼 '임명직' 아닌 '주민 투표'로 선출된 인물

추미애 일갈 "(로버트 모겐소처럼) 주민 선출로 뽑힌 검사장은, 윤석열처럼 '나는 조직에 충성한다'는 망언 할 수가 없다"
왜 '위기의 민주주의: 룰라에서 탄핵까지' 다큐멘터리는 선풍적 주목 끌었나? 이젠 무력 아닌 '법 기술'로 쿠데타 시도
윤석열과 모루가 겹쳐 보이는, 그 수많은 사례들은? "검찰 내 특수수사 인맥이 '尹사단' 구축했다는 게 사실로 드러나더라"

[ 서울 = 뉴스프리존 ] 고승은 기자 =
황보선 앵커 : 윤석열 전 총장이 사퇴를 앞두고 미국 검찰의 전설이라는 인물의 전기를 배포했다고 합니다. 윤 전 총장의 이런 행동, 어떻게 해석하시나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우리가 1992년 정치군인 시대를 국민이 끝냈고 30년이 지나서 촛불로 민주주의를 회복한 나라에서 정치검사로 등장하는 아이러니를 스스로 저질렀으면서, 그렇게 멋 부리게 할 것은 아닌 것 같고요. 오히려 세르지오 모루, 민주주의를 무너뜨린 브라질의 법무부 장관도 지낸 검사(연방판사)에 훨씬 더 가깝죠. 아까 얘기한 검사, 미국의 로버트 모겐소라는 뉴욕 검사장은 미국에서는 직접 선출을 하는 건데요. 그 지역의 주민이요. 선출 방식으로 민주적 통제를 하는 방식이에요. 우리처럼 비민주적이면 그냥 쫓겨나는 것이죠. 윤석열 총장의 명언 중에 '나는 조직에 충성하는 사람이다'라고 하는데요. 선출로 뽑힌 검사장은 조직에 충성한다는 망언을 할 수가 없어요. 그래서 민주적 통제를 철저하게 받는 그런 미국의 검사에게 비견을 할 자격조차 안 갖추고 있는 거죠. (23일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인터뷰 중) 

전직 '검찰당 대표'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이달 초 사퇴 직전 미국 뉴욕 맨해튼 검찰의 전설인 故 로버트 모겐소 검사장의 전기(미국의 영원한 검사 로버트 모겐소, 대검찰청 발간)를 배포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미국은 검사장을 직선제로 선출하기에, 해당 지역 주민들의 '민심'을 얻어야 한다. 한국처럼 '임명직'이 아니다. /ⓒ 연합뉴스
전직 '검찰당 대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이달 초 사퇴 직전 미국 뉴욕 맨해튼 검찰의 전설인 故 로버트 모겐소 검사장의 전기(미국의 영원한 검사 로버트 모겐소, 대검찰청 발간)를 배포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미국은 검사장을 직선제로 선출하기에, 해당 지역 주민들의 '민심'을 얻어야 한다. 한국처럼 '임명직'이 아니다. /ⓒ 연합뉴스

전직 '검찰당 대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이달 초 사퇴 직전 미국 뉴욕 맨해튼 검찰의 전설인 故 로버트 모겐소 검사장의 전기(미국의 영원한 검사 로버트 모겐소, 대검찰청 발간)를 배포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윤 전 총장 자신이 직접 발간사를 썼다고 한다.

1960년대 케네디 행정부 시절 맨해튼 연방검사로 임명된 모겐소는 1974년 지역 시민들의 투표로 뉴욕 맨해튼 지방검사장이 된 후 9차례 연임에 성공해 35년간 검사장 자리를 지켰고, 화이트칼라 범죄 수사를 담당한 바 있다. 그렇다면 모겐소 검사장과 윤 전 총장이 과연 닮은 점이 있을까?

이에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23일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로버트 모겐소라는 뉴욕 검사장은 미국에서는 직접 지역 주민들이 선출하며, 민주적 통제를 한다. 우리처럼 비민주적이면 그냥 쫓겨나는 것"이라고 설명하며 윤 전 총장처럼 '임명직'이 아님을 꼬집었다. 미국은 검사장을 직선제로 선출하기에, 해당 지역 주민들의 '민심'을 얻어야 한다. 

그러나 한국 검찰의 경우, 이렇게 시민 투표로 선출되는 것이 아닌 그저 특정 시험과 인사를 거친 '임명직'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수사권-기소권이라는 요술방망이를 갖고, 훗날 '전관 변호사'로 활동할 기반을 닦아놓은 경우가 적잖았던 것이다. 그래서 전관예우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전관비리'가 끊이지 않는 거고, '유전무죄, 무전유죄'가 반복되는 것이다.

추미애 전 장관은 "윤석열 총장의 명언 중에 '나는 조직에 충성하는 사람이다'라고 한다. 선출로 뽑힌 검사장은 조직에 충성한다는 망언을 할 수가 없다"며 "그래서 민주적 통제를 철저하게 받는 그런 미국의 검사에게 비견을 할 자격조차 안 갖추고 있다"고 일갈했다.

브라질의 사법쿠데타를 주도한 '법 기술자'는 세르지우 모루라는 브라질의 엘리트 연방판사였다. 모루가 지휘한 사법쿠데타 작전명은 2014년 시작된 ‘세차 작전’ 이었다. '세차 작전'으로 인해 브라질의 현직 대통령이었던 지우마 호세프가 탄핵됐고, 이어 룰라 전 대통령까지 구속기소해 2018년 대선 출마를 가로막았다. 최근 그와 가장 오버랩되는 사람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다. /ⓒ 다큐멘터리 - 위기의 민주주의: 룰라에서 탄핵까지
브라질의 사법쿠데타를 주도한 '법 기술자'는 세르지우 모루라는 브라질의 엘리트 연방판사였다. 모루가 지휘한 사법쿠데타 작전명은 2014년 시작된 ‘세차 작전’ 이었다. '세차 작전'으로 인해 브라질의 현직 대통령이었던 지우마 호세프가 탄핵됐고, 이어 룰라 전 대통령까지 구속기소해 2018년 대선 출마를 가로막았다. 최근 그와 가장 오버랩되는 사람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다. /ⓒ 다큐멘터리 - 위기의 민주주의: 룰라에서 탄핵까지

그는 윤석열 전 총장에 대해 "우리가 1992년 정치군인 시대를 국민이 끝냈고 30년이 지나 촛불로 민주주의를 회복한 나라에서 정치검사로 등장하는 아이러니를 스스로 저질렀다"며 "세르지오 모루, 민주주의를 무너뜨린 브라질의 법무부 장관도 지낸 검사(연방판사)에 훨씬 더 가깝다"고 꼬집었다.

지난해 말부터 주목받고 있는 <위기의 민주주의: 룰라에서 탄핵까지>라는 다큐멘터리가 있다. 브라질의 사법쿠데타를 주도한 '법 기술자'는 세르지우 모루라는 브라질의 엘리트 연방판사였다. 모루가 지휘한 사법쿠데타 작전명은 2014년 시작된 ‘세차작전’ 이었다. 과거엔 무력을 동원한 '군사 쿠데타(군사반란)'이었다면, 이젠 '법'을 가장한 쿠데타로 진화했다고 할 수 있다.

그는 언론과의 유착관계를 통해 정치인들과 고위공직자들을 마구잡이로 공격했다. 예비구금제도를 이용하여 구속을 유도하고, 대중의 분노를 폭발시켜 용의자들을 불안에 떨게 하며, 언론플레이를 통해 정치인들과 고위공직자들을 공격한 것이다. 

그런 사법과 언론의 합동공격으로 브라질 집권당인 노동당(PT)과 정부 인사들을 구속시킨 데 이어, 2016년 5월 당시 대통령이었던 지우마 호세프를 예산작성 규칙 위반이라는 정책 실수 혐의로 탄핵되게 만들었다. 하지만 모루의 최종목표는 이를 넘어, 세계적으로도 칭송받는 인물인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을 옥죄는 것이었다. 

룰라 전 대통령은 임기 중 브라질을 경제대국으로 만들었고, 절대 빈곤층의 삶을 나아지게 하면서 퇴임 직전에도 상당히 높은 지지율을 받았다. 그는 다시 대통령 선거에 출마해도 당선될 가능성이 높았기에 모루는 그를 제거하기 위한 사법공격에 들어갔다. 그러면서 2017년 돈세탁과 간접적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시켰고 10년에 가까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브라질을 경제대국으로 만들었고 절대 빈곤층의 삶을 나아지게 했던 룰라 전 대통령은 퇴임할 당시에도 엄청난 지지를 받았으며, 다시 대통령 선거에 출마해도 당선될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세르지오 모루는 그를 제거하기 위한 사법공격에 들어갔고 2017년 돈세탁과 간접적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시켰다. /ⓒ 다큐멘터리 - 위기의 민주주의: 룰라에서 탄핵까지
브라질을 경제대국으로 만들었고 절대 빈곤층의 삶을 나아지게 했던 룰라 전 대통령은 퇴임할 당시에도 엄청난 지지를 받았으며, 다시 대통령 선거에 출마해도 당선될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세르지오 모루는 그를 제거하기 위한 사법공격에 들어갔고 2017년 돈세탁과 간접적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시켰다. /ⓒ 다큐멘터리 - 위기의 민주주의: 룰라에서 탄핵까지

그러면서 룰라 전 대통령의 2018년 대선 출마가 가로막힌 것이다. 결국 군부독재 시절 대령 출신인 우익 포퓰리스트 보우소나루가 대통령 자리에 앉았다. 그러면서 경제대국이었던 브라질은 다시 바닥으로 추락하기 시작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국가 중 하나도 바로 브라질이라는 사실이다. 

이 와중에 모루는 자신의 수사행위로 ‘반부패 영웅’으로 떠올라, 보우소나루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을 역임했다는 사실이다. 그는 자신을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한 보우소나루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며, 장관직에사 사임했고 대선후보로 몸을 풀고 있는 상황이다. 

그 와중에 최근 브라질 연방대법원은 룰라 전 대통령에게 선고됐던 실형을 모두 무효로 한다고 판결했다. "수사와 연방법원의 판결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수도 브라질리아 연방법원에서 재심을 받으라"고 한 것이다. 앞서 현지 언론을 통해, 룰라 전 대통령을 옥죄기 위한 '표적수사'였음이 폭로된 바 있다. 

모루가 연방검사들에게 룰라 전 대통령에 대한 유죄 판결과 수감을 끌어낼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는 것이었다. 이는 '법 기술자'들의 유착 사례라고 하겠다. 그러면서 룰라 전 대통령의 정치 재개 길이 열리며, 이듬해 치러질 차기 대선에 출마할 것이 확실시된다. 

추미애 전 장관이 지적했듯, 윤석열 전 총장과 겹치는 인물은 모루 전 판사라 하겠다. 브라질 판사의 경우 판결은 물론, 수사 역할까지도 일부 담당할 정도로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다. 수사권-기소권이라는 막강 권한을 독점한 한국 검찰과 유사한 셈이다. 

윤석열 전 총장 휘하 검찰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수사 개시 한 달만에, 무려 70여곳을 먼지털이식으로 압수수색한 바 있다. /ⓒ MBC
윤석열 전 총장 휘하 검찰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수사 개시 한 달만에, 무려 70여곳을 먼지털이식으로 압수수색한 바 있다. /ⓒ MBC

특히 언론들과 유착해 타겟으로 삼은 대상을 공격한 것도 유사하다. (이는 윤석열 전 총장 이전부터 계속된, 검찰의 오래된 관행이긴 하다) 윤석열 전 총장 휘하의 검찰이 조국 전 장관 일가와 관련, 수사 개시 한 달 만에 '동양대 표창장' 따위로 70여차례의 압수수색을 한 점이나 피의사실을 마구 흘려 언론에 [단독] 기사를 쏟아내게 한 점만 봐도 그러하다. 이는 시작이었을 뿐이고, 이후 다른 사건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됐다. 

그리고 윤석열 전 총장이 최근 총장직에서 물러나 언론에 자신의 행보를 언론에 흘리는 등 차기 대선에 도전하겠다고 몸을 푸는 것이나, 모루 전 판사가 법무부 장관직에서 물러나 차기 대선을 위한 정치행보를 하는 것이나 별 차이가 없다. 또 대다수 언론들이 이들을 노골적으로 '정의의 화신'이라도 되는 듯이 띄워주는 것도 겹친다. 그러니 사람들이 <위기의 민주주의: 룰라에서 탄핵까지>라는 다큐멘터리에 그토록 주목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추미애 전 장관은 "정치 중립을 생명으로 여겨야 하는 검사로서 정치 검사가 되는 것, 더군다나 검찰총장이 그러하다는 것은 사실 비정상적인 것"이라며 "이건 거의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언론이 윤석열 전 총장의 행태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은 배제하고, 신비주의에 가깝게 키워준 면이 크다"고 언급했다.

김영삼 정권 당시 12.12 군사반란, 5.18 광주항쟁 유혈진압, 천문학적 비자금 조성 등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았던 전두환, 노태우씨. 이들은 박정희 묵인 하에 '하나회'라는 정치군인 집단을 키웠다. /ⓒ 연합뉴스
김영삼 정권 당시 12.12 군사반란, 5.18 광주항쟁 유혈진압, 천문학적 비자금 조성 등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았던 전두환, 노태우씨. 이들은 박정희 묵인 하에 '하나회'라는 정치군인 집단을 키웠다. /ⓒ 연합뉴스

그는 "검찰 내 특수수사 인맥이 윤석열 총장 중심으로 검찰 조직 내 윤사단을 구축하고 있다는 얘기를 하더라. (법무부 장관으로)들어가서 정말 보니 그 말이 거짓이 아닌 사실로 드러나더라"며 "이런 것들이 과거 군대의 하나회를 연상시키지 않나"라고 했다. 소위 '윤석열 사단'을 과거 박정희 묵인 하에 세력을 비밀리에 키워온 전두환-노태우 중심의 '정치군인' 집단인 하나회에 비유한 것이다.

하나회는 79년 12.12 군사반란으로 정권을 탈취했으며, 저항하는 무고한 광주시민들을 무더기로 학살한 죄과가 있다. 이들은 이후 전두환-노태우 정권에서 각종 요직을 쏙쏙 꿰찬 집단이다. 

그는 "그런데 언론, 야당 정치권이 키워서 불러내니 윤사모라는 모임이 있다고 한다면, 그게 그렇게 연결이 되지 않을까"라며 "검찰당이라는 지적도 결코 과장된 말이 아니었다, 사실 민주주의 위기에 대해서는 브라질 사례처럼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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