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 아포에 가서 만난 포도농부 시인 신휘, 시인의 사랑은 표류 중이다

내 몸의 반쪽을/그대에게 주었으면 좋겠습니다//그러면,/어딘지 모르게 나는 아파서/밤마다 그대 쪽으로 몸이 기울고//그대 포구에/매일 뒤뚱대는 배 한 척 들락거릴 테지요//내 몸의 반쪽을 그대에게 주고 난/빈자리에,//오늘도 나는 당신을 싣고 돌아옵니다//그대가 나인지 내가 그대인지 모를/배 한 척을, 하늘 먼 기슭에 받쳐놓고//오늘도 여전히 나는/당신 곁을 맴돌며 표류 중입니다/이미 만선입니다.// 신휘 시인의 시 '반달' 전문

신휘 시인의 집 앞을 지나다 보면 철사로 엮어 만든 조형물 '반달'이 눈길을 끈다. 시인의 사랑은 이 시대의 모성에 가까운 지독한 사랑이다. 그대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고,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내어주어도 아깝지 않는 헌신적인 사랑이다. 당신 곁을 맴돌며 표류 중이다. 이미 사랑은 만선이다.
신휘 시인의 집 앞을 지나다 보면 철사로 엮어 만든 조형물 '반달'이 눈길을 끈다. 시인의 사랑은 이 시대의 모성에 가까운 지독한 사랑이다. 그대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고,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내어주어도 아깝지 않는 헌신적인 사랑이다. 당신 곁을 맴돌며 표류 중이다. 이미 사랑은 만선이다.

시인의 사랑은 이 시대의 모성에 가까운 지독한 사랑이다. 그대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고,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내어주어도 아깝지 않는 헌신적인 사랑이다. “그대가 나인지 내가 그대인지 모를” 온전히 합일된 지극한 사랑이다. 타인에 대한 세상에 대한 사랑 없이 어떻게 시를 논할 수 있으랴! 그리하여 시인은 “오늘도 여전히 나는 / 당신 곁을 맴돌며 표류 중입니다 / 이미” 사랑으로 “만선”인 것이다.(홍수연)  
 
신휘 시인이 포도농사를 지으며 사는 김천 아포, 그의 농장에 들렀다. 씨앗이라고 써놓고 창고라고 읽는 그곳은 신휘 시인이 틈틈이 시도 쓰고 기타를 두드리며 혼자 노는 집필실이자 놀방이다. 가끔 손님이 찾아오면 봉지커피 한 잔 대접하고 담소 나누는 사랑방으로 쓰고 있다. 

신휘 시인은 조만간 그 씨앗 창고를 북카페로 꾸며서 문학 애호가들과 일반인들에게 개방해 시의 텃밭을 일구는 지식농사를 겸업할 생각이다. 기타 반주에 맞춰 흘러간 가요도 곧잘 부르는데 웬만큼한 가수급은 된다.

신휘 시인이 포도농사를 지으며 사는 김천시 아포읍, 그의 농장에 가면 씨앗이라고 써놓고 창고라고 읽는 작은 공간이 있다. 손님이 찾아오면 봉지커피 한 잔 대접하고 담소 나누는 사랑방으로 쓰고 있는 그곳에서 신휘 시인은 틈틈이 시도 쓰고 기타를 두드리며 혼자서도 잘 논다.
신휘 시인이 포도농사를 지으며 사는 김천시 아포읍, 그의 농장에 가면 씨앗이라고 써놓고 창고라고 읽는 작은 공간이 있다. 손님이 찾아오면 봉지커피 한 잔 대접하고 담소 나누는 사랑방으로 쓰고 있는 그곳에서 신휘 시인은 틈틈이 시도 쓰고 기타를 두드리며 혼자서도 잘 논다.

신휘 시인의 시는, 삶의 경이로운 순간들을 포착하는 시선이 꽤 날카롭다. 생의 이면에 숨어 있는 생명력의 원천에 대해 천착해온 신휘 시인의 두번째 시집으로『꽃이라는 말이 있다』가 있다. 

이 시집에서 신휘 시인은 분꽃, 열무꽃, 무꽃, 맨드라미, 가시연꽃이 자라는 낮은 곳에서 사람들의 삶에 주목하고 있다. 소, 매미, 호랑거미, 자벌레, 잠자리를 닮은 존재들의 내면세계를 쓰다듬고 위무하면서 함께 살아가는 모습을 작품 속에 투영해 낸다. 

흙먼지 날리는 세상살이를 관통하는 삶이란, 가난과 슬픔이 맑게 우러나오는 우물처럼 날마다 깊어진다. 
그 가깝고도 먼 땅의 세계를 오랫동안 지켜봐온 시인은, 삶의 경이로운 순간들에서 포착해낸 웅숭깊은 시편들을 『꽃이라는 말이 있다』에 담아놓았다.

신휘 시인의 시는, 삶의 경이로운 순간들을 포착하는 시선이 꽤 날카롭다. 생의 이면에 숨어 있는 생명력의 원천에 대해 천착해온 신휘 시인의 두번째 시집『꽃이라는 말이 있다』표지.
신휘 시인의 시는, 삶의 경이로운 순간들을 포착하는 시선이 꽤 날카롭다. 생의 이면에 숨어 있는 생명력의 원천에 대해 천착해온 신휘 시인의 두번째 시집『꽃이라는 말이 있다』표지.

신휘 시인의 눈에 비친 일상은 단순한 반복이 아니라 매순간 새롭게 창조된다. 시인은 다시 경험할 수 없는 그 순간의 힘을 진심이라고 믿는다. 

시인은 창조적 영감의 불꽃에 관해 말하지 않는다. 그저 시란, “저 물 위에, 괜시리 어룽대는 저 물빛”(사랑은 괜시리 어룽대는 저 물빛 위에) 같다고 말한다. 시는 불꽃이 아니라 불꽃이 사그라진 자리에 스며드는 잔상이라고 표현한다. 신휘 시인에게 이러한 잔상은 시와 삶의 진심인 것이다.

박기영 시인은 “시에는 우리가 기억의 저수지에 담아놓은 농경문화의 일상이 고스란히 살아 있다. 게으르게 한 줄씩 읽다보면 우리가 잊고 있던 풍경들의 목소리가 이명처럼 들려온다. 천천히 오랫동안 발효되어 유기질화 된 그의 시를 되새김질 하다보면 생의 그림자 뒤에 숨어 있는 위대한 생명력의 원천이 어디에서 오는가를 깨닫게 된다.”고  평가했다.

신휘 시인은 1971년 경상북도 김천에서 태어나 동국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했다. 1995년 『오늘의 문학』신인상에 당선되어 등단했으며, 2014년 첫시집『운주사에 가고 싶다』를 펴냈다. 신문기자 생활을 거쳐 현재 고향에서 포도농사를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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