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땀 한땀 힐링을 그리는 박재영 작가

5월14일까지 ‘Artspace KC 판교’ 개인전

[서울=뉴스프리존]편완식 미술전문기자=학창시절부터 작가는 극사실에 빠져들었다. 어느순간부터 그렇고 그런 극사실이 아니라,나름의 세계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고민에 빠져들었다. 그때 눈에 들어온 것이 뜨개질하는 어머니의 모습이었다. 울실을 한땀 한땀 떠가는 모습엔 그 어떤 무엇도 끼어들 수 없는 아우라가 있었다. 12일~5월14일 ‘Artspace KC 판교’에서 개인전을 여는 박재영 작가의 작업은 그렇게 시작됐다.

“동대문 포목상점 가업이 흔들릴때마다 어머니는 뜨개질이 삶이 되었습니다. 어려운 시기를 기도하듯 묵상하듯 뜨개질을 하시며 잡념을 떨쳐버리셨지요.”

작가는 자신의 작업에 대한 고민을 어머니 뜨개질처럼 풀어내고 싶었다.

“올 하나 하나를 그리면서 수많은 생각들이 절로 정리돼 가는 것을 느꼈습니다. 번뇌가 사라지듯 필도 절제가 됐지요.”

그는 잘 그려야겠다는 욕심마저 버릴수 있었다. 선을 반복해 쌓아가니 길이 보이고 그림이 그려졌다.

“이젠  붓을 염주처럼 들고 숭고한 묵상에 드는 느낌입니다.”

그의 작품을 바라보고 있으면 푸근하고 따듯하다. 작가에게 어릴 적 새벽녘 모두가 잠든 시간 작은 등불아래에서 뜨개질을 하는 어머니의 모습은 모성애의 표본처럼 각인된 이미지로 남아있다. 뜨개질은 바로 어머니의 사랑이었고, 작은 올 하나 하나를 엮어 사람들을 따쓰하게 안아주는 사랑이다. 사실 털실 장갑, 목도리,옷은 어머니의 냄새고 감촉이다.

“선으로 그 아름다운 궤적을 그려나가고 싶습니다.”

작품을 보면 호흡이 순간 멈춘다. 투혼과 인고의 상념들이 녹아있기 때문이다. 고뇌가 짙을수록 촘촘한 선이 쿠션의 아우라를 만들고 있다.

“우리네 삶이 울처럼 서로를 포용하는 얽히고 설켜야만이 행복빛깔이 되는 것이 아닐까요.”

사소해 보이는 개개의 삶이라 할지라도 서로 스며 들어야 실체적 고결함이 성취되게 마련이다.

올의 섬세한 가닥 그리기는 고도의 집중과 순수몰입이 요구된다. 지나온 시간의 상념과 함께 시간여행을 하면서 조형적 세계에 이르게 된다. 작가는 최근들어 주변사물에 까지 이입시키고 있다. 스펙트럼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몰입의 결과물은 코로나시대 소소한 힐링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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