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기울어질 대로 기울어진 운동장' 언론환경, 군사정권 후예들은 그래도 더 '기울이고' 싶다
진혜원 검사의 김어준 평 "수년간 라디오 청취율 1위, 신뢰받는 언론인 랭킹 1-2위를 차지하는 독보적인 인사"
"몽둥이주의자들의 몸풀기인지, 자기들이 가지지 못한 통찰·분석·취재력에 대한 열등감 탓인지. 아직도 80년대 마인드"
"저지할 권한과 능력이 있는데도, 보고만 있는 것도 동조행위", 거대여당 민주당은 또 '의리 없이' 강건너 불구경?
[ 서울 = 뉴스프리존 ] 고승은 기자 = "[언론탄압] 몽둥이주의자들이 완장 차면 바로 시작하는 일이 언론탄압입니다. 나치독일 치하에서 선전부 장관 괴벨스의 선동도 언론기관 장악과 검열, 언론인 살해를 통해 가능했기 때문인데, 이 사례로 전세계 몽둥이주의자들이 많이 배워 똑같이 따라했습니다. 우리나라 몽둥이주의자들도 몽둥이를 쥐자마자 언론기관 통폐합, 정론직필 언론인 대량해직으로부터 시작했습니다. 왜냐? 국고를 사금고로 이용하고, 초상권 없는 행위들을 자자손손 대놓고 할라고!" (진혜원 부부장검사, 22일 페이스북)
군사반란과 같이 정당한 방법으로 집권하지 않은 정권이 바로 시작하는 일이 있다. 바로 언론을 장악해 자신들의 철저한 '나팔수'로 만들어, 자신들의 정당성을 강변하는 행위다. 최근 군사반란이 일어나, 무고한 시민들이 학살당하고 있는 미얀마에서도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 미얀마 군부는 미얀마 현지 언론인 64명을 체포했고, 그 중 절반 가량이 아직 구금상태라고 전해진다. 미디어 통제뿐만이 아닌, 시민들의 인터넷까지도 통제해 외부 세계로와의 접촉 자체를 차단하려고 한다.
이런 언론장악 행위는 군사반란으로 집권한 박정희 정권도, 전두환 정권도 다 했던 일이다. 자신들에게 불리한 보도는 절대 외부로 나가지 못하게 하는 등, 언론을 정권의 철저한 도구로 삼았다. 게다가 한국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도한 외신마저 시민들이 읽지 못하게 통제하기도 했다. 박정희 유신정권의 탄압으로 인해, 정론직필을 하다 해직당한 언론인(동아투위가 대표적 사례)들 수만 해도 엄청나다.(이들 대부분이 수십년째 복직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군부정권의 후예인 이명박 정권에서 다시금 교묘하게 재현된다. KBS·MBC 등에 대한 장악 및 해직기자 양산, 그리고 자신들에 우호적인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등 거대 족벌언론들의 오랜 소원을 들어준 종편 출범 등으로 말이다.
검찰 내에서 '검찰개혁'에 공개적으로 앞장서고 있는 진혜원 부부장검사는 22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들을 '몽둥이주의자'로 표현했다. 그는 "몽둥이주의자들이 완장차면 바로 시작하는 일이 언론탄압이다. 나치독일 치하에서 선전부 장관 괴벨스의 선동도 언론기관 장악과 검열, 언론인 살해를 통해 가능했기 때문인데, 이 사례로 전세계 몽둥이주의자들이 많이 배워 똑같이 따라했다"고 꼬집었다.
그는 "우리나라 몽둥이주의자들도 언론기관 통폐합, 정론직필 언론인 대량해직으로부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가장 큰 예는 전두환 정권이 권력을 찬탈한 데 이어 무고한 광주시민들을 대량 학살한 후 벌인 '언론통폐합' 및 언론인 대량해직 사태다. 이는 지금도 최악의 흑역사로 꼽히는 '땡전뉴스'의 시발점이 됐다.
이런 언론통폐합은 <조선일보> 출신인 故 허문도 전 국토통일원(현 통일부)장관이 구상하고 주도한 것이다. 허문도 씨는 12.12 군사반란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던 허화평 전 의원, 허삼수 전 의원과 함께 '쓰리허'라고도 불릴 정도였고, 전두환을 언급할 때는 이 3인을 빼놓고 얘기할 수가 없다. 허문도 씨는 '전두환의 괴벨스'라고 불리웠다.
허문도 씨의 경우 박정희 유신정권 시절 <조선일보> 도쿄 특파원을 지낸, 대표적 일본통이었다. 그가 주도했던 '언론통폐합'은 2차 세계대전 중 일본이 했던 방식을 그대로 적용한 것이다. 소수 대형 언론사들만 남긴 다음, 그들을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길들이겠다는 취지였다.
전두환 신군부는 80년 11월 전국 언론사 사주를 비밀리에 불러 "조건 없이 언론사를 포기하겠다"는 각서를 강제로 쓰게 하고 도장을 찍게 했다. 각서를 쓰지 않는 언론사 사주들에게는 혹독한 매질이 가해졌으며, 결국 언론사를 포기하게 만들었다. 그 직후 전국의 수많은 언론사들이 문을 닫아야 했다. 특히 지방지의 경우 1도에 단 한 개의 언론사만 남기게 하고 모두 통폐합시켰다.
방송사도 마찬가지였는데 삼성그룹에서 운영하던 채널 TBC(동양방송)의 경우 폐국 후 KBS에 흡수됐으며, KBS2 채널로 바뀐다. 또 <동아일보>가 운영하던 라디오방송국이었던 DBS도 KBS에 역시 흡수됐다. 그러면서 TBC와 DBS 소속이었던 기자나 PD들은 물론 공채 탤런트나 성우들도 모두 KBS 소속이 된다.
아울러 전두환 신군부 눈에 거슬리는 잡지들은 모두 폐간되곤 했다. 다만 전두환을 가장 열정적으로 찬양했던 <조선일보>만큼은 몸집을 불렸다. 그 떄부터 '1등 신문'을 외쳐대곤 했다. 언론통폐합을 주도한 이가 <조선일보> 출신이니 그럴 만도 했던 것이다.
이런 폭력적인 '언론통폐합' 과정에서 많은 언론인들이 직장을 떠나야만 했다. 특히 군사정권의 만행을 꼬집던 언론인들은 모조리 옷을 벗을 수밖에 없었다. 반면 전두환 정권은 언론통폐합에서 살아남은 언론사들에게는 막대한 혜택을 베풀었다. 구독료나 지면수 제한도 풀어줬고, 세무조사도 실시하지 않았으며 다른 분야로의 사업 확장도 허용해줬다.
그러면서 살아남은(전두환에게 고개숙인) 언론인들에겐 막대한 급여를 지급하는 등, 파격적인 대우를 제공해줬다. 이 과정을 통해 대부분의 언론사와 언론인들은 전두환의 말과 정권이 하는 모든 행위들에 대해 늘 '충성충성'하게 된 것이다.
그러면서 '떙전뉴스'라는 웃지 못할 일이 수년 내내 이어졌다. 방송사 메인 9시 뉴스는 말할 것도 없고, 아침뉴스든 오후뉴스든 뉴스앵커의 첫마디는 무조건 '전두환 대통령은~' 이었다. 진혜원 검사는 이렇게 독재정권에서 항상 언론장악을 하는 이유에 대해 "국고를 사금고로 이용하고, 초상권 없는 행위들을 자자손손 대놓고 할라고!"라고 짚었다.
전두환 정권의 후예인 국민의힘에선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가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진행하지 못하도록, 각종 수를 노골적으로 쓰고 있는 모습이다.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공약으로 김어준 총수에 대한 퇴출을 걸었을 정도로 집요했다.
이낙연 전 대표 체제의 무능으로 인한 '반사이익'에 따라 재보궐선거에서 승리하자, 김어준 총수가 TBS교통방송으로부터 받는 출연료를 문제삼는가 하면, TBS교통방송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까지 요청하고 나서는 등 전방적위적 압박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 <조선일보>와 같은 언론들이 적극 지원사격을 해주고 있다. 그들에겐 얼마나 김어준 총수가 '눈엣가시'같은 존재인지, 제대로 알려주는 부분이라 하겠다.
진혜원 검사는 김어준 총수에 대해 "공학을 전공한 독특한 이력과 세계 무전여행을 통해 취득한 것으로 알려진 심오한 통찰을 통해, 던져주는 기사 받아쓰기와는 완전히 다른 패턴의 분석을 바탕으로 한 취재 방식으로, 수 년 간 라디오 청취율 1위, 신뢰받는 언론인 랭킹 1-2위를 차지하는 독보적인 인사"라고 짚었다.
실제로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3년 연속 청취율 1위를 달리고 있을 정도로, 시민들에게 매우 인기가 높다. 유튜브 동시접속자수도 보통 5만명가량 된다. 오락프로도 아닌 시사프로가 이렇게 독보적 1위를 계속 지키는 경우는 앞으로 찾아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TBS교통방송 수입의 대부분을 김어준 총수가 벌어줬다고 해도 과언 아니다.
진혜원 검사는 "몽둥이주의자들이 슬슬 몸풀기를 해보겠다는 것인지, 아니면 자기들이 가지지 못한 통찰, 분석, 취재력에 대한 열등감 탓인지, 아직도 80년대 통폐합 마인드에서 벗어나지 못한 야만성을 드러내려고 한다는 소식이 있다"며 김어준 총수 퇴출 시도를 하려는 최근의 소식을 짚었다.
현 언론의 지형도 '기울어진 운동장'을 한참 넘은 게 분명한데, 김어준 총수마저 내보낼 경우 '깎아내린 절벽' 수준으로 바뀔 게 분명하다. 진혜원 검사는 현재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이같이 요약했다.
"CJD(조중동)가 암호 지령을 내리면, 1돌격대가 나서고, 격파되면 2돌격대가 나서는 형태인데, 그만큼 절박하다는 의미겠지만, 민주주의 국가에서 버젓이 자행되는 언론탄압입니다. 저지할 권한과 능력이 있는데도 보고만 있는 것도 동조행위입니다."
이런 시도는 분명 언론탄압으로 정의할 수 있다. 만약 더불어민주당에서 <TV조선>이나 <채널A> 시사프로의 폐지나 진행자 하차 등을 요구했다면 <조선일보> 등은 말할 것도 없고 국민의힘이든 다른 언론사들이든 하나같이 "언론탄압"이라고 비난할 게 분명하다.
현재 개헌만 빼고 단독으로 할 수 있는 거대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를 저지할 충분한 권한도, 능력도 갖추고 있다. 그런데 이런 국민의힘과 <조선일보> 등 수구언론이 벌이는 행태를 저지하려는 여당 정치인은 찾아보기 어렵다. 언론 환경이 자신들에게 얼마나 불리한 상황인지, 이를 분명 느꼈을텐데도 목소리조차 내는 이가 드물다는 것이다.
김어준 총수가 딴지방송국에서 진행하는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 출연, 인지도를 높인 여당 정치인 수만 해도 엄청날텐데 말이다. 김어준 총수의 도움을 그렇게 받을 땐 언제고, 정작 김 총수가 전방위적으로 공격받고 있는 상황에선 '강 건너 불구경'하겠다는 것인지 매우 의심스러운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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