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석 몰아줬는데 몸만 사린다. 왜 조중동 반대로 하면 '역풍' 분다고 착각할까?

'선당후사' '개혁파' 정청래를 '법사위원장' 앉히라는, 대다수 지지층 요구마저 묵살한 윤호중 등 민주당 지도부
정청래 대신 '이낙연 최측근' 박광온 앉히다. 선거 패배 당시 '사무총장'인데, "물에 술탄 듯, 술에 물탄 듯 이래서는"
"자기 목숨 버려서 개혁해야할 사람들이 다 사라지고, 이런 비굴한 겁쟁이들만 남았다. 이래선 정권 넘어간다"

[ 서울 = 뉴스프리존 ] 고승은 기자 = 
이동형 미르미디어 대표 : 조중동의 가이드라인이 있으니까, 이게 여론이다 싶어가지고 반대로 하면 역풍 분다. 이 생각하는 겁니다.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 : 하하, 나 참 아니 아침마다 조선일보 벌벌 떠는 인간들이 말이죠. 그런 인간들이 왜 촛불정부에 남아있습니까? 그냥 뭐 찌그러져 있든가 하지. 자기 목숨 버리고 개혁해야할 사람들이 다 사라지고 이런 겁쟁이들, 비굴한 말이 안 나오네요. 타협이나 보는 인간들이 말이죠. 지금 이 정부에서 똬리 틀고 앉아서 이 짓거리 하고 있나 몰라요.

이동형 대표 : 그래서 아쉬운 거는, 180석 몰아줬더니 몸사리고 이런 일이 생겼잖아요. 권력을 휘두르라고 몰아줬는데 몸 사리고 있잖아. 170석만 주고 열린민주 10석만 줬어도 서로 견제하면서 누가 선명하냐, 선명경쟁 했을텐데. 아쉽죠. (29일 김용민TV 방송 중)

지난 2012년 'TV조선'과의 인터뷰를 거절하는 정청래 의원의 모습. 그는 과거 종편 출범을 탄생을 방지하는 신문법에 앞장섰었다. /ⓒ TV조선
지난 2012년 'TV조선'과의 인터뷰를 거절하는 정청래 의원의 모습. 그는 과거 종편 출범을 탄생을 방지하는 신문법에 앞장섰었다. /ⓒ TV조선

<조선일보>를 필두로 한 언론들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 법사위원장으로 거론되자, 이를 저지하려고 무척이나 애를 썼다. <조선일보>뿐 아니라 <한겨레>와 같은 '진보' 표방하는 언론들도 마찬가지다. 그를 '막말' 정치인이라 공격하는 것은 물론, '강성 친문'이라서 안 된다고 한다. 

'강성 친문'이라는 이미지가 강한 정 의원을 법사위원장에 앉힐 경우, 재보궐선거 패배 이후에도 '쇄신을 거부하는' 행위라고 표현했다. 언론이 내세우는 진단은 하나같이 '국민의힘과 협치 안 해서, 소위 '강성 지지층' 때문에 더불어민주당이 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언론의 표현과는 달리 더불어민주당은 "어서 개혁과제 통과시키라"고 한 지지층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고, 사실상 반대로만 행동했다. 

결국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무산되고, 윤호중 원내대표는 이낙연 전 대표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박광온 의원을 법사위원장으로 지명했다. 박광온 의원의 경우 이낙연 대표 체제 시절 사무총장이라는 요직을 맡았었다. 지난 재보궐선거 완패의 책임은 이낙연 전 대표에게 가장 있으며, 그가 지명했던 사무총장인 박 의원도 그 책임론에서 벗어날 수 없음에도 오히려 또 요직을 맡게 된 것이다.

국회 법사위원회는 본회의에 오르기 전 법안을 최종 심의하는 곳으로, 최종 길목의 역할을 하는 만큼 여론의 뜨거운 관심을 받는다. 아무리 통과 여론이 높은 법안이 나와도 법사위를 통과하지 못할 경우, 본회의에서 처리할 수가 없다. 그러므로 법사위원장의 권한도 막강하다. 

신임 법사위원장으로 지명된 박광온 의원의 경우 이낙연 대표 체제 시절 사무총장이라는 요직을 맡았었다. 지난 재보궐선거 완패의 책임은 이낙연 전 대표에게 가장 있으며, 그가 지명했던 사무총장인 박 의원도 그 책임론에서 벗어날 수 없음에도 오히려 또 요직을 맡게 된 것이다. /ⓒ 연합뉴스
신임 법사위원장으로 지명된 박광온 의원의 경우 이낙연 대표 체제 시절 사무총장이라는 요직을 맡았었다. 지난 재보궐선거 완패의 책임은 이낙연 전 대표에게 가장 있으며, 그가 지명했던 사무총장인 박 의원도 그 책임론에서 벗어날 수 없음에도 오히려 또 요직을 맡게 된 것이다. /ⓒ 연합뉴스

아무리 통과 여론이 높은 법안의 경우에도 그가 회의진행을 안 하면 줄줄이 가로막힌다. 그래서 국민의힘은 지난해 '법사위원장' 자리를 그토록 요구했던 것이고, 결국 이 자리 못 받으니 다른 상임위원장 자리도 안 받겠다고 한 것이다. 그만큼 개혁과제 실천을 위해, 필수적 자리가 법사위원장이었던 것이다.

당내 지지층은 개혁성을 앞세우면서 지지층과의 소통에도 능한 정청래 의원을 '법사위원장' 자리에 앉히라고 계속 요구했다. 윤호중 원내대표의 페이스북 글에 달린 댓글만 봐도 그런 분위기를 쉽게 알 수 있다. 당내 지지층이 자주 찾는 유튜버들이 투표 설문을 만들었을 때도, '법사위원장은 정청래'라는 여론은 90%를 훌쩍 넘길 정도로 압도적이었다. 당원과 지지층의 말을 외면하는 것은 이번에도 그대로였던 것이다.

정청래 의원은 29일 오전 페이스북에서 "윤호중 원내대표로부터 전화통보를 받았다. 법사위원장에 정청래는 아니라고(했다)"고 알린 바 있다. 그러면서도 "쿨하게 받아들인다"라며 "항상 선당후사했던 것처럼 이번 당의 결정도 쿨하게 받아들인다."고 전했다. 정청래 의원은 지난 2016년 총선 당시, 나가면 당선이 확실했음에도 황당한 이유(김종인 당시 비대위원장의 정무적 판단)로 공천에서 배제되는 아픔을 겪었다. 그럼에도 '더컸유세단'을 결성하는 데 앞장서, 전국을 돌며 같은 당 후보 지원유세를 했다.

민주당내 지지층이 자주 찾는 유튜버들이 투표 설문을 만들었을 때도, '법사위원장은 정청래'라는 여론은 90%를 훌쩍 넘길 정도로 압도적이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기존 지지층의 말을 외면하는 것은 이번에도 그대로였던 것이다. '정청래 법사위원장'이 당연하다며, 국회에서 항의 피켓 시위를 하는 더불어민주당 권리당원들의 모습. /ⓒ 시사타파TV
민주당내 지지층이 자주 찾는 유튜버들이 투표 설문을 만들었을 때도, '법사위원장은 정청래'라는 여론은 90%를 훌쩍 넘길 정도로 압도적이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당원과 지지층의 말을 외면하는 것은 이번에도 그대로였던 것이다. '정청래 법사위원장'이 당연하다며, 국회에서 항의 피켓 시위를 하는 더불어민주당 권리당원들의 모습. /ⓒ 시사타파TV

이를 두고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은 29일 <김용민TV>에서 "언론에서 두들겨팬다고 이거 괜히 역풍 맞는다는 생각에, 법사위원장 자리에 정청래를 제치고 박광온을 세운 거 아니냐"고 언급했다. 이에 이동형 미르미디어 대표는 "그렇다. 이것도 역풍 불까봐 그런 거다. (언론에서)'강성 정청래 임명하면 큰일난다. 역풍 분다. 여론이 반성 안했다고 뭐라 그럴 거다'해서 그런 것"이라고 했다.

김용민 이사장은 "박광온은 친문이라고 하기보다는 친김진표라고 봐야지 않을까"라며 언론에서 표현하는 '박광온=온건 친문' 표현도 적절치 않다고 지적헀다. 그러면서 "여러모로 염려가 된다"며 "물에 술탄 듯, 술에 물탄 듯 이래서는 '정권이 넘어갔다'고 봐야 할 듯하다. 참 한심하다"고 개탄했다.

그는 "윤호중 원내대표는 어떤 색채를 갖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물었다. 이를 두고 이동형 대표는 "윤호중 원내대표가 (언론으로부터)강성이라는 얘기를 듣다보니까, 자기보호를 위해 '자기는 강성이 아니다' 이런 식으로 필요했던 것 같다"고 추정했다. 

그는 특히 "기본적으로 '민주당이면 우리 편'이라는 그런 인식을 (범민주 진영 지지층에서)버려야 한다"며 "겉과 속이 다른 정치인들, 적당히 개혁적인 척, 적당히 진보적인 척 이러면서 유권자들 눈속임이나 하는 기득권 세력들을 민주당 안에서 제거하지 않으면 비슷한 정치를 우리가 경험하면서 절망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동형 대표는 "180석은 민주당이 다시 못 얻을 숫자"라며 "다음 총선 때 유권자들이 이렇게 몰아줄까"라고 반문했다. 그만큼 절호의 기회를 지금 날리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7일 재보궐선거 참패를 맞은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원내대표와 최고위원), 다음날인 8일 총사퇴했다. 아무리 비리 의혹에 휩싸이고, 거짓말로 얼룩진 후보보다 더 '밉상' 행동을 이낙연 대표 체제의 더불어민주당이 했던 것이다. /ⓒ 연합뉴스
지난 7일 재보궐선거 참패를 맞은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원내대표와 최고위원), 다음날인 8일 총사퇴했다. 아무리 비리 의혹에 휩싸이고, 거짓말로 얼룩진 후보보다 더 '밉상' 행동을 이낙연 대표 체제의 더불어민주당이 했던 것이다. /ⓒ 연합뉴스

민주당 내에서 '조중동' 가이드라인에 맞춰 그들이 전하는 얘기가 '여론'이라 착각, 이와 반대로 하면 '역풍' 맞을 거라고 하는 이들을 향해 김용민 이사장은 일갈을 날리기도 했다.

그는 "아침마다 조선일보에 벌벌 떠는 인간들이, 왜 촛불정부에 남아있느냐"라며 "자기 목숨 버려서 개혁해야할 사람들이 다 사라지고, 이런 겁쟁이들(만 있다). 비굴하게 타협이나 보는 인간들"이라며 "지금 이 정부에서 똬리 틀고 앉아서 이 짓거리 하고 있나"라고 일갈했다.

이동형 대표는 "권력을 휘두르라고 180석 몰아줬는데 몸 사리고 있다"며 "170석만 주고 열린민주 10석만 줬어도 서로 견제하면서 누가 선명하냐, 선명성 경쟁했을텐데 아쉽다"라고 했다. 일각에서 제기한 '더불어시민당(더불어민주당 비례정당) 몰빵론'이 큰 오판이었다는 것이다. 그 비례의석 중 일부라도 열린민주당 쪽에 줬으면 지금보다 상황이 나았을 거란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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