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과응보(因果應報)란 선(善)을 행하면 선(善)의 결과가, 악(惡)을 행하면 악(惡)의 결과가 반드시 뒤따름을 말합니다. ‘모든 현상에는 반드시 원인이 있고, 원인 없이는 아무 일도 일어날 수 없다.’ 이것이 ‘인과율’ 또는 ‘인과의 법칙’이지요. 이 원리는 많은 사람이 이해할 수 있고 납득하기가 아주 쉽습니다.

불법(佛法)에서 말하는 인과응보는 이 용어의 일상적인 용법에 비해 상당히 심오한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불교철학의 핵심 사상 중 하나인 윤회(輪回)의 작동원리이자 그것의 원동력이 되는 ‘업보(業報)’와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지요. 악한 행위는 업보가 되어 윤회의 고리에서 인간을 벗어나지 못하게 하고, 인간은 전생에서 지은 죄에 따라 내생의 외모나 고난 등이 결정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곧 인과응보의 논리입니다. 반면에 현생에서 참회하고 덕을 쌓아 업을 없앤다면 그 또한 인과응보에 따라 해탈(解脫)에 이를 수도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인간은 자신을 절제함과 동시에 늘 선한 일을 하여야 하며 또한 자기 수행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합니다. 즉 인과응보는 불교윤리의 기본이 되는 사상이라 할 수 있습니다.

《불설삼세 인과경(佛說三世 因果經)》에서는 ‘만일 전생 일을 묻는다면 금생에 받고 있는 고통이 바로 그것이요, 만일 미래의 일을 묻는다면 금생에 짓고 있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즉 인간의 삶은 과거 현재 미래라는 윤회의 틀 속에서 움직인다는 것이 바로 2천 500여 년 전의 서가모니의 말씀입니다.

그런데 이 진리를 이제야 미국의 과학자들이 인과응보를 현대 과학으로 증명하려고 시도했다고 합니다. 영국 카디프 대학과 미국 텍사스 대학의 연구자들은 통계학을 이용해 <선악응보의 인과 관계>를 연구했습니다. 튼튼한 신체를 가진 소년 범죄자의 건강 상태가 중년이 되면 급속히 악화하는 경우가 매우 많았습니다.

입원 치료를 받거나 몸에 장애가 나타나는 현상이 일반 사람 보다 몇 배나 더 높았지요. 이는 범죄자 특유의 좋지 않은 심리 상태와 생활습관의 결과로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지만, 나쁜 짓을 하면서 얻은 악보(惡報)로 볼 수 있는 것입니다. 또 신경화학 영역의 연구에서 다음과 같은 현상도 발견됐습니다.

사람이 배려의 마음을 가지거나 긍정적인 사고를 하면 신경세포의 건강을 촉진하는 신경전달 물질이 체내에서 분비돼 면역 세포의 기능이 활발해지고 병에 걸리지 않은 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반대로 나쁜 마음을 품거나 부정적인 사고를 하면 세포를 건강하지 못하게 촉진하는 신경전달 물질이 분비돼 건강이 악화된다고 하네요. 이는 ‘선악응보’라는 인과관계의 표현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미국의 연구에서는 좋지 않은 심리 상태가 유지되면 체내에 독소가 생긴다고 판명됐습니다. 이 연구에서 특수 처리해 얼린 유리컵에 입김을 불어 넣어 컵 벽면에 붙는 성분을 조사했습니다. 보통 무색투명 물질이 부착하지만 숨을 불어 넣는 사람이 화를 내거나 원한, 공포, 질투 등의 부정적인 감정을 품고 있을 경우 부착한 물질은 평소와는 다른 색을 띤다고 하네요.

이들 물질을 화학적으로 분석했더니 모두 몸에 해로운 물질이었습니다. 나쁜 마음을 가진 사람은 안 좋은 행위를 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나쁜 행동을 하기 전에 자신을 해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뭅니다. 이것도 ‘선악응보’의 또 다른 형태가 아닐까요?

최근 미국 예일대학과 캘리포니아 대학은 ‘사회관계의 좋고 나쁨이 사망률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공동 연구’를 실시했습니다. 무작위로 선택한 7천명을 대상으로 9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주위 사람들과 원만하게 지내고 남을 기꺼이 돕는 사람은 마음이 좁고 남에게 해를 끼치더라도 자신의 이익을 확보하려는 사람보다 건강 상태가 훨씬 좋았고, 후자의 사망률은 전자보다 1.5~2배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종과 계층, 생활습관이 달라도 같은 결과를 얻었습니다. 연구가들은 이 결과를 토대로 “착한 일을 하면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2천 년 전 옛 사람들은 이런 인과관계를 이미 알았습니다. 공자(孔子)의 ‘인자 수(仁者壽)’라는 말은 배려의 마음을 가진 사람은 장수한다는 뜻입니다.

또 한방의학의 고전인 『황제내경』 중에는 <염담허무 진기종지 정신내수 병안종래(恬淡虚無 真気従之 精神内守 病安従来)>라는 구절이 있는데, 이는 “깨끗하고 순진한 마음을 가지면 진기(眞氣)가 자연스럽게 흐르고, 마음을 평안하게 유지하고 욕심을 부리지 않으면 병에 걸리지는 않는다.”는 뜻입니다.

고대의 이론과 현대의 연구결과 모두 “선에는 선의 보답이 있고, 악에는 악의 보답이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런데 어찌하여 고대 사람들도 깨달은 이 ‘인과응보’의 진리를 달나라를 가고 화성여행을 시도하는 21세기의 과학자들이 왜 게으름을 피우다가 이제야 발견했느니, 증명했느니 하는지 오히려 그 과학자들을 연구대상으로 삼아 보면 좋을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무슨 미국의 과학자들이 인과응보의 비밀을 이제야 발견한양 떠드는 것은 도저히 이해 할 수가 없습니다.

「우주의 진리는 원래 생멸(生滅)이 없이 길이 돌고 도는 지라, 가는 것이 곧 오는 것이 되고, 오는 것이 곧 가는 것이 되며, 주는 사람이 곧 받는 사람이 되고, 받는 사람이 곧 주는 사람이 되나니, 이것이 만고에 변함이 없는 상도(常道)니라」

이러한 상도를 저 같은 범부도 쉽게 깨달은 진리입니다. 그런데 우리 모두 <불생불멸의 진리>와 <인과응보의 진리>를 깨치는 불보살이 되면 좋겠네요!

단기 4354년, 불기 2565년, 서기 2021년, 원기 106년 5월 3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SNS 기사보내기
뉴스프리존을 응원해주세요.

이념과 진영에서 벗어나 우리의 문제들에 대해 사실에 입각한 해법을 찾겠습니다.
더 나은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요.

정기후원 하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뉴스프리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