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CEO와 직원들 간 임금격차가 커질수록 자본주의적이고 작아질수록 사회주의적인 경제구조라고 생각한다. CEO와 직원들 간 임금격차가 제로(0)인 경우 완벽한 공산주의이다.

정확한 자료와 정직한 계산법에 따른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CEO가 직원들의 50배 가까이 번다하며 미국은 그 격차가 350배, 독일은 150배, 프랑스는 100배에 이른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다.

스웨덴은 약 90배, 일본도 70배 정도여서 그나마 우리나라에서의 격차가 작은 편이라는 것인데 정작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얼마 정도의 임금격차가 적절한가 물었더니 12배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고 한다. 이것은 사기업에 관한 이야기이지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기업에까지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돈을 만지는) 금융 쪽은 좀 다르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일반적인 행정 업무를 담당하는 공공기관의 장인 경우 직원들 평균 연봉의 2배 이상을 넘기 힘든 것으로 알고 있다.

내 경우도 얼추 계산해 보니 직원 평균 연봉의 약 1.7배 정도다. 우리 조직 하는 일에 직원들 연봉이 그 정도 수준이면 적절하고 이사장이나 직원들 하는 일에 큰 질적인 차이가 없음에도 나는 다만 직원들 보다 나이와 언론계 경력이 훨씬 많기 때문에 조금 더 받는 것일 뿐이라고 변명하고 있다.

그러나 뉴스공장 김어준 공장장의 경우는 다르다. 이곳저곳에서 쏟아내는 보도를 근거로 그가 TBS에서 받는 보수(연봉이 아님)를 계산해보니 대략 나보다 3배에 미치지 못하는 것 같다. 김어준 공장장의 활약에 비추어 그런 보수액은 적어도 너무 적은 것이다.

정확히 계산할 수는 없으나 그가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은 고사하고라도 TBS의 인지도, 협찬 수입에 미치는 효과 등을 고려할 때 그는 나보다 최소한 10배, 20배 더 많은 보수를 받아 마땅하다.

그는 또 나처럼 공적 기관의 직원으로 임금을 받는 것이 아니라 공적 기관을 위해 뉴스앵커라는 사적 서비스로 이바지하는 사람이다. 아마 그의 보수는 이강택 사장의 4배 정도 될 것이다. 그의 보수액에 시비를 걸려면 최소한 언론계에서 그와 비슷한 영향력을 지닌 손석희가 JTBC에서 얼마를 받는지를 비교해 봐야 한다. (어쩌면 지금쯤은 김어준이 훨씬 더 큰 영향력을 가졌을지 모르겠다)

왜 다른 언론은 손석희의 연봉에는 관심을 갖지 않는지 모르겠다. 한 사회가 자본주의적 색깔이 짙어질수록 CEO-직원 간 보수격차가 커질 뿐 아니라 같은 직종이라도 대기업-중소기업 간, 남녀 간, 정규직-비정규직 간 임금격차가 커지는 불합리한 상황을 우리는 목도하고 있다.

그러나 자본주의에서 융성하는 예체능계에서는 그런 구별마저 무의미하다. 추신수의 연봉이나 유재석의 출연료에 시비를 거는 이들은 아무도 없다. 그러니 그동안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를 목놓아 찬양하던 이들(세력들)이 새삼 김어준의 보수액을 두고 시비 거는 모습이 목불인견인 것이다.

이들의 논리라면 대기업 CEO들 연봉을 깍자, 노동자들 임금을 대폭 올리자, 남녀 간 임금격차를 없애자, 정규직-비정규직 차별을 없애자, 심지어 추신수 연봉은 왜 이리 높냐, 유재석 TV 출연을 금지시켜라고 아우성쳐야 할 텐데 그럴 기미는 전혀 없다. 

그런데 이들이 도대체 왜 이럴까? 늘 공정성 여부에 눈을 부릅뜨면서도 선택적으로 분노하는 이들을 노리는 것이다. 이들의 분노를 동원해 대한민국 언론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양눈’을 뜨고 활동하는 뉴스공장을 쫓아내고 싶은 것이다.

그냥 ‘외눈박이 세상’에서 큰소리치며 살고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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