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가 5월 5일 어린이 날이고, 내일 모래가 어버이 날입니다. 양대 큰 명절에 부모나 자식이 모두 부모에게 효도하고, 대자대비(大慈大悲)한 부모의 가없는 자식 사랑에 감동적인 글이 있어 공유하고자 합니다.

감방(監房)에 간 어린 아들을 우주선(宇宙船) 기술자로 만든 한국 아버지의 이야기입니다. 그는 공군 대위로 전역하고 현대자동차에 입사하여 차장으로 고속 승진했었습니다. 당시 대졸 초임이 2만 원일 때, 자신은 15만 원을 받았다고 하네요.

그러나 그 좋은 직장을 퇴사(退社)하고, 아들 둘과 딸 셋을 데리고 미국에 이민을 했습니다. 그런데 중학교 2학년인 큰아들이 감방을 가게 되었지요. 자식을 잘 키워 보겠다고 이민을 왔는데, 아들이 학교에서 왕따를 당했고, 미국 아이들에게 놀림감이 된 것입니다.

그때 마다 아들은 이들에게 반격을 가했고, 이 때문에 교장 선생님에게 여러 차례 불려가 체벌(體罰)도 받았지요. 불만이 쌓인 아들은 어느 휴무일 이틀 동안 다른 미국인 친구와 함께 학교 건물에 들어가 실내 기물들을 모조리 파손하고 말았습니다. 이 사건은 지역 신문 1면에 톱으로 나왔고, 온 가족은 좁은 응접실 구석에 모여 앉아 통곡을 했습니다.

심지어 교민 사회에서도 “한국인의 얼굴에 먹칠했다”라는 비난이 비등(沸騰)했었고, 등하교 때 “그 집을 피해 가라”는 한인들도 있었으며, “같은 교육 구 학교에 내 아이를 보낼 수 없다”라며 전학을 시키는 부모까지 생겨났습니다. 나이 젊은 어떤 한인은 바로 앞에서 “당신 자식 감방에 갔다며?” 하고 이죽거리기 까기도 했습니다.

그동안 겨우 나가던 교회에서조차도 사람들의 눈길이 예사롭지 않아 발길을 끊었습니다. 교장 선생님은 “이렇게 학교 기물을 때려 부순 사건은 처음입니다. 카운티 내의 어떤 학교에도 전학이 불가합니다.”라고 통보해 왔습니다.

그는 “아들의 죄가 바로 내 죄”라 생각하고, 속죄(贖罪)를 위해 매주 주말에 온 가족이 함께 학교 청소를 하겠다고 제안했고, 교장은 ‘별난 아버지’라는 표정을 짓더니 허락을 했습니다. 이 별난 행동은 미담(美談)이 되어 다시 한 번 플로리다 교민 사회는 물론, 전 미국에 퍼지게 되었습니다.

감방에 간 중학생 아들의 속죄를 위해 부부가 유치원과 초등학교에 다니는 네 명의 아이들과 함께 매 주말마다 학교에 나와 청소하는 장면, 운동장을 청소하는 광경 등이 <AP 통신> 기자가 “가족의 명예와 아들을 위해 부모는 모른 체하지 않았다”라는 제하의 기사로 인해 전 미국에 알려지게 되었지요.

기사에는 “내 아들이 죄를 지었으면, 내가 죄를 지은 것이다. 내 아들이 저지른 행위에 대해 변상은 물론 어떤 일이든 하겠다.”라는 속죄의 말이 들어 있었습니다. 미국 전역의 신문들이 (AP 통신) 기사를 인용 발행하게 되면서, 아들이 다니는 학교에 수백 통의 편지가 답지하였습니다.

심지어는 변호사 비용으로 쓰라며 5불, 10불짜리 현찰과 수표까지 보내오기도 했습니다. 미국의 여러 신문사들은 아버지의 말을 인용해 “아들의 죄가 바로 내 죄”라는 고백 등을 싣고, “미국인 부모들도 본받아야 한다.”라거나 “미국 교육계도 유교적 가족관계에서 이뤄지는 독특한 교육철학을 배워야 한다.”라는 논지의 기사와 논평 등을 내보냈습니다.

그런 며칠 뒤에 반가운 소식이 가족에게 날아들었습니다. 미 법정에서 아들을 방면한다는 소식이었습니다. 교육청에서는 다니던 학교로는 되돌아갈 수 없지만, 조금 떨어진 다른 학교에는 갈 수 있다는 서한까지 동봉해 왔습니다.

그 후, 말썽꾼 아들은 감화되어 센트럴 플로리다 대학(UCF) 학사와 플로리다 인터내쇼날 텍(FIT) 석사학위를 받은 후, 미 우주항공국(NASA) 산하 방산 업체에 채용되어 고위 우주선 탑재 전문가로 일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우주선을 쏘아 올릴 때, 수십 명이 심도 있게 점검을 하는데, 그 가운데서도 최고선임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미국은 물론 전 세계에서 오는 ‘VVIP(Very Very Important Person)’들에게 직접 브리핑을 하는 유능한 한국계 직원으로 일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자랑스러운 아버지는 <기름때 묻은 원숭이의 미국이민 이야기>라는 책을 쓴 송석춘씨의 이야기였습니다. 그는 큰아들 송시영씨가 사고를 쳤을 때만 해도 ‘아이고 저놈이 자라서 뭐가 될 꼬’ 하며 걱정이 태산이었는데, 지금은 옆에서 살면서 아버지가 좋아하는 낚시까지 함께 한다고 합니다.

더불어 다른 자녀들까지 잘 성장하여 미국 사회에서 자기 몫을 다해 뿌듯하다고 하며, 선트러스트 은행의 부사장으로 일하고 있는 큰딸도 명절 때마다 넉넉히 용돈을 보내주며 효도를 다한다고 합니다. 한 아버지의 속죄로 사고뭉치의 아들이 감화되어 새로운 삶을 살게 되었고, 자녀들까지 우뚝 일어선 아름다운 교민(僑民) 가정사 이야기는 감동이 아닐 수 없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남을 위해 속죄해 주지 않습니다. 그러나 아버지는 사랑하는 자녀를 위해 대신 속죄합니다. ‘자식의 죄가 부모의 죄’이기 때문입니다. 어떻습니까? 저도 큰 딸애가 뉴욕에서 큰 활약을 하고 있습니다. 내일 모래가 어버이 날입니다. 저도 과연 이렇게 자식사랑을 펼칠 수 있을까 하고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보네요!

단기 4354년, 불기 2565년, 서기 2021년, 원기 106년 5월 6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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