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재생에너지사회로 가는 연결 고리 ‘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기술 필요
- 이산화탄소를 먹는 하마 ‘키어솔(KIERSOL)’ 기술 북미 지역 수출 기대

지구 기후변화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 기술(CCUS)의 필요성과 이산화탄소 포집 및 활용(CCU)기술 개발에 있어서 연구원의 역할을 설명하고 있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박영철 온실가스연구실장(우)과 박기태 탄소전환연구실장(좌)./ⓒ이기종 기자
지구 기후변화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 기술(CCUS)의 필요성과 이산화탄소 포집 및 활용(CCU)기술 개발에 있어서 연구원의 역할을 설명하고 있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박영철 온실가스연구실장(우)과 박기태 탄소전환연구실장(좌)./ⓒ이기종 기자

[대전=뉴스프리존] 이기종 기자= 지구 온난화로 폭염, 폭설, 태풍, 산불 등 이상기후 현상이 전 세계에서 발생하고 있다.

특히 지구의 온도가 2℃ 이상 상승할 경우 폭염 한파 등 자연재해가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고 반면 상승 온도를 1.5℃로 제한할 경우 생물다양성, 식량안보, 인간 안보 및 경제 성장에 대한 위험이 2℃보다 대폭 감소한다고 한다.

이에 국내외적으로 지구온도 상승을 1.5℃ 이내로 억제하기 위해 오는 2050년까지 탄소 순배출량을 ‘0(제로화)’이 되게 하는 탄소 중립 사회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국회 시정연설에서 ‘2050년 탄소 중립’을 처음으로 언급하고 “국제사회와 함께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하여 2050년 탄소 중립을 목표로 나아가겠다”고 발표했다.

이어 최근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탄소중립을 위한 기술혁신 추진전략’ 심포지엄을 개최했고 여기에서 김종남 원장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국내 유일의 에너지기술 전문연구기관으로서 탄소중립 기술개발을 선도할 뿐만 아니라 탄소중립 기술 분야 간 교류를 주도해 2050 탄소중립사회를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2050년 탄소 중립’을 실현하기 위해 태양광, 풍력, 바이오 등의 자연에너지를 고효율·저비용으로 활용하는 기술, 화석연료를 탄소중립 연료로 대체하기 위한 수소에너지기술, 에너지 사용량을 최소화하는 효율향상 기술, 화석연료를 청정하게 활용하고 자원순환을 하는 기술 등을 연구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이산화탄소 포집 및 활용기술(CCU)과 관련해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박영철 온실가스연구실장과 박기태 탄소전환연구실장을 만나 CCU 관련 국내외 인식과 정책, 현재 연구성과, 향후 연구방향 등을 살펴본다.<편집자 주>

- 온실가스 관련 국내외 인식은?

▶ 국제사회는 기후변화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선진국과 개도국이 모두 참여하는 파리협정이 2015년에 채택됐다.

파리협정의 목표는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온도 상승을 2℃보다 훨씬 아래로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며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2018년에 지구온난화 1.5℃ 특별보고서를 승인하고 1.5℃ 목표의 과학적 근거를 마련했다.

이를 위해 전 지구적으로 오는 2030년까지 기후변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10년 대비 최소 45% 이상 감축해야 하고 2050년경에는 탄소중립을 달성하여야 한다는 경로를 제시했다.

이에 발맞추어 우리나라 역시 UN에 INDC(Intended 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 5년 주기 제출) 및 LEDS(Long-term low greenhouse gas Emission Development Strategies, 장기 저탄소 발전전략)를 제출했다.

- CCU 관련 국내외 정책은?

▶ 이산화탄소 포집, 활용, 저장 기술(Carbon Capture, Utilization and Storage, CCUS)을 간단히 소개하면 발전 및 산업체 등 화석연료를 사용하면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고 압축·정제 후 수송하여 안전하게 육상 또는 해양지중에 저장하거나, 산업원료 및 제품으로 활용하는 기술이다.

이와 관련해 국내의 경우 2020년의 ‘2050 LEDS(안)’에 따르면 화석연료 기반의 석탄, LNG 발전의 대부분은 장기적으로 CCUS 기술 적용 등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하고 철강, 시멘트, 석유화학 등 에너지 다소비 업종 중심으로 구성된 우리나라 제조업 여건을 고려해 수소 기술 및 CCUS 등 미래 기술의 개발과 실제 산업 현장에서의 상용화가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지난 2017년 국가 온실가스 총배출량이 709.1백만톤CO2eq였으며 2018년에는 온실가스 총배출량은 727.6백만톤CO2eq로 증가했다.

이는 지난 1990년도 292.2백만톤CO2eq에 비해 149.0% 증가하였고 2017년도 총배출량인 709.1백만톤CO2eq.보다 2.5% 증가했다.

이에 최근 온실가스 다배출업종의 저탄소 산업구조로 전환을 위한 CCUS 기술 연구개발(R&D) 추진을 위해 2030년 산업계 적용 가능성을 기준으로 CCU 상용화 기술, 차세대 원천기술 단계별 개발 로드맵을 수립하고 진행하고 있다.

다음으로 국외의 경우 미국은 장기저탄소발전전략 핵심 분야 중 전력부문 탈탄소화 주요수단으로 CCUS 기술을 제시하고 2050년 발전원 비율 중 CCUS 연계 화력발전 20% 구성을 발표했다.

이 중에서 EU는 프랑스, 독일, 영국, 스위스 등 주요국 전략안에 CCUS 기술을 주요수단으로 제시했고 일본은 에너지 및 산업분야 주요 수단으로 CCUS 전략을 제시해 이산화탄소를 산업 원료로 활용하는 탄소재활용 로드맵을 지난 2019년에 발표했다.

또 중국은 2060년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2015년 CCS 로드맵 발표와 더불어 UN에 제출한 INDC에서 석유·석탄 다소비 국가로서 탈탄소화를 위한 CCUS 기술 필요성을 명시했다.

화력발전, 철강, 시멘트, 석유화학, 정유 등 산업에서 발생하는 연소배가스에 포함된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설비를 설명하고 있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박영철 온실가스연구실장./ⓒ이기종 기자
화력발전, 철강, 시멘트, 석유화학, 정유 등 산업에서 발생하는 연소배가스에 포함된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설비를 설명하고 있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박영철 온실가스연구실장./ⓒ이기종 기자

- CCU 관련 연구원의 연구성과는?

▶ 우리 연구원에서는 배출된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포집기술, 이산화탄소 원천분리가 가능한 차세대 연소기술, 이산화탄소를 활용해 유용한 제품을 생산하는 이산화탄소 전환기술 개발 연구를 수행해 왔다.

첫째, 배출된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포집기술은 습식흡수제를 이용한 포집기술과 건식흡수제를 이용한 포집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먼저 습식흡수제의 경우 이산화탄소를 먹는 키어솔(KIERSOL) 기술은 지난 2006년 습식 흡수제 개발부터 시작해 약 15년 동안 개발됐고 현재 상용화 직전 단계(TRL 7~8)까지 도달한 상태로 해외 선도 기술 대비 기술성과 경제성이 높다.

이 성과는 2016년 미국 테크커넥트에서 글로벌혁신기술상(Global Innovation Award)을 수상으로 입증됐다.

테크커넥트는 미국 각 정부부처의 자금출자를 통해 매년 개최되는 기술 엑스포 행사로써 산학연 전문가 3천명 내외가 참가해 개발한 기술을 소개하고 이 중 상위 10% 기술에 대해 글로벌혁신기술상을 수여한다.

또 현재 6개 업체(현대차, 기아차, 기반, 나린스테크, SCT 엔지니어링, SK 머티리얼즈)에 기술이전이 됐다.

특히 공정 설계, 제작, 납품이 가능한 SCT 엔지니어링과 SK 머티리얼즈는 국내 CO2대량 배출 업종을 상대로 상용 CO2포집공정 수주를 위한 경쟁 응찰을 진행함으로써 공정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또 조만간 전국 발전소, 제철소, 시멘트, 석유화학 단지에 KIERSOL이 상당량 설치될 것이며 한국을 대표하는 CO2포집 기술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며 SK 머티리얼즈는 KIERSOL 기술을 이용해 북미 지역의 CCS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이어 습식 CO2포집 기술로 ‘비수계 흡수제’라 불리는 차세대 흡수제인 MAB 흡수제 기반 포집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11년부터 과기정통부의 지원을 받아 개발된 MAB 흡수제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과 경희대, 서강대 및 한국서부발전이 공동으로 개발했다.

특히 지난 2016년부터 태안화력에서 실제 석탄화력발전 배가스로부터 하루 약 10톤의 이산화탄소를 포집(0.5MW)하는 실증사업을 통해 소모에너지, 부식성, 환경성 등 다양한 성능을 종합적으로 검증했고 3,000시간 이상의 실증운전으로 우수한 성능과 경제성을 입증했다.

아울러 기술 상용화를 위해 핵심 연구개발자들이 주식회사(씨이텍)을 창업했고 국내 EPC사와 협력하고 있으며 국내외 이산화탄소 대량 배출 사업장을 대상으로 CO2포집 기술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다음으로 건식흡수제를 이용한 포집기술은 지난 2000년 초반부터 기술개발을 시작해 한전전력연구원에서 건식흡수제를,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서 공정개발을 공동으로 수행했다.

이를 통해 지난 2010년에 한국남부발전 하동화력에 0.5 MW규모 테스트베드를 설치해 운영하였으며 2014년에는 한국남부발전 하동화력에 10 MW규모 실증플랜트를 설치하고 현재까지 운영해 50 톤/일 규모의 액화 이산화탄소 공급을 시작했다.

둘째, CO2원천분리 차세대 연소기술로는 매체순환연소기술과 순산소 순환유동층 연소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먼저 매체순환연소기술은 천연가스/바이오가스 등을 이용한 스팀생산 및 발전 과정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별도의 분리설비 없이 공정 내에서 98% 이상의 고농도로 원천분리 할 수 있는 기술로 3 MWth 스팀생산 실증과제를 진행하고 있고 2020년도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에 선정됐다.

또 순산소 순환유동층 연소기술은 저등급 연료의 고효율-저공해 에너지 생산 및 온실가스 저감 기술로 활용하기 위해 연료 다변화 대응이 가능한 순환유동층 보일러와 CO2원천분리가 가능한 순산소 연소기술을 도입했고 지난 2019년도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에 됐다.

셋째, 이산화탄소 활용 기술은 CO2를 활용해 유용한 화학제품이나 연료를 생산하는 기술로 연구원에서는 화학적/전기화학적 전환 기술과 탄산광물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 화학적 전환 기술은 지난 2014년부터 연구원 주요사업을 통해 CO2로부터 메탄올을 생산하기 위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저온에서도 높은 활성과 우수한 메탄올 생산성을 나타내는 고성능 촉매를 개발했다.

이 메탄올은 최근 전 세계적으로 청정 수송연료로 관심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화학제품이다.

지난 2016년부터 전기에너지를 이용해 CO2로부터 포름산, 합성가스, 에틸렌 등의 고부가 화합물을 생산하는 전기화학적 CO2전환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2018년 전해액을 사용하지 않는 신개념 원천기술 개발에 성공해 세계 최고의 에너지 전환효율을 달성했다.

이 기술은 전해액 비용을 줄이고 반응에 필요한 전력소모를 최소화해 온실가스 감축효과 및 경제성을 대폭 향상시킬 수 있으며 개발된 기술은 현재 확대 연구를 통해 소형 시범 플랜트 실증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반면 CO2탄산광물화 기술은 칼슘, 마그네슘과 같은 CO2와 반응할 수 있는 금속이온과의 반응을 통해 CO2를 탄산광물의 형태로 전환하는 기술로 생성된 탄산광물은 고가의 산업용 소재 및 건축자재 등으로 활용된다.

이에 연구원에서는 2017년 하나의 반응기에서 CO2포집과 동시에 탄산광물을 생산할 수 있는 ‘CO2포집-광물화 동시공정’ 기술을 개발했고 2020년 시멘트 공장 현장에서 시범모델 규모(100kg-CO2/day)의 실증 연구를 통해 이산화탄소 제거율 97.5%와 흡수된 이산화탄소로부터 탄산칼슘으로의 전환율은 100%의 성능을 입증했다.

전기에너지를 이용해 이산화탄소로부터 개미산, 일산화탄소, 합성가스, 에틸렌 등의 유용한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전기화학적 이산화탄소 전환 반응 실험 장치를 설명하고 있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박기태 탄소전환연구실장./ⓒ이기종 기자
전기에너지를 이용해 이산화탄소로부터 개미산, 일산화탄소, 합성가스, 에틸렌 등의 유용한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전기화학적 이산화탄소 전환 반응 실험 장치를 설명하고 있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박기태 탄소전환연구실장./ⓒ이기종 기자

- CCUS 관련 연구원의 연구방향은?

▶ CCUS 기술 관련 연구원 연구방향은 크게 포집과 활용으로 나눠 이해할 수 있다.

포집 기술의 경우는 발전 및 산업 부문에 확대 적용하고 차세대 포집기술 적용 등을 통해 현재 $60/톤 수준의 포집비용을 오는 2050년 $20/톤 이하로 달성하고 현재 중규모 실증(10 MW)에서 오는 2035년까지 150 MW 이상(100만톤/년) 대규모 포집 및 저장 실증 지원이 가능하도록 연구방향을 설정하고 있다.

활용 기술의 경우는 탄산광물화 기술은 2030년까지 300만톤/년 규모의 대형 실증을 통해 상용화를 추진하며, 화학적/전기화학적 기술은 2040년까지 중규모(10톤/일)이상 실증을 완료하고 오는 2050년까지 대규모 실증(1000톤/일)을 통해 산업체 적용 및 사업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 국내정책인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 수정안(2018. 7)’에 의하면 이산화탄소 포집, 활용, 저장 기술(Carbon Capture, Utilization and Storage, CCUS)을 통해 1,030만톤을 감축해야 한다.

이를 위해 대량 CO2배출원을 보유하고 있는 화력발전, 철강, 시멘트, 석유화학, 정유 등 산업에서 CCUS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 정책을 펼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또 현재 수소 에너지, 신재생 에너지 사회로 가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으나 아직 원하는 수준의 기술이 올라오지 못했기에 화석연료 사용 시 발생하는 CO2를 감축할 수 있는 기술(CCUS)은 연결 기술로써 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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