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1일까지 임기..대선 출마땐 임기만료 90일 전 사퇴해야

정대화 총장 "야당 대선후보 자리가 공백이라는 사실을 감사원장이 알아차린 것 같다"

국힘당 내부서 영입론 확산..최재형 원장, 언급 삼가며 여지 남겨둬

[정현숙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한 최재형 감사원장이 대선후보로 급부상했다는 보도가 20일 나오고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이은 그동안의 행보가 미루어 짐작되는 부분이다.

최재형 감사원장. 기사 갈무리
최재형 감사원장. 기사 갈무리

최재형 원장은 야권 대선후보로 거명되는 데 대해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그에 대해 (제 입장을) 얘기할 상황이 아닌 것 같다"라며 "제가 무슨 말을 하더라도 이상한 상황이 되기 때문에"라며 말을 아꼈다.

하지만 최 원장은 정계 진출 가능성에 대한 언급을 삼가면서도 강력하게 부인을 하지 않아 여지를 남겼다. 국힘당 관계자도 최 원장의 대선출마 가능성에 대해 "주변에 들어보니 본인도 그런(출마) 생각이 없지 않은 것 같다"라고 했다.

윤 전 총장이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에 반대하고 기득권을 고수하려 정치권에 뛰어든 거 처럼 최 원장도 고위공직자 자리에 있으면서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사사건건 반기를 들고 정치적 행보를 보인 인물이다. 또한 검찰총장 후보인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을 청와대가 감사위원으로 추천했지만, 최 원장이 강력 반발하면서 무산됐다.

조중동을 비롯한 아류의 매체들은 그를 두 자녀를 입양해 인간적인 면모를 보이고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잘못됐다며 직언한 강직한 인물로 묘사하고 있다. 다음은 20일 나온 '연합뉴스' 기사 일부다.

야권에서 최재형 감사원장이 대선 '블루칩'으로 부상하고 있다.국민의힘이 대선 경선 흥행을 위한 후보군 확장에 공들이면서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직언을 마다치 않아 온 최 원장이 마음만 먹으면 일약 파괴력 있는 야권 주자로 부상할 수 있다는 얘기가 아이디어 차원에서 나오는 것이다.

최 원장은 국민의힘 당권 레이스 도중 돌연 호출됐다.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주호영 의원이 19일 회견에서 "당 밖의 유력 주자들에게 문을 활짝 열겠다"며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함께 최 원장 이름을 꺼낸 것이다. 실제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나온다면 필승카드"라며 최 원장에 대한 호평이 주를 이룬다.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최 원장이 차기 대통령감 아니냐는 인식을 가진 국회의장 출신 원로 몇 분이 최 원장과 직접 접촉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지난 1월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한 '최재형 감사원'의 감사 착수를 놓고 여권은 '정치 감사' '표적 감사'로 비판한 바 있다. 당시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최 원장에게서 윤석열 검찰총장과 같은 냄새가 난다"라며 "최 원장이 보장된 임기를 방패로 정치를 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아예 최 원장이 "원자력은 하나님의 확신"이라고 언급했었다며 "사법부의 판결까지 무시하고 자신의 왜곡된 종교적 신념으로 부적절한 감사를 한다"라고 강조했다.

반면 국힘당은 윤석열 전 총장과 마찬가지로 "여권 인사들이 자신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다며 최 원장을 공격한다"라고 적극적으로 방어했다.

일각에서도 최 원장의 대선 등판설을 두고 과거 그가 "월성원전 폐쇄가 하나님의 확신이다"라고 한 발언을 소환하면서 모든 게 계획된 정치적 행보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대화 상지대 총장은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서 "야당 대선후보 자리가 공백이라는 사실을 감사원장이 알아차린 것 같다"라고 했다.

정 총장은 "이것은 굳이 감사하지 않아도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이다. 상황이 신기하다. 확실히 민주화되었다. 검사도 출마하고 판사도 출마한다. 특별히 의견을 보탤 것은 없다. 그래서 그랬구나 생각할 따름이다"라고 꼬집었다.

최 원장의 대선 등판설은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주호영 의원이 언급하면서다. 주 의원은 19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당 밖의 유력 주자들에게 문을 활짝 열겠다"라며 최 원장을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윤 전 총장과 함께 대선 후보군으로 시사했다.

최재형 원장의 임기는 내년 1월1일까지로, 공직선거법상 대선에 출마하기 위해선 임기만료 90일 전에 사퇴해야 한다. 정치에 선을 긋던 윤 전 총장이 시기에 맞춰 자리를 사퇴한 거처럼 최 원장의 행보도 두고 볼일이다.

하지만 윤 전 총장의 국힘당 합류설은 아직은 불확실해 보인다. 중앙일보 이날 보도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을 지지하는 전문가 포럼 ‘공정과 상식 회복을 위한 국민연합(공정과 상식)’이 21일 발족한다. 송상현 서울대 명예교수가 강연자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기조발제자로 각각 나선다고 전했다. 따라서 국힘당 합류보다는 제3당 창당설이 나오고 있어 최재형 원장의 국힘당 등판론에 더욱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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