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 징용패소가 물러온 파장,

최배근 "일본 정부 주장을 되뇌이는 판결에 조선일보는 신이 났다"

전우용 "식민지 원주민 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사람이 많다"

지난 2018년 10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인정했던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손해배상청구권을 하급심인 1심 재판부(서울중앙지법 김양호 부장판사)가 전날 정면으로 부인했다. 조선일보는 김 판사의 이같은 판결을 '문 정부 때리기'의 기폭제로 삼았다.

8일 올라온 조선일보 사설
8일 올라온 조선일보 사설

[전례없는 사법혼란 선거용 反日몰이의 필연적 결과] 

[징용 피해자들 1심서 패소.. 김명수 대법 판결, 1심이 조목조목 반박]

8일 올라온 조선일보 사설과 기사다. 동아일보 등 여타의 보수신문들은 '외교적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취지로 건조한 기사를 냈지만 조선은 이번 판결의 결과를 '문재인 정부의 반일몰이'로 걸고 넘어지면서 숨길 수 없는 친일본색을 드러냈다.

한겨레와 경향신문, 한국일보 서울신문 등은 비교적 피해자의 입장과 시민단체의 성명을 전하며 1심 재판부의 판결이 황당하고 비상식적이라는 취지로 기사를 냈다. 다음은 조선일보 사설 일부를 발췌한 것으로 국민들의 자발적 일본 불매까지 정부의 강제적 반일몰이로 함의하고 일본 정부의 입장에 섰다.

문 정부는 그동안 “대법원 판결을 존중한다”며 문제를 방치해 왔다. 한일 외교를 위해 여당 측 국회의장까지 정치적 해법을 제시했으나 철저히 외면했다. 대신 “토착왜구” “죽창가” “이순신 열두 척” 운운하면서 합리적 의견을 제시하는 사람들을 친일파로 몰아붙였다. 선거용 반일 몰이에만 몰두했다. 정치적 잇속만 차리다가 한일 외교를 파탄 내고 국론을 분열시킨 데 이어 결국 사법 혼란까지 야기했다. (중략) 이번 판결은 국민 정서를 따른다고 국제법을 무시하면 국제사회의 지지를 받을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우리 사법부 내에서조차 동의를 얻을 수 없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재판부는 "'한강의 기적'은 대일 청구권협정으로 얻은 일본 외화가 기여했다" "식민지배와 강제동원이 불법이라는 건 모두 국내 해석"이라는 논지로 일본 측의 손을 들었다. 그야말로 친일 조선일보에 힘을 싣는 내용이다. 하지만 피해자는 물론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분통을 터뜨릴 수밖에 없는 황당한 내용이다.

최배근 건국대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언제부터 대일관계와 한미동맹이 대한민국의 법위에 존재했는가?"라며 "민사소송에 일본 정부 주장을 되뇌이는 판결에 조선일보는 신이 났다. 내 귀에는 '천황폐하 만세!'라고 들린다"라고 재판부와 조선일보를 싸잡아 비판했다.

그는 "법이란 국가 독립성이 출발점인데 법관이 법의 존재 이유를 부정할 정도로 의식의 식민지화(장애)가 심각하다"라며 "법관 이전에 대한민국의 국민 자격이 있는 지를 묻지 않을 수가 없다. 대한민국 보통사람들이 왜 당신 때문에 부끄러워 해야 하는가? 일본인보다 더 일본인 같다는 일본인의 칭찬을 받아서 좋겠다"라고 꼬집었다.

전우용 역사학자도 SNS로 "일제강점기 ‘조선인 판사’들도 ‘일본 법률’에 따라 독립운동가들에게 중형을 선고했다"라며 "식민지 상태가 끝났어도 식민지 원주민 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사람이 많다. 문제는 새로 배워야 할 사람들이 남을 가르치려 들고, 스스로 교정되어야 할 사람들이 남을 교정하려 드는 데에 있다"라고 비판했다.

"김양호 판사 청구권 소멸론은 일본 극우의 입장을 그대로 반영한 반민족적 판결"

마침내 이날 판결을 두고 <반국가, 반민족적 판결을 내린 김양호 판사의 탄핵을 요구합니다>라는 제하로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올라왔다. 관리자가 검토중인 청원인데도 공분한 네티즌들이 대거 참여해 반나절도 안된 12시 현재 약 35,000명이 동의하고 있다.

청원인은 "김양호 판사가 각하 판결을 내린 까닭을 살펴보면, 과연 이 자가 대한민국의 국민이 맞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반국가적, 반역사적인 내용으로 점철돼 있다"라고 포문을 열었다.

그는 "먼저 김양호 판사는 한일협정에 따라 개인청구권이 소멸됐다는 입장을 법리로 끌어다 썼는데, 이는 일본 자민당 정권에서 과거사 배상 책임을 지지 않기 위해 내세운 변명에 불과하다"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한일협정 당시 부인된 것은 '국가 대 국가의 배상권'이지, 개인이 일본 정부, 일본 기업을 대상으로 청구하는 '개인 청구권'은 부정되지 않았다"라며 "1991년 일본 외무성 보고서에서도 한국인의 개인청구권은 유효하다고 시인했고, 2007년 일본 최고재판소 또한 개인청구권의 이행을 정당하다고 판시한 바 있다. 김양호 판사가 근거로 제시한 청구권 소멸론은 일본 극우의 입장을 그대로 반영한 반민족적 판결에 다름 아니다"라고 규탄했다.

특히 청원인은 "국제사회가 일제 식민지배를 불법으로 보지 않고 있다고 말한 대목은 임시정부 법통을 계승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헌법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반국가적, 반헌법적 행위이기도 하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양호 판사는 판결을 내리면서 '한일관계가 악화되면 미국과의 관계도 나빠질 것이다'라고 말하며, 자신의 판결이 판사로서의 양심과 국내 법학계의 선례, 법조문을 바탕으로 한 것이 아니라, 개인의 정치적 동기에 의한 것임을 드러내기까지 했다"라며 "이는 삼권분립을 위반한 것이며, 양심에 따른 재판권의 독립을 규정한 헌법에도 위배되는 것"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청원인은 "스스로를 매국노에 정치판사로 규정한 김양호 판사를 좌시한다면, 앞으로 제2, 제3의 김양호가 나와, 비선출 권력에 의한 매국적 경거망동이 판을 치게 될 것"이라며 "국헌을 준수하고, 사법부의 정기를 바로 세우며, 민족적 양심을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김양호 판사를 즉각 탄핵 조치해야 한다"라고 직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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