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10월 12일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그림자 그림 거장 ...어린이엔 동심 ,성인에겐 마음의 평화 선사
김용진 작가 제작 '세이지 초상' 눈길 ... 한일 예술인 우의 상징

후지시로 세이지 초상(김용진 작)

[서울=뉴스프리존] 편완식 미술전문기자="빛과 그림자는 인생 그 자체, 우주 그 자체. 나는 빛과 그림자로 자연의 아름다움, 살아있는 생명의 소중함을 그리는 것과 동시에 인생을 그려가고 싶다"

후지시로 세이지(藤城淸治·98)의 '빛과 그림자의 판타지'전이 10일부터 10월 12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다.

후지시로 세이지는 애니메이션 '은하철도 999'의 모티브가 된 미야자와 겐지의 미완의 장편동화 ’은하철도의 밤‘을 그림자 그림책으로 엮어내 국내서도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잠자는 숲
잠자는 숲

후지시로 세이지의 작품 주제는 ‘평화, 사랑, 공생’이다. 이는 미야자와 겐지가 “세계가 전부 행복해지지 않으면 개인의 행복은 있을 수 없다”며 추구했던 삶과도 맞닿아 있다.

후지시로 세이지는 동화적인 상상력으로 그림자 그림과 그림자극을 통해 소통하며 전쟁과 시대의 아픔을 위로하고,인간의 외로움과 상처를 달랬다.

이번 전시에서는 카게에(그림자 회화) 거장의 면모를 엿 볼 수 있게 테마 별로 엄선한 160여점을 선보이게 된다. 성서의 이야기를 주제로 한 성화도 출품된다.

최후의 만찬
최후의 만찬

 

겟세마네에서의 기도
겟세마네에서의 기도

 

[뉴욕타임즈]와 [워싱턴포스트]에서 동양의 디즈니라 극찬을 받으며 환상적인 작품세계를 펼쳐온 후지시로 세이지에게 ‘빛과 그림자’는 일생을 걸쳐 다루어 온 테마다.

카게에는 밑그림을 잘라 셀로판지를 붙이고, 조명을 비추어 색감과 그림자로 표현하는 장르의 작품을 말한다. 밝은 빛과 어두운 빛의 밸런스, 오려 붙인 재료, 질감의 투과율까지 치밀하게 계산해서 완성하는 카게에는 라이팅 간판광고의 효시이기도 하다. 후지시로 세이지는 이러한 독특한 장르를 이끌어온 독보적 인물이다.

2차 세계대전 직후 초토화가 된 도쿄에서 청년 후지시로 세이지는 잿더미가 된 들판 어디서라도 구할 수 있는 골판지와 전구를 사용해 카게에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에게 카게에는 한 줄기 희망의 빛이었고, 아름다움이었고, 평화였다.

손오공의 얼굴
손오공의 얼굴

전시에서 관람객들은 작가의 혼이 깃든 초기의 흑백작품 서유기 시리즈부터 미야자와 겐지의 ‘은하철도의 밤’을 소재로 한 작품을 비롯해 일본 상업연극 역사에 큰 업적을 남긴 극단 모쿠바자 시절의 오리지널 캐릭터 캐로용 인형까지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캐로용은 큰 눈을 가진 개구리 캐릭터다. ‘은하철도의 밤’과 ‘울어버린 빨강 도깨비’는 1959년 초연 이후 1000회 이상 상연하며 일본 교과서에도 실린 작품이다. 카게에극의 최고봉으로 평가받는 작품이다.

검정 옷을 입은 소녀
검정 옷을 입은 소녀

후지시로 세이지는는 이번 한국전시 준비를 위해 고령임에도 하루 7시간 이상 작품 제작에 열정을 쏟았다.

“내 생애 마지막 작품이라 여기며 혼신을 다해 작업했다. 수많은 작품 가운데 ‘잠자는 숲’은 한국 전시를 위해 특별히 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한국을 잘 알고 싶고, 한국을 더 가까이 하고 싶다고 털어놓았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후지시로 세이지의 초상이다. 철심을 이용해 ‘스티브 잡스’, ‘김구’, ‘마하트마 간디’의 초상작업을 한 한국작가 김용진이 존경의 마음을 담아 제작한 것이다. 철심과 그림자가 어우러져 형상을 만들어 낸다는 점에서 후지시로 세이지의 그림자 그림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 ‘후지시로 세이지의 초상’은 로비에 전시된다.

오디오 가이드의 내레이션은 배우 최무성이, 오이오 가이드 배경음악은 음악가 전영준 감독이 맡아 직접 제작했다. 한일 예술인들의 희망과 화합의 메시지다.

전시 주관사 케이아트커뮤니케이션 강혜숙 대표는 ”동심 가득한 후지시로 세이지 전시가 수년 째 냉각상태에 있는 한일 관계 개선에 일조했으면 한다“고 희망을 피력했다. 9일 오후에 별도로 마련된 개막식엔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김진표 한일의원연맹 회장, 아이보시 코이치 주한일본대사 등이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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