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종시, 카이스트 ‘과기의전원’ 제안에 ‘융합의과학원’으로 대응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세종특별자치시가 제안한 4-2 생활권 내 KAIST 의과학대학원 유치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위 사진은 지난 5월 21일 열린 ‘KAIST 기반 대전-세종 첨단 산업 생태계 조성 심포지엄’에서 공동 주최한 이광형 KAIST 총장과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제 발표를 맡은 이상엽 KAIST 연구부총장, 나용길 세종충남대병원장, 김명수 대전시 과학부시장, 조상호 세종시 경제부시장./ⓒ카이스트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세종특별자치시가 제안한 4-2 생활권 내 KAIST 의과학대학원 유치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위 사진은 지난 5월 21일 열린 ‘KAIST 기반 대전-세종 첨단 산업 생태계 조성 심포지엄’에서 공동 주최한 이광형 KAIST 총장과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제 발표를 맡은 이상엽 KAIST 연구부총장, 나용길 세종충남대병원장, 김명수 대전시 과학부시장, 조상호 세종시 경제부시장./ⓒ카이스트

[대전=뉴스프리존] 이기종 기자=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세종특별자치시가 제안한 4-2 생활권 내 KAIST 의과학대학원 유치에 대해 입장을 18일 밝혔다.

지난 5월 21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ʻKAIST 기반 대전-세종 첨단산업생태계 조성 심포지엄ʼ을 개최했다.

이 심포지엄은 지난 3월 카이스트 이광형 총장이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광재 의원(강원 원주시갑), 조승래 의원(대전 유성구갑), 강준현 의원(세종특별자치시을) 등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을 만나 대전과 세종의 상생 발전 방안을 대해 의견을 나눈 후 이뤄졌다.

심포지엄의 주요내용을 보면 한국과학기술원법 개정을 통한 창업지원 활성화 및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를 활용한 대전-세종 연계 협력 방안, 의사과학자 양성과 연구중심병원 설립 및 디지털복지 테스트베드 조성 등이다.

진행된 순서를 보면 이광재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K-뉴딜본부장), 이상엽 KAIST 연구부총장, 조상호 세종시 경제부시장, 김명수 대전시 과학부시장, 나용길 세종충남대 병원장 등이 관련 내용을 발표하고 이어 종합토론은 이광형 총장이 맡았다.

여기에서 이광재 의원은 “과학수도 대전과 행정수도 세종을 연결하는 한국형 실리콘밸리를 만들자”며 “KAIST가 그 핵심엔진이 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 카이스트 측에서는 이상엽 KAIST 연구부총장이 K-NEST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이 발표에서 이상엽 부총장이 언급한 K-NEST(New strategy for Ecosystem engineering for Startup and Technology transfer) 프로젝트는 KAIST가 대덕특구 50주년 재창조 사업에 핵심 동력을 제공하고 스타트업파크 및 대전-세종 랜드마크 공간을 조성하는 지역 협력과 AI, 에너지, 바이오, ESG, 소재·부품·장비 등 분야 초격차를 통한 혁신 성장을 바탕으로 대전-세종을 잇는 첨단산업 혁신성장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이 구상에서 주목되는 것이 의학·공학·과학의 융합 교육을 추구하는 과학기술 의과학 전문대학원(과기의전원) 설립 방안이다.

과학기술 의과학 전문대학원(과기의전원)은 의학, 임상의학, 임상실습, 융합의·공학 교육 및 4년간의 박사과정을 모두 거친 의사과학자(MD-Ph.D)를 완성하는 것이다.

의사(MD)이면서 박사학위(Ph.D)을 가진 의사과학자(MD-Ph.D)와 관련해 국내에서도 논의가 일부분 이뤄지고 있는데 최근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서‘바이오헬스산업 혁신을 위한 의사과학자 양성 방안’을 주제로 제6회 헬스케어 미래포럼을 열기도 했다.

반면 세종시 측에 조상호 경제부시장은 ʻ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는 스마트 행정수도ʼ 발표에서 “세종-대전-오송·오창은 최고의 바이오산업 밸류체인을 완성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며 “성공적인 D·O·S 바이오밸리조성을 위해 KAIST 융합의과학원의 세종캠퍼스 설립”을 제안했다.

특히 지역적 특성으로 “세종은 카이스트와 공동으로 바이오메디컬활성 소재센터 구축, 세종테크밸리(4-2생활권) 바이오 및 연구소 집적화를 이루고 대전은 대덕특구, 대학, 출연연에서 핵심 인재육성 및 기초과학기술 지원의 역할을 하고 오송·오창은 식품의약안전처 인허가 기능 및 오창산단 기반의 사업화 등의 역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본지는 카이스트 이광형 총장이 취임 직후 내세운 ‘미래 50년을 위한 KAIST 신문화 전략’ 중 ‘KAIST를 중심으로 대전-오송-세종을 연결하는 혁신성장 생태계를 구축하는 스타트업 월드(Start-up World) 리노베이션’을 추진하기 위해 세종시와 협력이 절실한 것이라고 판단하고 심포지엄 이후 세종시의 입장과 그에 대한 카이스트의 입장을 취재했다.

이 전략은 세부추진계획인 연구실별로 최소 1개의 연구실 혹은 졸업생 창업을 권장하는 ‘1랩 1벤처’ 운동, 인센티브 기반의 조직 관리로 역동적인 지식재산관리 체계 구축으로 10년 이내에 연간 1,000억원의 기술료 수입 달성 등 기술사업화 부서의 민영화 추진 등과 연관이 돼 있다.

먼저 이번 대전시, 세종시 등과의 심포지엄의 배경을 보면 이광형 총장이 취임 직후부터 허태정 대전시장 등 카이스트 주변 지자체장과 이광재 의원 등 여당 소속 관련 정치인과 만남을 통해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결과의 산물이다.

이러한 결과로 ʻKAIST 기반 대전-세종 첨단산업생태계 조성 심포지엄ʼ이 이뤄졌다고 볼 수 있다.

그동안 대전시와의 협력과정을 보면 이광형 총장은 카이스트 이사회로부터 17대 총장으로 선임된 직후 공식적인 일정으로 허태정 시장을 바로 만났다.

이때 대전시와 문제는 국내 최초이자 국내 1호인 인공지능(AI) 대학원 이전과 관련해서 협의하기 위함이지만 그 외에도 대전시와의 협력 부분을 논의했을 것으로 본다.

특히 이번 대전시의 입장을 발표한 김명수 대전시 과학부시장의 경우를 보면 이광형 총장 취임을 축하하는 자리인 총장 공관 ‘사랑방’ 모임에 참석하는 등 비공식적인 만남도 이뤄져 충분한 의견조율이 되었을 것으로 본다.

그러나 세종시 측과 협력에 있어서 이춘희 세종시장 등과 공식만남 등이 적어 공감대 형성과 논의 출발점이 서로 다룰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세종시의 이번 심포지엄 이후 입장과 관련해 경제정책과, 교육지원과 관계자 등과 3차례 통화한 의견을 종합하면 카이스트는 4-2생활권에 입주하기 위해 대학원 정원 승인, 캠퍼스 부지 매입 등과 관련 기재부, 과기정통부, 교육부 등의 승인이 사전에 이뤄져야 한다고 예측했다.

이런 과정을 거친 이후 세종시는 행복청 등 관련기관과 정책적 협의를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세종시 경제정책과 관계자는 네이버 유치 사례를 거론하며 “카이스트의 융합의과학원 입주에 대해 정책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시가 언급한 융합의과학원은 지난 2015년 카이스트가 추진한 융합의과학대학원으로 강성모 前총장과 이춘희 세종시장이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이 협약에서 ▲ KAIST 융합의과학대학원 설립에 필요한 행정·재정적 지원 ▲ 세종시 지역산업 발전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한 협력 ▲ 세종시 교육 여건 고도화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 등이 제시됐다.

그러나 카이스트가 입주하려고 했던 4-2생활권(집현동)에 조성 중인 ‘공동캠퍼스’와 관련해 지난 2월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과 한국토지주택공사 등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추진위원회는 공주대학교, 서울대학교, 충남대학교, 충북대학교, 한밭대학교, KDI국제정책대학원 등 6개 대학이 입주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이 입주 결정은 ‘공동캠퍼스 입주자 공개 모집공고’에 따라 신청한 13개 대학(임대형‧분양형 중복신청 포함, 평균경쟁률 1.23:1)들을 대상으로 2개월 동안 입주계획 설명(PT) 및 질의응답 등의 과정을 거쳤다.

현재 분양형캠퍼스 잔여 4개 필지(약 7만㎡)에 대해서는 하반기에 추가 공급할 예정이다.

이어 세종시의 네이버 유치와 관련해서는 네이버가 지난 2019년 전국 대상으로 제2 데이터센터의 유치를 공모를 했고 이에 대해 세종시는 부지제안 의향서 제출, TF구성 및 운영, 유관기관 MOU 체결, 제안서 제출, 10개 후보부지 선정, 현장실사, MOA체결 등을 거쳐 96:1의 경쟁을 뚫고 네이버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유치했다.

이에 따라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도 행복도시 개발계획 및 실시계획 변경, 도시첨단산업단지 개발계획 변경, 실시계획 변경 등을 통해 행정절차를 지원했다.

이러한 세종시의 의견에 대해 카이스트는 “2019년 무산된 융합의과학대학원 사업과 새롭게 구상 중인 과기의전원 사업은 연관 지을 수 없는 별개의 사업”이라며 “세종시가 KAIST 과기의전원 유치를 희망할 경우 과기의전원 사업이 구체화되는 시기에 세종시의 제안을 포함한 다양한 선택지를 고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행복청 등과의 공동캠퍼스 입주 취소와 관련해 “그 당시 행복청과 담당자 간의 미팅(회의)를 통해 카이스트의 의견을 전달했다”며 “이 모임은 기관 대 기관 모임의 성격이므로 공식적인 것”이라고 답했다.

세종시의 공동캠퍼스와 관련해 행복청과 카이스트 간의 관계는 지난 2018년 행복청과 체결한 ‘융합의과학원’의 행복도시 공동캠퍼스 입주를 위한 합의각서(MOA)에서 출발한다.

행복청이 낸 보도자료(2018.5.18)를 보면 “카이스트는 협약 체결 이후 관계부처 협의 및 이사회 승인 등 ‘융합의과학원’ 설립을 위한 절차에 착수하고 2019년까지 공동캠퍼스 입주를 위한 법적 절차를 완료해야 하며 2021년부터 교수 50여 명, 학생 500여 명 목표 규모의 대학원 과정 운영을 시작하고 캠퍼스 추가 이전 등을 단계적으로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행복청은 공동캠퍼스에서 ‘융합의과학원’이 장기간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임대료 등 재정적 부담이 최소화 되도록 노력하며 ‘융합의과학원’의 공동캠퍼스 입주 승인 후, ‘융합의과학원’의 설립계획이 공동캠퍼스 규모 및 설계에 반영되도록 적극 지원한다”고 기술하고 있다.

그러나 2020년과 현재 행복청 관계자는 카이스트의 공동캠퍼스 입주 취소에 대해 “카이스트의 공식적인 의사 전달은 확인할 수 없다”며 답했다.

특히 지난 2020년 당시 담당자는 국내 통신사와 답변과정에서 나온 본인의 답변의견인 “지금은 말씀 드릴 단계가 아니여서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에 대한 취재과정에서 “취조하는 것이냐”며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며 “해당 매체와 카이스트에 확인하라”고 답했다.

이번 본지의 카이스트-세종시 간의 협력과정에 대한 취재를 통해 문제 제기를 할 수 있는 것은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속담이 있지만 “같은 방향이 아닌 다른 방향”이면 그 의미는 없다고 할 수 있다.

또 모든 정책은 정치적 결정(접근)이 아닌 관련 행정부처와 기관 등과의 관계적 또는 실무적 과정을 거쳐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며 이를 통해 논쟁 또는 갈등의 소지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음은 본지의 취재에 대한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입장문이다.

세종시와 KAIST는 강성모 총장님 재임 시기에 세종캠퍼스 사업이 논의되었으며 관련 협약을 2015년 체결했습니다.

이후 행복청이 4-2생활권에 KAIST 융합의과학대학원을 입주를 희망하는 제안을 공식적으로 전달했으며 이를 진행하기 위해 2018년 관련 협약을 체결했습니다.

양 기관은 세종시 4-2 생활권에 KAIST 융합의과학대학원을 입주시키기 위해 논의를 진행했으나 행복청이 건립을 추진하는 공동캠퍼스는 KAIST 융합의과학대학원이 필요로 하는 실습동 등을 구축할 수 없다는 결론을 도출했습니다.

따라서 행복청이 추진하는 공동캠퍼스 사업에는 참여할 수 없다는 의견을 전달(19년)했으며 KAIST가 중심이 되는 차기 신규 사업이 추진될 경우 참여할 의사가 있다는 의견도 함께 전달했습니다.

상기 진행사항을 마지막으로 KAIST 융합의과학원의 세종시 4-2 생활권 공동캠퍼스 입주 건은 사업을 진행하지 못했습니다.

2019년 무산된 융합의과학대학원 사업과 새롭게 구상 중인 과기의전원 사업은 연관 지을 수 없는 별개의 사업입니다.

과기의전원의 경우 현재 구상 단계이며 입지 등의 세부적인 사항을 논의할 단계까지 발전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원안이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에 대안을 고려할 수 없는 상황이므로 질의에 대한 답변이 불가능합니다.

또한 조상호 부시장 발표 자료에 포함된 ‘KAIST와 공동으로 바이오메디컬활성소재센터 구축, 세종테크밸리(4-2생활권) 바이오·연구소 집적화’와 관련하여 KAIST는 세종시가 향후 KAIST와 협력하여 세종테크밸리(4-2생활권)을 바탕으로 바이오 분야 연구소가 집적된 단지를 조성하겠다는 포부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세종시가 KAIST 과기의전원 유치를 희망할 경우 과기의전원 사업이 구체화되는 시기에 세종시의 제안을 포함한 다양한 선택지를 고려할 계획입니다.

또한 잠정조직으로 설치됐던 세종융합의과학원 설립추진단은 해당 사업이 무산되어 교내 행정 절차를 거쳐 폐쇄되었습니다.

두 기관은 캠퍼스 규모, 예산, 설계 등을 논의해 KAIST 융합의과학원의 세종시 입주를 추진했으나 진행 단계에서 서로의 필요조건이 충족되지 않아 결과적으로 합의점 도출하지 못했다는 점을 알려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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