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식 검사 재항고인 정대택 재판 관여 확인 "공정성 감안"

'윤석열 수사' 지휘부 다 바껴..대선 경선 전 수사 결과 주목, 완주할 수 있을까?

대검 '재기수사 명령'에 형사4부로 배당하고 수사 착수했으나 공정성 논란에 재배당

[정현숙 기자]= 야권의 대선주자로 나선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가족에 대한 강도 높은 수준의 검증이 예고 되고 있다. 10일 검찰에 따르면 윤 전 총장 가족·측근 관련 수사·재판은 검찰에 4건, 법원에 2건이 계류돼 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관련 사건'에 대해 검찰총장과 대검의 수사 지휘를 배제하는 조치를 취해, 사건 처리는 이성윤 지검장의 대를 이어받은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의 몫으로 넘어갔다. 정치권 등에서는 이정수 지검장의 강고한 의지와 판단에 따라 윤 전 총장 관련 사건들의 향방이 가늠될 것으로 관측한다.

특히 대검이 재기수사를 명령한 윤 전 총장 장모 최은순 씨의 사업가 정대택 씨 모해위증 사건은 형사5부 박규형 부장검사가 맡게 됐다. 애초에 형사 4부 한기식 부장검사에 배당됐지만 한 부장검사가 2005년 동부지검 검사 재직 당시 담당 검사도 아니면서 정대택 씨 재판에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관여한 당사자로 알려져 공정성 논란이 일면서 재배당한 것이다.

장인수 MBC기자에 따르면 한기식 검사는 당시 "정대택은 질이 나쁜사람으로 최은순을 무고하고 있다. 이자를 엄히 처벌해달라"는 내용을 담은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정대택 씨와 ‘서울의 소리’ 백은종 대표는 당시 재판에서 최은순 씨가 거짓증언을 했다며 모해위증 등 혐의로 고발했지만, 서울중앙지검은 이를 불기소 처분했고 항고도 기각했다. 그런데 대검은 이들의 재항고 중 일부를 받아들여 지난 6일 최 씨의 모해위증 의혹 중 누락이 돼 판단이 빠진 부분에 대한 재수사를 명령했다.

실제 MBC 장인수 기자는 지난 9일 'TBS뉴스공장'에서 송파경찰서가 최은순 씨의 위증 물증을 잡고 '구속수사 의견'으로 '수사보고서'를 내지만 검찰이 수사보고서를 누락시켰다고 말했다. 고의성이 엿보이는 대목으로 당사자는 조남관 검사다. 아울러 노골적으로 최은순 씨 위증을 무마하려 한 조남관, 한기식 검사의 혐의가 밝혀져 감찰과 징계 여부가 제대로 진행되는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장인수 기자는 당시 정대택 씨 재판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조남관 동부지검 검사(현재 법무연수원장)가 '추송서'를 내고 "경찰의 구속기소 의견은 삭제된 기록"이라며 최 씨가 혐의에서 빠져 나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조남관 동부지검 검사의 '검사 추송서'
조남관 동부지검 검사의 '검사 추송서'

해당 사건은 2003년 송파동 스포츠센터가 부도가 나면서 부실채권 투자 이익금 52억원을 균등하게 배분하는 과정에서 최은순 씨가 법무사를 금품으로 매수해 정대택 씨 몫의 이익금을 26억을 가로챘고, 법정에서도 거짓증언을 했다는게 핵심이다.

이밖에도 윤 전 총장은 물론 가족에게 걸린 혐의 등이 앞으로도 즐비해 대선레이스에서 끝까지 완주할 수 있는지가 주목되고 있다.

'한겨레' 등 보도에 따르면 윤 전 총장 부인 김건희 씨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코바나컨텐츠 협찬금 명목 금품수수 의혹’은 반부패·강력수사 2부 조주연 부장검사가 맡는다.

이들 사건은 각각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이 2010~2011년 시세조종을 통해 주가를 조작하는 과정에 김 씨가 주식과 자금을 대고 차익을 봤다는 의혹과 2019년 6월 윤 전 총장이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된 뒤 코바나컨텐츠의 전시회 협찬사가 4곳에서 16곳으로 급증했다는 의혹이다.

반부패·강력수사2부는 기존 반부패수사2부와 강력범죄형사부가 통폐합된 부서로 중앙지검에서 인지수사를 할 수 있는 전담부서다. 중간 간부 인사로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 출신 한문혁 부부장검사와 기업·금융범죄 전문가 박기태 부부장검사가 충원돼, 김 씨의 금융범죄 의혹 수사 강도가 높아질 수 있다.

윤 전 총장 측은 해당 사건의 공소시효가 만료됐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지만, 기존 수사팀이 반년 넘게 사건을 마무리 짓지 않고 수사를 이어온 만큼 포괄일죄(서로 다른 시점의 범죄 행위를 하나의 죄로 봄)를 적용할 수 있는 혐의를 포착한 게 아니냐는 시각이다.

최 씨의 '불법 요양병원 개설 및 요양급여비 부정수급 사건'은 형사6부가 기소 후 공판까지 맡고 있다. 중앙지검은 지난해 최 씨를 불법으로 의료재단과 요양병원을 설립해 20억원대 부당 요양급여를 타낸 혐의로 최 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최 씨는 지난 2일 의료법 위반 등 혐의로 징역 3년을 선고받아 법정구속 됐다.

또한 최 씨는 2013년 4월 경기 성남시의 땅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은행에 347억원을 예치한 것처럼 잔고 증명서를 위조한 혐의 등으로도 재판을 받고 있다.

그런데 '윤석열 대선가도'의 가장 큰 복병이 남아 있다. 이른바 '소윤'으로 불리는 윤대진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의 친형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뇌물수수 수사 무마 의혹이다. 이 수사는 조세 관련 수사 부서인 형사13부에서 임대혁 부장검사가 맡아 지휘한다.

사건의 핵심은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이 업자로부터 골프 접대비와 금품 등 1억 원이 넘는 뇌물을 받은 혐의로 경찰수사를 받던 중 압수수색 영장이 6차례나 기각되고 무혐의 처분된 과정에 윤 전 총장이 관여됐다는 의혹이다. 가족 의혹과 달리 윤 전 총장이 연루된 사건이어서 수사 결과에 따라 대권 행보에 '스모킹건'이 될 수 있다. 이외에도 옵티머스 사건 무혐의 처리 등 다수의 사건이 윤 전 총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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