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이 00 논설위원도 수산업자 금품수수
민언련 "내로남불식 보도..국민 앞에 사과하고 내부적으로 진상조사하라"

'조선미디어' 이 00·엄 00, 중앙일보 이 00 등 4명 김영란법 위반 혐의 입건

김용민 "포항 가짜 수산업자 사기 사건은 검찰, 조선일보, 국민의힘 카르텔로 비화"

[정현숙 기자]= '가짜 수산업자' 김모 씨(43)가 검찰과 언론인, 정치인, 경찰 등을 대상으로 한 전방위 금품 제공 의혹 수사가 본격화하고 있다. 12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전날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받는 언론인 2명을 추가로 입건하고 부부장 검사 1명을 소환 조사했다.

특히 이 00 '중앙일보' 논설위원과 'TV조선' 정 모 기자가 수산업자 김 씨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는 사실이 새롭게 드러났다. 이들은 소속 매체에서 공정을 화두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 비판에 앞장섰던 인물들로 전해진다.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이 00 논설위원과 정 기자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은 수산업자인 김 씨가 이들에게 각각 고급차량 무상리스, 학비 대납 등을 제공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로써 김영란법 위반 혐의로 입건된 전 현직 언론인은 4명이다.

앞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변인이자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이었던 이00 씨와 엄00 TV조선 앵커가 입건됐다. 이들은 김 씨로부터 골프채와 아우디, K7 차량 등을 제공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00 씨는 10일만에 윤석열 캠프에서 사퇴했다. 이 때문에 윤 전 총장이 검찰을 통해 관련 사실을 사전에 인지하고 대변인에서 경질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논설위원의 금품수수와 관련해 중앙일보 관계자는 이날 '미디어스'와의 통화에서 "김 씨와의 연루설이 돌던 지난주부터 업무에서 배제했다"라며 "입건이 확인된 뒤 바로 인사위원회를 열어 직무정지 조치를 취했다"라고 밝혔다. 매체는 이 논설위원에게 입장을 묻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TV조선 보도본부 관계자는 또 다시 자사에서 드러난 기자의 금품수수와 관련해서 '미디어오늘'에 “아직 정확한 상황을 파악하기 전이다. 다만 정 기자는 이미 기사를 쓰는 자리에 있지 않다는 점만 알려드린다”라고 말했다.

지난 7일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이 사건을 두고  "포항 가짜 수산업자 사기 사건은 검찰, 조선일보, 국민의힘 카르텔로 비화되고 있다"라고 했다. 그는 "김 씨는 존재하지 않는 오징어 판매 대신에 부장검사, 조선일보 논설위원, TV조선 앵커, 국민의힘 전현직 의원 인맥을 팔아서 사기행각을 벌였다"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조선 미디어를 중심으로 보수 정치세력과 정치검찰이 모두 등장하는 그들만의 진짜 ‘부패완판’ 을 보게 될 것 같다"라며 "김 씨 사기행각의 끝에 누가 있을지 알 수 없다. 이들을 연결해준 국민의힘 유력 정치인들이 드러나고 있다. 김무성 전 의원, 주호영 의원은 김 씨 인맥의 중간다리 역할을 했다고 본다"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런 부패와 비리 의혹이 너무 많아 부동산 전수조사가 두려웠을 것이라는 것이 이해가 간다"라며 "대한민국의 공정과 상식을 외쳤던 검찰, 보수 언론, 보수 정치인들의 신랄한 민낯을 국민들은 똑똑히 지켜보고 있다"라고 경고했다.

피해액만 100억 원이 넘는 가짜 수산업자 김 씨의 사기 사건에는 조선미디어 출신들이 3명이나 되며 이번에 중앙일보 이 논설위원이 포함되면서 '언론 게이트'로 비화될 조짐이다. 이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은 수산업자로 사칭한 김 씨에게 고가의 골프채를 받고, 홍준표·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을 소개해준 것으로 전해졌다.

보도에 따르면 사기혐의로 구속된 가짜 수산업자 김 씨와 관련된 로비 의혹이 정치권과 검찰로 확산되는 고리의 가운데는 '월간조선' 취재팀장 출신인 송모 (60)씨가 있다고 했다. 송 씨는 김 씨에게 김무성 전 의원을 비롯한 유력 인사를 소개했다.

송 씨는 월간조선 취재팀장으로 근무하다가 2011년 한나라당에서 정치활동을 시작, 2016년 총선에서 경북 김천시 예비후보로 출마를 준비하다 2017년 4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징역 10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그때 송 씨의 변호인이 박영수 특별검사였다. 송 씨는 감옥에서 2016년 11월 사기죄로 징역 2년을 선고 받아 복역중인 수산업자 김 씨와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이를 기반으로 인터넷신문윤리위원회 상임위원을 비롯해 2020년 5월 23일에는 3대3 농구위원회 회장으로 취임하기도 했다. 김 씨는 청와대에서 받은 물품 등을 과시하며 현 정권과의 친분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영수 특검은 김 씨에게 이모(48) 부장검사(현재 부부장 검사로 강등)를 소개해줬으며 포르쉐 렌터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특검은 7일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처신으로 논란을 야기한 점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라며 사의를 표명했다.

박 특검은 "약 3년 전 '월간조선' 전 취재팀장 송 씨를 통해 김 씨를 처음 만났고, 당시 김 씨를 포항에서 수산업을 하는 청년 사업가로 소개 받았다"라고 밝혔다. 더 나아가 김 씨에게 수천 만 원을 받은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이모 검사를 김 씨에게 소개해준 사실을 인정했다. 이 부장검사는 박근혜 국정농단 사건 특별검사팀에서 파견 검사로 활동했다.

경찰은 직무 관련성과 대가성 입증을 위해 주력하고 있으며, 곧 관련자들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현행 청탁금지법은 공직자와 기자 등이 1회 100만 원을 초과하거나 한 회계연도에 300만 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조선미디어'는 전현직 기자들이 다수 관련되어 있음에도 이 사건에 대해 거의 침묵하고 있는 모양새다. 중앙일보도 이가영 논설위원과 관련해 현재 기사가 나오지 않고 있다.

조선미디어의 침묵을 두고 신미희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가짜 수산업자 사기사건의 한 축은 언론권력인 조선미디어와 관련된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신 사무처장은 "이는 전형적인 내로남불식 보도다. 조선미디어는 전·현직 세명이 연루된 이 사건에 대해 독자와 국민 앞에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내부적으로 진상조사를 시작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수산업자를 사칭한 116억대 사기범 김모 씨가 SNS에 올린 자신의 모습. 연합뉴스
수산업자를 사칭한 116억대 사기범 김모 씨가 SNS에 올린 자신의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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