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산 최수식화백을 만나

[서울 =뉴스프리존]김소영 기자= 해산 최수식 화백은 매년 전시회를 갖고, 자신만의 독특한 작품을 전시한다. 올해는 신축(辛丑)년인만큼 '소(牛)'를 주제로 전시회를 갖는다.

지난해 전세계 창궐하며,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는 코로나19 팬더믹을 이겨내자는 의미에서 최수식 화백은 소를 다룬 그림들로 사람들에게 다가간다.

소를 나타내는 한자는 참으로 다양하다. 수소를 특(特), 암소를 빈(牝), 송아지를 독(犢)이라고 한다. 그러한만큼 소는 사람들에게 너무나 친근한 동물이다.

최 화백의 대표작 '흰 소'는 내용면에서 거친 선묘와 소의 역동적인 자세 등이 작가 개인의 감정을 표출한 것이라고 보기도 하고, 한국의 토종 소인 황소를 흰색의 소로 표현한 것에서 백의민족인 한민족의 모습을 반영한 민족적 표상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표현면에서도 이 작품은 루오의 야수파적 감성의 영향에서부터 고미술품, 도자기의 장식기법과 고구려 벽화의 표현기법까지 다양한 영향관계 속에서 해석되고 있다. 특히 소의 묘사에서 보이는 강직한 구륵법(鉤勒法)은 고구려 고분벽화에서도 나타나는 전통적인 표현법이다.

소는 특히 전통적인 우리나라의 농경 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가져왔으며 우리 민족은 소를 단순한 가축의 의미를 뛰어넘어 마치 한 식구처럼 생각해 왔다. 이 말고도 과거 우리 선조는 소가 가지는 특별한 의미로 정월 첫째 축일을 소날이라 해 이날엔 소에게 일을 시키지 않고 소를 잘 먹였다고 한다.

소가 새끼를 낳을 때 난산의 기미가 보이면 외양간 앞에서 소의 삼신에게 빌기도 하고 송아지를 낳으면 금줄에 솔방울을 꽂아 외양간에 걸어놓았다. 흰 소에는 상서로운 기운이 있다니 올 한해 상서로운 해가 될 듯하다는 것이 최 화백의 입장이다.

하지만 그 상서로움을 위해서 최수식 화백은 사사로운 욕정과 욕심을 버려야 함을 경고한다.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하얀 황소로 촉발된 비극과 해결을 예를 들어 경고와 희망의 메시지를 동시에 전한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미노스왕은 포세이돈 신에게 바쳐야 할 흰 소를 몰래 빼돌렸다가, 노여움을 샀다. 그 결과로 그 소와 자신의 왕비 사이에서 어린 아이를 잡아먹는 반인반수(半人半獸) 괴물 미노타우로스가 태어난 이야기를 들어 인간의 욕심을 경계한다.

그림(비단의 금분으로 그린)속의 중국에서 금두꺼비는 부귀영화의 상징이다. 중국인들은 일찍부터 금으로 두꺼비상을 만들어 주술적 의미로 사용하곤 했다. 반면 우리 옛 기록 속 금두꺼비 전설 중에는 그와 좀 다른 것이 많다. 금두꺼비가 막대한 부와 명예를 연상시키지만 동시에 재앙을 일으키는 전조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하지만 엄청난 용기로 미노타우로스를 죽이고, 아리아도네가 준 실타래로 미궁(迷宮)을 탈출한 테세우스의 사례를 들어, 혼란한 시대상황에서 지혜롭게 나아가야 할 길을 찾자고 그는 말한다.

7월을 훌쩍 넘기며 신축년의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온갖 욕정과 욕망을 경계하며 부디 실타래 같은 지혜를 발휘해보자는 의미로 그린 최수식 화백의 메시지가 잔잔히 울려퍼지고 있다.

해산 최수식화백과 월해 류신영 한양대학교 교수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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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풍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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