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책임지고 전향적인 조정자 역할 다하라" vs 실무부서 "대화의 장 마련 외 할 수 있는 것 없다"

인천 '화수화평재개발 사업'을 둘러싼 갈등에 대해 인천시장과 부시장은 적극적인 중재와 조정자 역할을 자임했지만 실무부서에서는 '대화의 장'을 마련하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 ⓒ 인천시
인천 '화수화평재개발 사업'을 둘러싼 갈등에 대해 인천시장과 부시장은 적극적인 중재와 조정자 역할을 자임했지만 실무부서에서는 '대화의 장'을 마련하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 ⓒ 인천시

[인천=뉴스프리존] 박봉민 기자 = 인천시 동구 화수화평재개발 사업 추진을 둘러싼 갈등이 첨예해지면서 시의 역할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인천시는 시장과 부시장이 직접 나서 적극적인 중재와 조정자 역할을 자임했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20일, 관련 회의를 주재하고 "일련의 진행 과정에서 충분히 소통하지 않아 오해가 이어지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본다"며 "사안을 책임지는 원도심재생조정관에게 더 이상 시가 관망하는 듯한 모습으로 비춰져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책임지고 전향적인 조정자의 역할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앞서 조택상 균형발전정무부시장은 "민주화나 노동운동의 가치는 보존되어야 한다는 점은 깊이 공감하나, 문화유산 보존가치만큼이나 오랫동안 원도심 재생 희망을 가졌던 지역주민들의 염원도 중요한 가치인 만큼, 앞으로 시는 주민과 교회의 원만한 합의안이 도출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라며 "도시계획위원회 권고내용처럼 조합과 교회에서 별도의 공간 마련이나 표지석 설치 등을 통해 조정을 원만히 하는 것이 관건이고,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에도 주민과 교회 측의 협의를 중재할 것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러한 시 고위층의 의지와는 달리 실질적으로 인천시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은 거의 없는 것을 확인됐다.

화수화평재개발 사업과 관련한 인천시 주무부서의 한 관계자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민간사업에 대해 우리가 어떤 방향성이나 안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며 "다만, (이해당사자가) 서로 만나 대화하고 합의점을 찾을 수 있도록 대화의 장을 마련해 줄 뿐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그것 외에 시에서 할 수 있는 부분은 없다. 시가 누구편을 들어 설득하거나 하지 않는다"며 "이 사업은 민간사업이다. 설령 시에서 무언가 안을 제시한다 하더라도 당사자들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그만이다. 저희가 할 수 있는 부분에 한계가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럼 시장, 부시장이 얘기한 조정자, 중재자 역할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저희가 민간 사업에 대해 어떤 안을 만들어서 '이쪽을 가자'고 할 수 는 없다. 아마 시장님도 그런 의미는 아닐 것이다"라며 "시의 역할은 (이해당사자가) 서로 만나서 얘기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것이 중재다"라고 말했다.

이어 "법적으로는 우리가 뭘 결정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조정이라는 것은 각자의 첨예한 입장을 얘기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하고 필요한 부분에 대해 설명 하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결국 이해당사자들이 계속 만남을 가지고 대화하도록 유도하는 것 외 시에서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부분은 없는 것으로 해석돼 시 고위층이 실무부서에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업무를 지시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편, 사업 추진 자체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는 "기본적으로 시는 결정된 모든 사업은 추진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번 사업과 관련해서도 조합이나 교회 모두 사업 추진에는 동의한다"며 "다만, 교회는 자기 구역을 사업에서 제외해 달라는 것이고, 조합은 교회를 제외하면 사업성 저하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이제와 뺄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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