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적 균형도 내팽개친 언론..'윤석열 검찰'의 주장만 '진실'이고,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은 '허위'인가?"

"'인권의 최후 보루는 법원'이라는 금언(金言)을 믿으며 지치지 않고 걸어가겠다"

[정현숙 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27일 딸 조민 씨의 한영외고 동기 장재혁씨가 "조민을 세미나에서 본 기억이 없다"라고 한 자신의 법정 증언을 완전 뒤집은 것을 두고 "어제 제 딸의 친구 장OO씨가 법정증언 후 올린 페북글을 보고 만감이 교차했다"라고 탄식하면서 장문의 글을 게시했다.

조국 전 장관 27일 페이스북 캡처
조국 전 장관 27일 페이스북 캡처

지난 26일 장 씨의 페이스북 양심고백을 접한 조 전 장관은 더이상 말문을 잇지 못하고 자신의 SNS로 "아...ㅜㅜ"로 짧게 탄식하는 한줄만 남겼다.

장 씨는 지난해 5월 정 교수 1심 재판에서 변호인이 '세미나 동영상에서 조민 씨 옆자리에 앉은 남학생이 본인이 맞는가'라고 묻자 "만약 나였다면 지금까지 민이를 보지 못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게 된다"라며 사실상 부정하는 진술을 했다.

그랬던 장 씨는 지난 23일 정경심 동양대 교수 재판에서는 "민이를 본 기억이 없다"라고 주장하면서도 "세미나 동영상에서 확인된 여학생은 99% 민이가 맞다"라고 진술해 동영상 속 조민 씨 옆에 앉은 남학생이 자신이었음을 인정했다.

애매한 답변을 했던 장 씨는 재판이 끝나고 25일 새벽 자신의 SNS를 통해 “저의 증오심과 적개심, 인터넷에서 세뇌된 비뚤어진 마음, 즉 ‘우리 가족이 너희를 도왔는데 오히려 너희들 때문에 내 가족이 피해를 봤다’는 생각에 (법정에서)보복적이고 경솔한 진술을 하게 됐다. 민이와 가족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며 참회하고 용서를 구했다.

조 전 장관은 장 씨의 고백 후 이틀이 지난 이날 정리가 된듯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의 가족을 난도질한 윤석열 검찰과 언론의 보도행태를 장문의 글로 작심 비판했다. 그는 "딸의 친구 장씨가 검찰 조사를 받을 때, 법정 증언을 할 때 어떤 상태였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라며 장 씨 가족이 받았을 압박을 공감하며 말문을 열었다.

조 전 장관은 Δ 장 씨의 아버지 장영표 단국대 교수가 출국금지를 당한 점 Δ 장 교수가 검찰로부터 6번 조사를 받았지만 조사기록은 5번밖에 없는 점 Δ 장 씨 어머니까지 조사받은 점 Δ 장씨의 경우 3차 조사 때 검찰이 2시간 반 동안 '사전 면담'했는데 2시간 면담내용이 기록돼 있지 않은 점 등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이어 "특수부가 조국을 잡기 위해 장 씨 전체에 대해 총 11번이나 조사한 한 것"이라며 "장 씨 가족 전체가 엄청난 고통받았을 것이다. 또 하나의 '가족 인질극'으로 변호인도 없이 특수부 조사를 받던 장 씨의 심리 상황은 어땠을까? '불문가지'(不問可知)다"라고했다. 즉 '물어보나 마나'였다고 비판했다.

조 전 장관은 "장 씨의 경우 3차 조사에서 09:35 검찰청에 도착했으나, 조사는 13:05에 시작됐다. 점심 시간 빼고 2시간 반 동안 '사전 면담'하였다고 기록되어 있다"라며 "23일 법정 증언에서 장 씨는 이 '사전 면담'에서 20분 동안 컨퍼런스 동영상을 보았다고 증언했다. 또한 장 씨는 "검찰조사 후 1심 증언 나오기 전" 검찰에서 연락와 대화를 나누었다고 증언했다"라고 짚었다.

이어 "검찰에 묻는다. 나머지 약 두 시간 동안 검사는 장 씨와 어떤 대화를 했고, 장 씨에게 어떤 암시를 주었나?"라며 "왜 그 내용은 기록되어 있지 않나? '인권보호수사규칙' 제42조는 빈 껍데기인가? 장 씨는 '참고인'이라 적용이 안된다고? 범죄혐의자인 '피의자'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규칙이라서 범죄혐의자가 아닌 '참고인'에게는 적용되어선 않는다고? ‘이장폐천'(以掌蔽天)식의 변명이다"라고 거듭 검찰의 비상식을 따져 물었다.

검찰이 자신을 엮기 위해 다른 가족들까지 겁박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조 전 장관은 검찰 대변지 노릇으로 일관한 무책임한 언론에도 일갈했다. 그는 "언론은 법정에서 변호인들이 힘을 주어 이상을 강조하는 것을 목도했을 것"이라며 "'윤석열 검찰'의 주장만 '진실'이고,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은 '허위'인가?"라고 직격했다.

이어 "수사기관의 조사에서의 진술은 참고자료의 부족, 기억의 혼동, 조사자의 유도 등으로 인하여 100% 신뢰되어서는 안되고, 반드시 비판적으로 검증되어야 한다는 점을 모르는가?"라며 "기계적 균형도 내팽개치고, 확증편향을 검찰과 공유하며 인간 조국을 어떻게든 거짓말쟁이로 만들고 싶었던 것 아닌가?"라고 힐난했다.

그는 "'윤석열 검찰'이 채워놓은 피고인이라는 족쇄를 차고, 언론이 이마에 찍어둔 범죄인이라는 낙인을 감내하며 걸어가야 할 길이 멀다"라며 "그러나 '인권의 최후 보루는 법원'이라는 금언(金言)을 믿으며 지치지 않고 걸어가겠다"라고 다짐했다.

이처럼 검찰이 자신을 엮기 위해 다른 가족들까지 겁박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조 전 장관은 "윤석열 검찰이 채워놓은 피고인이라는 족쇄를 차고, 언론이 이마에 찍어둔 범죄인이라는 낙인을 감내하며 '인권의 최후보루는 법원'이라는 말을 믿고 먼길을 지치지 않고 걸어가겠다"고 했다.

장 씨는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다음과 같은 글을 게시했다. 하지만 극구 검찰의 겁박이 없었다고 부정하지만 '강한 부정은 긍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여러분 간곡히 한가지만 부탁드립니다. 검사님들을 매도하지 말아주십시오. 조사를 위해 저에게 많은 내용들을 물어보셨으나 다들 모두 친절하시고 진심으로 저를 존중해주신 분들이셨습니다. 저를 조사하는데 있어서 협박과 위협, 강박은전혀 없었습니다! 그분들도 할 수 없이, 정말 어쩔 수 없이 상부에서 이 일을 시켰기 때문에 이런 아무 의미없는 법정싸움을 준비하신 분들일 겁니다.."

'뉴스1'에 따르면 장 씨는 자신의 글들이 급속하게 퍼지자 심경의 변화를 느꼈는지 얼마 뒤 삭제, 이를 공유했던 모든 이들 역시 해당글을 차단당했다. 실제 페이스북에서 장 씨의 계정과 함께 직접 올린 글들이 현재 보이지 않고 다른이들이 공유한 글들만 게시되어 있다. 아울러 장 씨가 과거 자신이 SNS에 직접 올렸던 우경화된 의식이 엿보이는 게시물이 공유되어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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