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당대표 시절 권리당원 10만 '감소', "후보 정치만 열심히 해서, 당도 망가진 것 아닌가"

[ 고승은 기자 ] = 이재명 경기지사의 '백제-호남' 발언을 두고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은 '지역주의' 공세를 펴고 있다. 이를 두고 이재명 지사 측 민형배 의원(광주 광산을)은 "이재명 후보는 지역주의를 꺼낸 적이 없다"며 "정말 뜬금없이 엊그제 지역주의를 소환한 당사자는 바로 이낙연 후보 쪽"이라고 일갈했다. 

이재명 지사 대선캠프에 몸담고 있는 민형배 의원은 26일 페이스북에서 "중앙일보 기사와는 달리 절묘하게(?) 비틀고 짜깁기한 기사 하나를 SNS에 돌리면서 시작했다"며 "그리고는 지금 ‘어떤 상황에서도 묻어두어야 한다’고 말한다. 어리둥절함 그 자체"라고 질타했다.

민형배 의원은 이재명 지사가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백제' 발언을 한 데 대해 "이낙연 후보의 지지율이 좋았을 당시,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재명 지사가 건넨 덕담이었다"라며 "'떡 주고 뺨 맞은 꼴'이라는 말이 나온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이재명 지사 측 민형배 의원(광주 광산을)은 "이재명 후보는 지역주의를 꺼낸 적이 없다"며 "정말 뜬금없이 지역주의를 소환한 당사자는 바로 이낙연 후보 쪽"이라고 일갈했다. 민형배 의원은 이재명 경기지사의 싱크탱크인 '성공포럼'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지사 측 민형배 의원(광주 광산을)은 "이재명 후보는 지역주의를 꺼낸 적이 없다"며 "정말 뜬금없이 지역주의를 소환한 당사자는 바로 이낙연 후보 쪽"이라고 일갈했다. 민형배 의원은 이재명 경기지사의 싱크탱크인 '성공포럼'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실제 이재명 지사의 발언 전문을 보면 '이낙연 전 대표가 대선승리할 경우 5천년 역사에서 최초가 될 법한 일이니, 자신이 승리하는 것보다 이낙연 대표가 이기는 것이 더 낫다'는 취지로 덕담한 것임을 확인할 수 있다. 이재명 지사가 이낙연 전 대표에 덕담을 건넸다고 한 시기는 약 1년 전인 지난해 7월 30일이며, 당시엔 이낙연 전 대표가 여론조사상에서 '대선주자 1위'를 달리고 있었다. 

민형배 의원은 "하도 어이없어서 해당 언론인에게 물었다. '그런 뉘앙스가 전혀 없었다'고 확인해줬다"며 "진심어린 덕담으로 느꼈다고 한다"고 밝혔다. 

민형배 의원은 특히 "이런 뜬금없는 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라며 올해 새해 첫날 이낙연 전 대표가 느닷없이 '이명박근혜' 사면론을 꺼냈던 점을 언급했다. 민 의원은 "그 때는 (이낙연 대표) 지지율이 추락하자 사면론을 들고 나왔다"며 "이번에는 지지율이 더 이상 오르지 않자 지역주의를 꺼내들었다"고 지적했다.

민형배 의원은 이를 두고 "살아남아 보려는 궁여지책이라면 최악, 최하수를 둔 것"이라며 "이렇게 판을 어지럽게 하면 되레 표는 떨어질 것"이라고 단언했다. 민 의원은 "특히 호남표가 우수수 떨어질 것"이라며 "하책 중 하책을 들고 나섰으니 장래를 도모하기 어렵게 됐다. 책임은 불온한 마음으로 지역주의를 호명한 당사자들에게 있다"라고 일갈했다.

민형배 의원은 이낙연 전 대표가 CBS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중앙일보 기자들이 인터뷰하고 보도를 했다. 기자들이 바보는 아니지 않느냐”라고 한 데 대해서도 "확증편향인가, 언론을 철썩같이 믿고 있는 건가"라고 일갈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4월 서울시장·부산시장 재보궐선거에서 참패했다. 이는 오랫동안 원외 인사로 지냈던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에 정치적 부활의 길을 열어준 셈이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4월 서울시장·부산시장 재보궐선거에서 참패했다. 이는 오랫동안 원외 인사로 지냈던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에 정치적 부활의 길을 열어준 셈이었다. 사진=연합뉴스

민형배 의원은 "이낙연 당대표 시절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권리당원이 우수수 빠져나간 이유를 알겠다. 민주당 지지율도 이때 폭락했다"라며 "180석 거대 여당 대표로서 일을 잘하면, 대선후보 가능성을 충분히 높일 수 있을터인데, 혹시라도 후보 정치만 열심히 하는 바람에 당도 망가지고 후보 가능성도 멀어진 것 아닌가"라고 직격했다.

고일석 '더브리핑' 대표가 지난 11일 페이스북에 공개한 자료를 보면, 이낙연 전 대표 체제 약 7개월(2020년 8월~2021년 3월)을 거치면서 더불어민주당 권리당원 수가 대폭 감소했음이 확인된다. 이해찬 대표 임기가 끝난 지난해 8월 기준으로 권리당원 수는 79만6886명이었으나, 올해 5월 기준 69만4559명으로 10만명 이상이 줄어들었다.

권리당원은 당비를 매달 납부하는 당원으로 당의 재정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권리당원 수가 줄었다는 것은 결국 민주당의 수입이 대폭 감소했다는 것을 짐작케 한다. 이낙연 전 대표가 개헌 빼고 다 할 수 있는 거대여당을 이끌면서도, 개혁 과제들을 제대로 실천하지 않으면서 지지층마저도 싸늘하게 등을 돌렸다는 대표적 지표라 할 수 있다. 

이는 물론 당의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고 지난 4월 서울시장·부산시장 재보궐선거 참패, 그리고 참패 이후 이어진 당내 분란까지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할 수 있다. 실제 지난해 여름까지 대선주자 지지율 1위를 달리던 이낙연 전 대표의 지지율도 그가 대표직을 맡는 기간 동안 대폭 떨어졌음이 확인된다. 

민형배 의원은 "저는 광주를 지역구로 둔 의원이라는 이유로 최대한 자중하려고 노력했다"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묻어두어야 할 지역주의'를 이낙연 후보 쪽이 꺼내들어 경선 판을 교란하고 있으므로 더는 자중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고 일갈했다.

민형배 의원은 이낙연 전 대표를 향해 "민주당 경선을 진흙탕으로 만들어 놓고 금세 유체이탈해서 '조심 또 조심해야 한다'며 뒤로 빠지고 있다"며 "품격을 가장한 위선의 좋은 사례일 뿐"이라고 질타했다. 사진=연합뉴스
민형배 의원은 이낙연 전 대표를 향해 "민주당 경선을 진흙탕으로 만들어 놓고 금세 유체이탈해서 '조심 또 조심해야 한다'며 뒤로 빠지고 있다"며 "품격을 가장한 위선의 좋은 사례일 뿐"이라고 질타했다. 사진=연합뉴스

민형배 의원은 이낙연 전 대표를 향해 "민주당 경선을 진흙탕으로 만들어 놓고 금세 유체이탈해서 '조심 또 조심해야 한다'며 뒤로 빠지고 있다"며 "품격을 가장한 위선의 좋은 사례일 뿐"이라고 질타했다. 민 의원은 나아가 "‘100m 미인’이라는 말을 실감한다"며 "전에는 후배로서 따라 배울게 적잖았는데, 이번 판은 절망적"이라고도 비판했다.

민형배 의원은 "아무리 '정치판'이라 하더라도 결코 양보할 수 없는 네가티브의 선이 있다고 본다"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묻어두어야 할 것들을 제 한 몸 살겠다고 끄집어내어 그 부정적 이미지를 남에게 뒤집어씌우고 있다. 이게 이낙연 캠프의 품격인가"라고 따져물었다. 

이낙연 전 대표 측의 연이은 '네거티브' 공세가 이어지자, 이재명 지사 측에서도 이낙연 전 대표의 과거 행동이나 발언들을 검증하겠다며 맞받고 있는 셈이다. 이낙연 전 대표가 당대표 직을 맡는 기간 동안, 국민의힘에게 지지율 역전까지 허용한 점에 대한 집중적인 추궁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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