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하락속 돌파구 의미, 치열한 당내 경선에서 치명상 가능성 커져

[뉴스프리존] 범야권 유력 대권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30일 오후 국민의힘 입당을 공식 선언했다. 지난달 29일 출마선언 이후 독자행보를 이어온지 딱 한달만에 입당인 것이다. 그동안 ‘민생탐방’이란 이름으로 독자행보를 이어갔지만 한계에 부닥친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국민의힘 입당을 위해 당사를 찾았다"며 "정권 교체를 위해서는 제1야당에 입당을 해서 정정당당하게 초기 경선부터 시작을 해가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정치를 시작하고 한 달이 좀 지났지만 오랫동안 생각해왔다"며 "국민의힘 입당이 국민들로부터 더 넓고 보편적인 지지를 받을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해 입당을 결심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권영세 국민의힘 대외협력위원장은 "윤 전 총장을 오래 전부터 알아 온 사람으로서 그동안의 회동과 결단들에 대해 성원하고 지지해 왔다"며 "윤 전 총장께서 말씀하신 입당 결정에 대해 더욱더 특별하고 강하게 환영하고, 성원하고, 지지한다"고 환영 의사를 밝혔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30일, 예상을 깨고 출마선언 한달만에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했다. (사진 : 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30일, 예상을 깨고 출마선언 한달만에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했다. (사진 : 연합뉴스)

권 위원장은 "지난번에 윤 전 총장과 회동했을 때 정치 철학이 우리(국민의힘)와 같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이제는 같은 당에서 정권 교체와 국민들을 어려움으로부터 구해내는 일과 대한민국 미래의 일을 밝게 만드는 일에 함께하게 됐다"며 "다시 한번 아주 강력하게 환영하며, 성대한 입당식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게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윤 전 총장의 입당 선언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전남 출장으로 당사를 비운 상태에서 진행됐다. 그만큼 전격적이다. 

전격적인 입당에 대해 그는 “입당을 결심한 지 몇 시간 안됐다”고 했다. 그는 “야권이 하나가 돼야 한다”면서 “저는 국민의힘 초기 경선부터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 공정하다고 생각 해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정과 상식을 얘기하면서 다른 대안을 생각한다는 것은 어렵다”면서 “다만 당적을 가지고 다양한 국민 만날 건지, 당적 없이 할지를 고민할 수 있는데, 처음 시작할 때는 당적 없이 해야 만나는 상대방도 훨씬 편할 것이라고 생각했었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은 “그래서 그간 당적 없이 비공개로 많은 분들을 만나 왔다”고 했다. 이어 “입당과 관련한 불확실성을 가져가는 것이 정권교체 등 정치 하는데 입장 분명하게 하지 않음으로써 국민께 혼선을 드리고 누를 끼치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을 했다”면서 “그래서 결심했고, 결심한 지 몇 시간 안된다”고 했다.

윤 전 총장 입당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당초 예정됐던 내달 2일 입당이 한 매체의 단독 보도로 유출되자 윤 전 총장이 선제적으로 입당을 선언한 것이라는 추측도 제기됐다.

앞서 이준석 대표는 지난 29일 대선 경선후보 간담회에서 "8월 30일 일정대로 우리 당 경선 버스가 출발하면 국민의 관심이 우리 당으로 향해서 즐겁고 시너지 나는 경선이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가 경선 일정에 다시 한번 못을 박으면서 윤 전 총장의 신속한 입당을 사실상 압박한 것이란 평가가 나왔다.

사실 윤 전 총장의 입당은 예정된 수순이었고, 타이밍의 문제일 뿐이었다. 출마선언 이후 ‘1일1망언’이라는 소리를 들으며 30%대의 독보적 지지율에서 지금은 10%대로 급락, 이재명 경기지사와 양강구도에서 이제는 이낙연 전 대표에게까지 쫒기는 3강구도가 됐다. 김건희씨와 장모 등 ‘처가리스크’는 더 확대됐고, ‘본인리스크’가 대두되는 등 지지율 반전의 계기는 더 멀어졌다. 

윤 전 총장 입당의 변곡점은 지난 25일이다.  

25일 일요일을 기해 그동안 베일에 가려졌던 전병민 캠프 정책총괄을 퇴출시키고,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의 측근들이 대거 윤 전 총장 캠프로 이동했다.  

새롭게 캠프 대변인을 맡은 김병민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2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상근 정무특보 이학재 전 의원 △상근 정무보좌역 함경우 국민의힘 경기 광주갑 당협위원장 △상근 대외협력특보 김경진 전 의원 △청년특보 장예찬 등이 임명됐다고 밝혔다. 이어 △상황실 총괄부실장 신지호 전 의원 △기획실장 박민식 전 의원 △대변인 이두아 전 의원·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이 각각 선임됐다고 전했다.

영입 인물 대부분이 김 전 위원장과 가까운 사이다. 김 대변인은 "김 전 비대위원장이 만약 극구 반대했다면 이렇게 많은 사람이 윤석열 캠프에 참여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고 말씀드린다"며 암묵적인 동의가 있었음을 인정했다.

캠프 재정비와 함께 윤 전 총장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건대앞 치킨집에서 전격회동을 시작했다. 

치맥 회동 직후 이 대표는 기자들에게 "(오늘 회동을) 사자성어로 표현하면 '대동소이'"라며 "저희가 공통으로 이루고자 하는 바를 위해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들도 오늘 만남의 의의를 잘 이해해주실 것이라고 믿고 앞으로 정권교체, 대한민국을 바로세우는 길에 저희가 같이 할 일이 많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이제 제가 어떤 길을 선택해야 될지 그 결정의 시간도 다가오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기본적으로 예측가능해야 된다는 게 제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들께서 불안하지 않게 해드려야 하고 정권교체를 위해 어떤 결단도 내려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앞으로 이 대표님하고 자주 뵙고 소통하면서 많이 배우려고 한다. 저한테 오늘 굉장히 많은 걸 전수해주셨고 제가 앞으로 많이 지도를 받겠다"고 했다.

이날 치맥회동에서 그동안 국민의힘 입당을 두고 “내 갈길을 가겠다. 지지율에 일희일비 하지 않는다”라던 윤 전 총장은 이 대표를 당대표로 정치선배로 깍듯이 모시는 모습을 연출했다. 

윤 전 총장의 전격 입당으로 그동안 독자행보의 배경이었던 중도층 확장과 호남 접근은 사실상 용도폐기 됐다고 볼 수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29일 연합뉴스TV에 나와 입당을 미루는 이유는 "국민의힘이 국민들이 보시기에는 보수적이다, 한쪽으로 치우쳐 있다고 보는 분들이 많다"라며 "정당이라는 건 어떤 이념에 매몰되서는 안되고, 저 역시 보수적이다, 중도를 포용 못한다는 지적을 받았으니 좀더 그런 부분을 챙기는 자세를 취해야 할 것 같다"라고 했다. 다시 말해 중도층 확장을 통해 높은 지지율로 국민의힘을 견인하겠다는 전략이었지만, 전격 입당은 이 전략이 통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이제 윤 전 총장은 8월말부터 11명이나 참가한 국민의힘 내부 경선부터 치러야 한다. 

이준석 대표는 공정관리라는 측면에서 어느 한쪽에 힘을 실어주지 않을 것이며, 김종인 전 위원장 역시 살아남은 마지막 후보를 밀어주지 섣불리 나서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내부 경선이라도 경쟁이기에 검증은 더욱 혹독할 것으로 보이며, 본인 스스로 실력을 입증해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홍준표 의원이나 유승민 전 의원, 최재형 전 감사원장 등의 집중포화에 살아남을 수 있을까? 

출마선언 이후 지금까지 보여준 윤 전 총장의 실력이나 내공을 보면 답은 정해져 있다. 김건희 ‘쥴리’론은 언론에 재갈을 물리며 차단했지만, 박사학위논문 등 구설은 계속 이어질 것이고, 장모 관련 소송은 진행중이다. 무엇보다 본인 관련 리스크가 현실화 되고 있다. 

국민의힘으로 끌려 들어간 윤 전 총장의 미래, 조금 더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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